이해인님의 시

가난한 새의 기도

forever1 2008. 2. 6. 16:12
                     ♣ 가난한 새의 기도/이해인 詩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새처럼
        당신의 하늘을 날게 해주십시오.

        가진 것 없어도 맑고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을 살게 해주십시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떠나는
        철새의 당당함으로
        텅 빈 하늘을 나는 고독과 자유를
        맛보게 해주십시오.

        오직 사랑하나로
        눈물 속에도 기쁨이 넘쳐날
        서원의 삶에 햇살로 넘쳐오는 축복

        나의 선택은 가난을 위한 가난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가난이기에
        모든것 버리고도 넉넉할 수 있음이니
        내 삶의 하늘에 떠 다니는
        흰구름의 평화여

        날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내게
        더이상 무게가 주는
        슬픔은 없습니다.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벧전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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