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약초

철쭉과 금낭화

forever1 2008. 5. 2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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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

철쭉이 만발한 때다. 유명한 소백산 철쭉제가 이번 주말에 열리는 것을 비롯하여 철쭉제만도 열 가지 정도는 된다. 그런데 골짝과 높은 산 능선에서 불타듯 피는 것은 실은 산철쭉이다. 철쭉꽃은 진달래나 산철쭉보다 연하다.

‘철쭉’은 ‘척촉’( )에서 온 말이다. 1527년 최세진 <훈몽자회>에도 ‘>>텨’과 같이 변화과정이 실려 있다. 이후 ‘쳐>처축>처쭉>철쭉’ 등의 과정을 거쳤을 터이다.

경북 청송에서는 물가에 피어서 ‘수달래’라 부른다. 경남에서 부르는 ‘연달래’는 진달래에 이어 피어 붙은 이름이라는 견해도 있으나, 진달래보다 색이 연하기에 붙은 이름인 듯하다. 사전에서도 ‘연’(軟)으로 처리하고 있다.

꽃잎을 먹는 진달래를 ‘참꽃’이라 하는 데 반해 꽃잎의 찐득한 액에 독성이 있어 먹지 못하는 철쭉을 ‘개꽃’이라 하니, 그야말로 생활의 반영이다. 영어로는 거꾸로 진달래가 ‘어젤리아’(azalea)인 데 비해 철쭉은 ‘로얄어젤리아’(royal azalea)로 더 높게 평가한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소를 끌고 가던 노인이 수로부인에게 철쭉꽃을 바쳤다는 때가 요즘과 맞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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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낭화

‘금낭화’(錦囊花)는 주머니 모양으로 생겼다고 붙은 이름이다. 색도 고와 비단주머니꽃이다. 금낭화로 더 많이 이르지만 우리말 ‘며느리주머니·며늘치’도 있다. 새로 시집온 며느리가 차는 예쁜 주머니에서 땄을 법한 이름인데, 며느리밥풀, 며느리밑씻개 등 며느리가 붙은 다른 풀꽃이름은 그야말로 며느리 수난사지만 좋은 뜻이 들어간 며느리주머니는 왜 금낭화에 밀렸는지 안타깝다.

영어로는 ‘블리딩 하트’(bleeding heart)인데, 꽃잎 아래로 희고 붉은 꽃잎이 늘어져 나오는 모습을 ‘피 흘리는 심장’이라고 매우 직설적으로 나타냈다.

달력에서 많이 본 금낭화를 이제 실제로 볼 수 있는 철이 되었다. 산과 들이 아니더라도 꽃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복주머니를 차 본 마지막 세대가 금낭화를 사면서 추억을 사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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