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윤리와 윤리경영의 이론적 배경
이 장은 기업윤리 확립을 위한 교육적 과제 탐색을 위한 이론적 논의의 장으로서, 1절에서는 먼저 기업윤리와 윤리경영의 필요성과 정의, 그리고 양자의 상호관계에 대해 살펴본다. 다음으로 기업윤리 및 윤리경영의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이윤극대화 이론 및 가치창조의 극대화를 위한 기업의 다가치 모형을 살펴보고 이러한 경영원리의 변화를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의 변화를 통하여 검토한다. 또한 윤리와 관련된 경영의 유형 및 윤리기준 단계모형을 제시하고자 한다.
2절에서는 기업의 윤리적 경영의 철학적 기초를 검토하고, 기업윤리 교육에 필수적이라고 판단되는 핵심가치를 전통상업윤리와 서구 자본주의 윤리, 한국의 근대적 윤리 및 가치 그리고 세계화시대의 기업윤리로 나누어 살펴보고 그 핵심덕목을 추출하고자 한다. 여기서 추출된 핵심덕목은 Ⅵ장 '기업윤리교육의 실태 및 요구조사'에서 핵심가치에 대한 설문조사의 기본틀이 되었다.
1. 기업윤리와 윤리경영 |
가. 기업윤리의 필요성 |
기업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개개인과 기업은 상호작용을 하며 서로 의존하고 있다. 최근에 수많은 기업비리 사건들이 터진 가장 큰 이유는 기업의 조직구성원 개개인이 다른 기업의 조직구성원들 보다 덜 윤리적이기보다는 오히려 개개인이 윤리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도덕적·윤리적 기업문화를 개발하는데 관심과 자원을 투자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이 윤리적 문화를 개발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이 제시될 수 있다(김원수, 1995; 이종영, 1999; Stewant, 1996).
첫째, 비윤리적 기업행위는 반드시 엄청난 위험과 비용을 수반한다는 사실이다. 최근 거대기업들은 기업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응하는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를 새로운 업무로 추가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잠재적 위기에 대한 사전적 처방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Silva and McGran, 1995).
둘째, 조직의 윤리적 건강을 유지함으로써 비윤리적 기업행위에 대한 예방을 하고 개인의 인격을 강화하고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기업의 윤리적 경영문화 정착은 내부구성원의 근무태도에 영향을 미쳐 생산성 향상, 품질제고, 고객만족과 가치 증대와 같은 총체적 품질경영(total quality management)을 가능케 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준다.
셋째, 시장경제체제의 틀 안에서 기업이 효율적으로 활동하자면 일정한 제약조건 하에서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시민으로서 책임 있는 윤리적 행동을 수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시장실패를 유발하여 정부의 시장개입을 자초하게 된다.
실제로 윤리적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투자수익률이 더 높다는 것이 실증적으로 증명되기도 했다. '사회적 책임성 투자'(Socially Responsible Investing, SRI)이론에서는 다우 존스 공업지수가 1976∼1989년의 13년 간 174% 증가하였는데, 여기에 비해 '윤리적인 기업' 30개를 선정하여 조사한 '착한 기업 공업지수'(Good Money Industrial Average)는 같은 기간 동안 무려 647%나 증가하였다고 한다. 또한 대기업 및 중소기업 1000개 중에서 윤리수준이 높은 400개 회사를 선정하여 작성한 평균주가지수인 '사회지수'와 S&P사 선정 500개 회사의 평균지수를 1983∼1988년 사이 비교한 결과, 1983년에 1,000달러를 투자하였다면 사회지수 수익률은 164.7%이었는데 비해 S&P 500개 회사의 투자수익률은 101.7%이었다고 한다(이종영, 1999).
이렇게 기업이 윤리수준을 높이 유지하면 기업외부와 기업내부의 두 방면에 영향을 미쳐〔그림 Ⅱ-1〕과 같이 기업이익에 기여한다.
〔그림 Ⅱ-1〕기업윤리와 기업이익
그러나 항상 윤리적인 기업만이 사업에 성공한다는 논리는 오해의 소지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윤리적인 기업이 사업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은 아니다. 대부분의 윤리적인 기업이 사업에도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윤리적인 기업활동이 항상 기업의 최선책일 수는 없으며 또한 경기가 좋지 않거나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을 경우 윤리와 기업의 이익이 상충될 때 어떠한 윤리 프로그램도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기업윤리를 진작시키려고 할 때에는 윤리적 기업이라야 사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기보다는 근본적으로 기업이 모든 거래행위에 있어 도덕적·윤리적으로 행동해야 할 책임을 지고 있다는 논리가 합당하다. 사업활동을 해나가는 데에는 윤리적 행위에 대한 비용이 들기 마련이고 그 비용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비용이 어떤 경우에 있어서 아주 비쌀 때가 있더라도 이것은 우리가 개인과 기업의 신의 성실, 즉 인격을 지켜나갈 때 마땅히 지불해야 하는 비용인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2002c)에서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02년 기업윤리 실태조사 결과(〈표 Ⅱ-1〉,〈표 Ⅱ-2〉참조)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292개 사의 95.9%가 윤리경영이 필요하며, 필요 이유로는 사회적 책임(69.1%), 수익성 및 생존전략(28.5%) 등으로 나타나 윤리경영이 주요한 경영전략의 하나로 간주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기업 중 49.7%가 기업윤리 헌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난 99년의 21.8%, 2001년의 45.2%에 비해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30대 기업집단의 경우 99년의 33.3%, 2001년의 69.4%에 이어 2002년에는 76.3%로 나타나 대기업을 중심으로 윤리경영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Ⅱ-1〉윤리경영의 필요성(단위: %)
〈표 Ⅱ-2〉기업윤리헌장 보유현황(단위: %, (개))
최근 기업윤리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고 윤리경영이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첫째, 기업활동에 대한 사회의 신뢰도가 낮아졌다는 점을 들 수 있고, 둘째, 작업환경이나 공해 등에 대하여 '삶의 질'을 강조하는 사회분위기를 꼽을 수 있다. 셋째, 기업과 임직원이 법에 어긋나는 행위를 했을 경우 부과되는 형벌이 날이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넷째, 특정 이익집단, 예를 들어 소비자 단체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다섯째, 현대사회에서 언론의 위력이 커지면서 기업의 긍정적인 행위에 대한 광고효과가 높다는 것도 기업들이 기업윤리에 관심을 기울이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기업의 윤리적인 행위가 기업의 이익과 연결되는 것이다. 여섯째, 앞의 이유들과 모두 관련된 것으로 기업의 목표가 바뀌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전에는 단기적 이익을 중요시했지만 새로운 사회분위기에서는 장기적인 이익극대화를 추구하는 쪽으로 기업의 목표가 바뀌면서 기업윤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곱째, 국내외적 기업경영 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90년대 중반이후 미국 등 선진국들이 주축이 되어 국제경제기구에서 '국제간 거래에서 건전하고 투명한 경쟁'을 추진하는 '부패방지라운드'를 추진하여 왔고, 우리나라에서도 1999년 '국제상거래뇌물방지법'을 제정·시행하고 있다(김성수, 2000). 아래〈표 Ⅱ-3〉은 그러한 국내외적 환경변화를 정리한 것이다.
〈표 Ⅱ-3〉윤리경영을 둘러싼 국내외적 환경변화
윤리적 경영은 첫째, 기업의 존재가치에 대한 사회적 정당성 획득의 기반이 되며, 둘째, 장기적인 측면에서 기업 및 국가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셋째, 행동에 대한 올바른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구성원간의 마찰과 갈등을 해소해 나갈 수 있다. 이러한 윤리적 경영이 이루어지지 않아 사회적 정당성이 낮은 조직은 항상 소멸의 위험이 내재한다.
나. 기업윤리와 윤리경영의 정의 |
기업윤리(Business Ethics)란 기업의 의사결정이나 행위에 영향을 받는 이해관계자들이 추구하는 가치이념에 대해서 기업이 어떤 의사결정과 행위를 취할 것인가를 체계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이며 기업의 정책, 조직, 행동에 적용되는 꼭 지켜야 할 도덕적 기준이다. 이러한 규범적 정의와 더불어 도덕적 가치와 관련된 기업의 의사결정을 연구하는 것 역시 실용적 의미에서의 기업윤리라고 할 수 있다(www.kebi.org; 한국경영학회, 1992). 이와 같은 관점에서 벨라스케즈(2002)는 기업윤리란 도덕적 기준을 연구하고, 어떻게 하면 이 기준을 기업 체계와 조직, 그리고 기업에서 일하는 개인들에게 잘 적용할 수 있는지를 모색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에 비해 윤리경영(Ethical Management)은 법적 책임의 준수는 물론이고, 사회가 요구하는 윤리적 기대를 기업의 의사결정 및 행동에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법적 책임이 없는 경우에도 사회통념에 어긋나면 사회가 요구하는 윤리기준을 선택하는 경영방식이 윤리경영이다(최인철, 2002).
결국 기업윤리가 기업의 의사결정 및 행위에 대한 도덕적 판단기준 및 의사결정에 대한 연구라면 윤리경영은 이러한 기준에 맞게 기업의 의사를 결정하고 행동에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윤리와 윤리경영의 관계는 다음〔그림 Ⅱ-2〕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
〔그림 Ⅱ-2〕기업윤리와 윤리경영의 관계
그런데 기업윤리와 윤리경영의 관계를 논의함에 있어서 자세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 바로 사회에 대한 책임에 관한 윤리덕목들이다. 앞에서 살펴보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미국에 있어 1930년대 복지국가 자본주의의 개념이 성립되면서 나타났으나 사회환경 및 사회적 가치의 현저한 변화가 일어난 1960년대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인 사회적 유의성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수많은 논의들과 연구가 있었지만 아직까지도 사회적 책임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일치된 합의는 없다. 이는 연구관점, 또는 시각의 차이와 연구자마다 강조하는 개념의 상이성에 기인한다. 예를 들어 사회의 목표나 가치를 쫓아 행동하거나 정책결정을 해야 한다는 기업인의 의무를 강조한다든지 기업의 사회에 대한 경제적 및 법적 의무를 넘어서 전체 사회에 대한 책임을 강조한다든지, 주주를 포함한 여러 이해관계자에 대한 법률이나 계약 이상의 의무를 강조한다든지, 법률적·경제적 의무를 넘어서 사회적 규범이나 가치, 사회적 기대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기업행위를 강조한다든지, 또는 개인과 조직, 사회제도들간의 상호 의존성을 인식하고 이를 도덕적·경제적 가치의 틀 내에서 행동에 옮기는 것을 강조한다든지 하는 등 연구자들마다 강조하는 부분이 다르다(한국경영학회, 1992).
이렇게 사회적 책임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이해하려면 사회적 책임논의 속에 포함되어 있는 기본적 명제(또는 조건)를 검토해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 이제 어느 정도 그 결과를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데이비스(Keith Davis)는 사회적 책임유형(Social responsibility mode)이란 이름으로 다섯 가지의 기본적 명제를 제시하였다.
〈표 Ⅱ-4〉Keith Davis의 사회적 책임유형
그러나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문제가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 사회적 책임론은 기업뿐 아니라 모든 조직에 다 같이 적용된다. 기업 이외의 각 기관(전문직 조직, 비영리단체 등)도 마찬가지로 그들의 활동결과에 대해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둘째,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다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고 사회변화의 기본적인 방향이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문제는 가급적 생각하지 않고 있다가 문제가 생겨서 부득이한 경우에 가서야 할 수 없이 조치를 취한다면 이런 기업은 사회적 신뢰성을 상실하게 되고 결국에는 기업 자체가 큰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론은 앞으로 점점 더 강화될지언정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셋째,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비용이 증가할 것이다. 사회적 책임은 무료로 수행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폐수정화시설을 가동시키고 사회교육에 기부금을 내고, 식목운동에 기여하는 등 사회적 활동은 모두 비용이 든다. 물론 그런 비용을 사회의 다른 부문에서 절약된 예산으로 충당해서 사회 전체적으로 보아서는 비용이 증가되지 않을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되어 가격이 인상된다. 그래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사회의 요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이종영, 2000).
역사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이 해서는 안 될 비윤리적이고 무책임한, 때로는 비합법적인 행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면서 대두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회적 책임은 외부에 의해 강제되는 사회적 의무에 국한되지 않고 기업이 스스로의 주도아래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행동을 하는 자율성이 강조되었다(Frederick, 1983). 이러한 배경 하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국민의 복지향상, 사회·문화·예술활동의 진흥, 산학협동 등의 적극적인 사회참여활동으로까지 그 범위를 확장해 갔다(신유근·한정화, 1990).
캐롤(Carroll, 1991)은 〔그림Ⅱ-3〕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라미드식 사회적 책임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경제적 책임, 법률적 책임, 윤리적 책임, 자선적 책임의 단계를 이루고 있다. 아래에 있는 것일수록 기본적 책임이 되고 위에 있을수록 고차적 책임이 되는데 여기서 보면 기업윤리는 사회적 책임의 높은 수준에 속하는 것으로 경영자의 관심이 모아져야 하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 Ⅱ-3〕피라미드식 사회적 책임모델
이러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제성의 정도에 의해 분류하여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이종영, 2000).
① 자선사업활동 책임
: 불우이웃 돕기, 장학금지급, 사회봉사활동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책임은 정의론에 입각하여 사회적 약자를 돕자는 취지인데 사회의 일반적인 가치관에 따라서 기업이 그런 활동을 해 주기를 사회가 바라는 것이기는 하지만 기업이 반드시 지켜야 할 책임은 아니다.
② 윤리적 책임
: 환경보호, 인권존중, 신뢰, 투명한 거래, 정직한 판매 활동 등 기업윤리에서 취급하는 문제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 책임은 의무론(Deontology)에 입각하여 사회의 보편적인 가치관에 합당하게 기업이 해 주기를 사회가 기대하는 것으로, 의무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키지 않으면 기업의 이미지에 해가 된다.
③ 법적 책임
: 뇌물, 폐수방류, 가격담합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책임은 공리론에 입각한 행위인데 사회적 가치관의 최저 수준을 말하며 지키지 아니하면 처벌을 받는 강제적 책임이다.
④ 경제적 책임
: 기업활동을 위한 각종 경영전략, 기술혁신, 인사정책, 이익 최적화를 위한 활동 등을 말한다. 이것은 기업의 이익을 위한 윤리적 이기주의론에 근거한 것인데, 주주와 이해관계자가 기업경영자에게 요구하는 책임이다.
이렇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분류할 때 각 책임에 대한 사회적 기대, 바라는 윤리적 원칙, 적용할 윤리이론이 다르게 나타난다. 이 관계를 표로 나타내면〈표 Ⅱ-5〉와 같다.
〈표 Ⅱ-5〉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구분
사회적 책임의 적극적 확장과는 달리 기업윤리는 윤리의 본래적 성격이 그러하듯이 기업 외재적으로 주어지는 사회적 가치나 규범을 위반하지 않는 수동적 행동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업윤리에 있어서도 수동적이고 소극적 행동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적극적인 행위를 포함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전반적으로 전자를 강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를 정리하면 기업윤리는 상대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should not)'을 강조하는 소극적 성격을 갖는 반면에 사회적 책임은 상대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had better)'를 강조하는 적극적 성격을 갖는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기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의 무조건적인 통합을 꾀하는 것보다는 현실적 의미에서 상대적 차별성을 인정한 상태 위에서의 양 개념의 통합을 기하고자 한다. 기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의 통합은 〔그림 Ⅱ-4〕에서 보는 바와 같이 수행주체측면과 행위의 측면에서의 상대적 차별을 인정한 상태에서 양자를 통합하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림 Ⅱ-4〕기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의 통합을 위한 개념적 틀
즉, 위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기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의 상대적 차별성으로〔A〕기업윤리영역,〔B〕사회적 책임의 고유영역,〔C〕기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의 공통영역이라는 밴 다이어그램이 그려진다.〔A〕기업윤리의 고유영역에는 상대적으로 개인적 수준에서 행해지는 소극적 행동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공급유용, 뇌물수수, 공사혼동, 근무태만의 직업윤리는 이 영역에 속한다.〔B〕사회적 책임의 고유영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조직적 수준에서 행해지는 적극적 행동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교육학술지원, 문화체육지원, 사회복지사업 등의 적극적인 사회참여활동이 이 영역에 속한다.〔C〕양자의 공통영역에서는 대다수의 기업의 사회적 활동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마케팅부서의 소비자 보호문제, 인사부서의 인력차별문제, 생산부서의 공해문제 등이 윤리와 책임 모두의 공통영역에 포함된다. 이 영역에 속하는 기업행동의 일반적 특성으로는 대부분 법률적으로 강제되고 있으며, 기업의 이해관계자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으며, 사회적으로 심각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한국경영학회, 1992).
다. 경영원리 및 인재상의 변화 |
오늘날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기업윤리 및 윤리경영의 맥락을 잘 이해하기 위해 기업경영의 원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먼저 전통적인 이윤극대화 이론을 재검토해 본 후 새로운 경영원리의 모색으로서 기업을 둘러싼 환경집단과의 갈등의 극소화, 나아가 가치창조의 극대화를 위한 기업의 다가치 모형을 살펴본다(김원수, 1995). 이러한 경영원리의 변화는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재상의 변화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1) 이윤추구 극대화 이론 |
이윤을 기업경영의 유일한 목적으로 보고 기업활동은 모두 이윤을 획득하려는 목적 하에 수행되었거나 되어야만 한다고 보는 전통적인 견해는 이론적으로나 실천면에서 뿌리가 깊다. 이는 경제학의 시조라고 불리는 애덤 스미스가 인간의 이기적인 행동은 신의 눈에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전체이익의 달성을 지향하게 한다고 보는 윤리적 이기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윤에는 그것을 의식적으로 추구하면 할수록 더 얻기 어려워진다는 소위 이윤추구 패러독스(profit-seeking paradox)가 있다. 이러한 입장에서 실크와 보겔은 "기업(business)의 제목표와 사회적 제목표는 동일하다. 기업 없이는 화폐도 없고 자원도 없고 또한 환경보호도 없다. 우리들의 이윤추구 목표는 가장 바람직한 이해와 양립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라고 말하였다.
이러한 입장에서 본다면 기업의 경영자는 의식적으로 착하게 행동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이기적인 이윤추구적 행동의 정당성은 그대로 시인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홉스가 지적하였듯이 "이기적 세계에 있어서의 생활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의 상태로서 그곳에는 신의 보이지 않는 손과 같은 것은 없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태를 피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선행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 사람들은 절대적 통치자(리바이어던, 또는 국가)를 만들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기 때문이다.
기업경영면에서 이윤지향성이 지배적이 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윤이 지배적인 목적이 되면 그것은 단순히 '우선시'하는 목적이 아니라 배타적인 것이 되기 쉽다. 이윤은 구체적이고 강력한 주장이지만 윤리는 아주 추상적이고 과정 지향적인 것이므로 전자가 우리들의 의사결정을 쉽게 지배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러한 이윤 중시적인 사고양식이 지배적이 되면 기업의 윤리적 규범은 장식물이 되거나 억압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이윤극대화이론에 대한 다음과 같은 수정론적인 여러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회피 가능한 위험을 생기게 하지 않고 또한 인격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윤을 추구한다.
이윤을 추구함과 아울러 사회적으로도 옳은 행동-사회적 문제를 시정한다-을 하도록 노력한다.
삶을 유지·향상시키는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에 주력한다.
2) 가치창조의 극대화 이론 |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통적인 기업행동의 논리는 자본의 논리를 반영하는 이윤극대화(profit maximum)였으나 오늘날의 기업은 환경집단과의 신뢰성 있는 관계의 형성·유지를 위한 갈등의 극소화, 나아가서 가치창조의 극대화(value creation maximum)로 바뀌어지고 있다. 여기에서 기업이 창출·부가·제공하는 가치란 종래의 경제적인 면에서 '투자자에게 있어서 자산가치'나 '합병·취득(M&A)등 기업을 매매할 때의 가치'가 아닌 기업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존재의의'로 볼 수 있는 것으로서 사회의 다양한 주체와 다양한 영역의 충족함의 창조와 실현에의 공헌능력('풍족함의 창출에 대한 도구성')으로 정의된다.
다음〔그림 Ⅱ-5〕는 기업이 창출·제공하도록 사회가 요청하는 가치와 이에 대응하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의 확대를 나타낸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그림 Ⅱ-6〕에서 보는 것과 같은 여러 이해관계자가 요구하는 다양한 가치를 창출·제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림 Ⅱ-5〕기업가치영역과 사회적 역할의 확대
〔그림 Ⅱ-6〕기업의 다가치 모델
기업이 이와 같은 여러 가치를 부가·창출·제공할 수 있으려면 기업은 상호작용을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학습 시스템이 되어야만 한다. 즉, 학습이란 상호작용 속에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토대로 하여 문제해결 능력을 누적적으로 형성하여 나가야 한다. 따라서 이때의 학습은 적응적 학습이 아니라 주체적·능동적인 학습이어야만 한다. 이들 기업이 적극적으로 환경에 작용하여 가면서 학습하는 과정이 바로 혁신(innovation)의 과정이며, 이 과정을 통해 기업과 환경은 학습에 의해 스스로 변혁되는 것이다. 기업을 가치창조를 극대화하기 위한 학습 시스템으로 볼 때 가장 기본적인 자원은 인적 자원과 관계의 두 가지이다. 학습을 하는 주체는 인간이며, 이들 개개의 인간이 서로 관계를 가지면서 기업이라는 조직 속에서 학습해 가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기업윤리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기업 내·외부의 제도적 측면에서 뿐 아니라 기업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인 및 종업원에 대한 교육이 함께 뒤따라야 한다.
3) 인재상(人材像)의 변화 |
21세기에 즈음하면서 세계화, 정보화 및 지식기반사회의 도래로 인하여 급변하는 경영 환경 하에서 기업들은 경쟁력의 원천을 유형자산보다는 무한한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는 무형자산에서 찾고 있다(Davis et al, 1999). 이러한 이유로 가치를 창출해 내는 지식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 등의 원천인 인적자원에 대한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지식기반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인재상의 필요 때문에 기업은 기업 나름대로, 국가는 국가차원에서 새로운 인재상 정립을 통하여 인재 선발 및 개발에 착수하게 되었다. 이 절에서는 최근 국내의 3대 기업에서 발표한 인재상의 핵심 요소를 정리하며 (〈표 Ⅱ-6〉참조) 인재상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인 및 인재상과 관련된 인적자원관리제도를 살펴보고자 한다(조은상, 2002).
인재상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요인으로서는 기술환경, 시장환경, 구조조정 및 고용조정, 성과급 및 연봉제의 확산, 그리고 기업철학 및 기업윤리관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우선 기술환경을 살펴보면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한 디지털혁명으로 벤처기업의 급성장은 전통적인 기업들의 인적자원관리가 변화하는 데 중요한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벤처붐을 타고 우수인재들의 유출이 급증하자 전통적인 대기업들도 기존의 경직적이고 관료적인 기업문화와 작업방식에 대한 검토와 개선이 불가피하게 되었고, 우수인력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하고 파격적인 보상시스템의 도입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으며, 벤처와 유사한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경주되었다(박우성·노용진, 2001). 시장환경으로서는 세계화의 확산으로 인한 경쟁이 강화되었으며 외국인 직접투자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연평균 10억 달러에 그쳤던 외국인 투자가 경제위기 이후 폭증하여 1998년 54억 달러, 1999년 88억 달러를 기록하였다(한국은행, 2000). 특히 IMF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선진 기업들의 경영방식과 인적자원 관리모형이 범세계적 표준(global standards)으로 간주되면서 한국기업의 인적자원관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성과위주 및 직무중심의 인적자원관리가 확산되는 배경에는 급속한 외국자본의 유입과 외국의 경영방식의 확산이 존재하고 있다(박우성·노용진, 2001). IMF 금융위기이후 구조조정 열풍과 더불어 양적 성장 위주의 전략에서 현금 흐름을 중시하고 수익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의 수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조영호, 2000). 또한 종래의 종신고용에서 대규모의 고용조정으로 인하여 고용 관행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는 고용조정을 경험한 기업이 66%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신입사원채용에서 준비된 경력자 채용으로 고용 패턴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성과급 및 연봉제의 확산에 대하여 살펴보면 기존에는 통상적으로 생계급 지원으로 지급되던 보너스에서 성과급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임금격차도 동일 직급의 경우 과거에는 거의 없었으나 연봉제 및 성과급의 도입으로 확대되고 있다. CEO 연봉 역시 기업의 성과에 따라 급격하게 상승하여 일반직의 11배에 달하던 연봉을 선진국 수준인 30배에 달하도록, CEO에 대한 성과인센티브를 경영목표 계약의 달성도에 따라, 계약연봉의 300∼1,000%로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서울경제, 2001). 따라서 고정적인 임금체계에서 연봉제나 성과 배분제 등의 유연한 임금체계로의 변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박우성·이춘우, 1999).
이러한 변화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핵심능력 및 나아가 기업이 바람직하게 여기는 인재상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기업철학 및 기업윤리관의 변화로서는 과거 기업관은 최대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하였지만 이제는 고객 만족의 실현, 나아가 인재양성 즉, '인적자원개발이 기업의 사명이다'라고 주장함으로써 대기업의 경우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하여 이윤의 사회적 환원을 공시하고 문화사업추진, 기업윤리헌장 등을 통하여 대내외적인 기업관이 더 이상 돈만 버는 기업이 아닌 이윤의 사회환원을 외치고 있다(김성수, 1999; 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기업윤리학회, 2001). 이러한 변화는 기업이 바람직하게 여기는 인재상의 변화로 이어짐으로써 도덕성 및 윤리성의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1998년 상장기업 조사(한국노동연구원, 1998)에서는 61%의 기업, 2000년 조사(한국노동연구원, 2000)에서는 66%의 기업이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 인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까지의 인재상이 인화와 협동, 성실성을 강조하는 것이라면 1990년대에는 세계화와 시장화의 와중에서 한국기업은 창조와 혁신, 전문적인 능력을 강조하기 시작하여 주요 인재상의 내용이 1998년 및 2000년도 조사에서 1위는 창조, 혁신, 도전, 2위는 성실성, 3위는 협동, 4위는 전문적 능력으로 나타나고 있어 1990년 전까지의 인재상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박우성, 노용진, 2001).
이러한 인재상의 핵심요소를 국내 3대 기업을 대상으로 살펴보면(조은상, 2002), 3대 기업의 인재상에서는 창의, 혁신 및 도전에 대한 항목이 중요 핵심요소로 자리잡고 있으며, 성실성이라는 항목은 기본에 충실함(LG)이라는 핵심요소로, 원칙과 기본 준수(삼성)라는 요소로 나타나고 있다. 협동이라는 요소는 인간미와 도덕성(삼성)이라는 핵심요소 속에 타인과의 협조, 더불어 사는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이라는 내용으로, 올바른 가치관이라는 핵심요소(LG)안의 남과 더불어 더 잘할 수 있는 사람, 협조와 양보의 미덕을 가진 사람, 자기를 희생해서라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건전한 사고를 가진 사람이란 내용으로,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자(SK)란 핵심 요소 안에 인간미와 도덕성을 갖추고 타인과 협조하며 더불어 사는 기업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사람으로 구체화되어 있다. 전문능력은 세계시민으로서의 국제적 감각, Global 역량(삼성)이란 핵심 요소 안에 다양성에 대한 수용력과 국제적 소양을 갖춘 세계시민으로서 사고하고 행동하며, 어학 능력 보유, 이문화에의 적응, 다양성의 인정, 범세계적 표준(Global Standard)을 준수하는 내용으로, 디지털 혁명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능력(삼성)이란 핵심요소 안에 디지털 방식으로 읽고, 쓰고, 생각하며 학습하며, 변화에 대응하여 나갈 수 있는 전문성, 디지털 문해 능력(digital literacy), 네트워킹(networking), 프로근성과 전문능력으로 표현되고 있다. LG의 경우 전문능력은 외국어,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포용력을 바탕으로 자기의 전공분야와 주변지식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공부하며, 호기심과 도전의욕을 갖고 세계최고를 목표로 시야의 깊이와 폭을 더해 가는 젊은이가 필요하다라는 내용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SK 역시 세계 일류전문가라는 핵심요소 안에 자기 분야에서 세계최고 전문가가 되겠다는 목표와 프로근성을 갖고 완벽을 추구하는 자세로 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표현하고 있어 전문능력이 중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기업을 포함한 국내 기업들의 인재상은 창의력, 도전 정신, 기본에 충실한 성실성, 협조성, 도덕성 및 올바른 가치관, 범세계적(Global) 환경에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전문능력이 중요한 핵심요소로 강조되고 있다.
〈표 Ⅱ-6〉삼성, LG 및 SK Telecom의 인재상
라. 윤리와 관련된 경영의 유형 |
기업윤리의 준수 여부 및 의사결정 과정상의 제반 특성 등을 고려해 볼 때 윤리와 관련하여 경영의 유형을 비도덕적 경영, 도덕 중립적 경영, 그리고 도덕적 경영의 세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Carroll, 1989: 90∼97).
1) 비도덕적 경영 |
비도덕적 경영(immoral management)이란 단지 윤리적인 원칙이나 계율을 회피하는 정도가 아니라 윤리적인 것에 대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항을 의미하며 경영의사결정이나 행위, 행동들이 윤리원칙과 합치하지 않을 뿐 아니라 경영의 동기가 이기적이고 기업의 이익만을 고려하는 것이다.
경영과 법률과의 관계를 본다면 비도덕적 경영은 법률을 최소한의 윤리를 규정해 놓은 것이라고 간주하지만, 경영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기 위해서 극복해야만 하는 장애물로 간주하여 불법행위를 쉽게 저지르기도 한다.
비도덕적 경영의 관리전략은 기업의 사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능한 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경영의 핵심적인 문제는 이러한 행동이나 결정 혹은 활동이 어떤 대가를 치르든 상관없이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모아진다.
2) 도덕중립적 경영 |
도덕중립적 또는 무도덕적 경영(amoral management)은 비도덕적 경영과 다음에서 설명할 도덕적 경영 사이에 있는 혼성 유형이다. 도덕중립적 경영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고의적인 도덕중립적 경영(intentional amoral management)이 있다. 이런 종류의 도덕중립적 경영자는 그들의 의사결정이나 행위, 활동에 윤리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기업활동이 도덕적 판단이 적용될 수 있는 영역밖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영자들은 경영행동이 도덕적이거나 비도덕적이지도 않으며, 단지 기업에는 일상적인 삶의 영역에 적용되는 것과는 다른 규칙이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비고의적인 도덕중립적 경영(unintentional amoral management)이 있다. 고의적인 도덕중립적 경영자들처럼 이들도 기업행동을 윤리적인 측면에서 생각하지 않지만 그 이유는 다르다. 이들 경영자들은 윤리적 감각이나 도덕적 자각이 결여되어 있어 단지 자신들의 결정이나 행동이 남에게 부정적이거나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무시하거나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다. 즉, 그들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바가 윤리적 차원을 갖는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유쾌하게 자신들의 조직 생활을 영위해 간다. 이러한 경영자들은 선량하지만 자기행위의 타인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기에는 너무 무감각하거나 아니면 너무 자기 중심적이다.
도덕중립적 경영에 윤리적 지침이 있다면 이는 법률에 의해 제한된다는 기준이며, 여기에서 법은 법정신보다는 단지 법률조항을 의미한다. 도덕중립적 경영의 관리전략은 경영자를 과도한 윤리적 구조로 억압하지 않고 자유시장 경제시스템의 묵시적인 규율 안에서 자율적으로 활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윤리의식이 간혹 경영의사결정에 반영되기도 하지만 이는 두드러진 현상은 아니다. 더구나 타인에 대한 의사결정의 영향이 고려되더라도 이것은 사후적인 문제로 고려된다. 여기에서 의사결정의 지침이 되는 핵심적인 경영문제는 이러한 행동이나 결정 혹은 활동이 우리에게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줄 것인가에 모아진다. 그러나 이 유형에서는 도덕적이고자 하는 혹은 비도덕적이고자 하는 어떤 능동적인 의도가 없음에 유의해야 한다.
3) 도덕적 경영 |
비도덕적 경영의 반대편 극단에 있는 것이 도덕적 경영(moral management)이다. 도덕적 경영은 윤리적 행동규범이나 직업의 행동기준을 적극적으로 준수하고자 하는 것이다. 비록 윤리적 기분에 따른다는 것이 항상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도덕적 경영은 그 행위나 동기, 목표, 법에 대한 태도, 관리전략에 있어서 윤리적 규범과 직업기준에 맞춤으로써 윤리적이고자 노력한다.
도덕적 경영은 비도덕적 경영의 동기에 비하여 기업의 경제적 성공을 추구하되 공정성, 정의, 정당한 과정 등의 규범에 의해 제시되는 건전한 윤리적 계율의 범위 내에서 이를 추구한다. 그러므로 경영의 동기는 공정, 균형 혹은 비이기적인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 조직목표는 지속적으로 영리추구에 강조를 두되, 특히 법률에 대한 복종과 윤리적 기준의 준수라는 제한된 영역 안에서의 이익을 강조한다.
도덕적 경영은 법이나 건전한 윤리를 희생하면서까지 영리를 추구하지는 않는다. 물론 여기에서 법은 단지 법률규정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법정신 자체를 강조하는 것이다. 법은 최소한의 윤리적 행동기준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도덕적 경영은 법률이 요구하는 것보다 높은 수준에서 운영하고자 노력한다. 그러므로 경영은 영리성과 적법성 혹은 윤리성 양자를 모두 바람직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것으로서 함께 추구한다.
도덕적 경영의 관리전략은 조직이 건전한 윤리기준의 제약 안에서 추구할 수 있는 경제적 기회만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윤리적 판단의 상황에 처했을 때 자발적인 노력으로 이를 해결하도록 한다. 여기에서 경영활동의 중심문제는 이러한 행동이나 결정 혹은 활동이 우리에게 그리고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공정한 것인가에 모아진다.
〈표 Ⅱ-7〉기업윤리와 관련된 경영의 유형
이상의 기업윤리와 관련된 경영의 세 가지 유형은 위의〈표 Ⅱ-7〉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규범적 측면에서 보면 위의 세 가지 유형 중 도덕적 경영은 당연히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유형으로, 이 글에서 언급하고 있는 윤리경영을 말하고 있으며, 비도덕적 경영은 추구해서는 안될 나쁜 유형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양극단적인 유형보다는 도덕중립적 경영 또는 무도덕적 경영이라는 유형이 보다 많이 나타난다. 따라서 현실의 경영자들은 도덕중립적 경영 또는 비도덕적 경영을 도덕적 경영으로 전환하기 위해 제반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마. 윤리기준 단계모형 |
마지막으로 기업윤리에서 흔히 혼동되는 윤리적 측면과 법적인 측면과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윤리는 최고를 지향하는 반면, 법은 최저기준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자유의지에 기초한 윤리적 행동은 법적 강제에 의한 최저기준을 당연히 초월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법률적 강령에 의해 요구되는 윤리강령 등을 통해 재차 요구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법률적 문제점과 윤리적 문제점을 구분하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할 수 있다. 즉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법률적 요인과 윤리적 요인이 구분되어야 하고 이들 요인들을 판단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교육 훈련이 집중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흔히들 이를 구분하지 못함으로써 기업활동에 불필요한 비용을 부담하거나 뜻하지 않은 손실을 입는 경우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딕슨(1997)은 법률적 강령과 윤리강령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윤리기준 단계모형을 아래와 같이 법률적 강령, 직업윤리 강령, 기업윤리 강령 및 개인윤리 강령으로 구분하여 제시하고 있다.(〔그림 Ⅱ-7〕참조)
〔그림 Ⅱ-7〕윤리기준 단계모형
바. 시사점 |
이제 세계는 윤리의 시대(the era of ethics)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0년대 중반 이후 선진국들의 중심으로 세계적 차원에서 진행되어 온 각종 부패방지라운드와 국내적인 차원에서의《국제상거래뇌물방지법》제정 등으로 기업들은 더 이상 기업윤리 강화에 관심을 쏟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더구나 최근 세계적 경기침체의 도화선이 된 미국 기업들의 회계부정사태와 기부문화에 있어서 잘못된 관행 1) 은 더 이상 기업의 목표가 이윤추구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기업은 경제적 책임, 법률적 책임, 윤리적 책임, 자선적 책임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으며, 이러한 책임 가운데 특히 강조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윤리적 책임 부분이다. 기업윤리는 기업의 의사결정 및 행위에 대한 도덕적 판단기준이라면 윤리경영은 이러한 기준에 맞게 기업의 의사를 결정하고 이를 행동에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보았듯이 기업이 사회적 책임에 대해 어떤 행태를 보이는가에 따라 비도덕적 경영, 도덕 중립적 경영 및 도덕적 경영으로 나눌 수 있으며 비도덕적 경영(immoral management)은 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하여 법 제도를 장애물로 간주하는 전근대적 경영 행태인데 비하여, 도덕 중립적 경영(amoral management)은 경영과 윤리는 별개라는 입장으로 합법의 테두리 내에서 어떤 행동을 해도 좋다는 경영 방식으로 윤리경영을 현실을 모르는 교과서적인 이상으로 간주하며 기업행동이 지니는 사회적 영향력에 무관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기업경영의 객체이며 주체인 종업원에게도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즉, 도덕 중립적 경영자가 경영하는 기업체의 현장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은 기업의 일상적인 활동과 윤리가 별개의 영역이라고 믿는 성향이 강하다. 따라서 기업윤리교육의 핵심은 이러한 비도덕적인 의식 및 도덕 중립적인 의식 및 습관을 어떻게 바꾸는가의 과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1)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회계부정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미국 타이코 인터내셔널의 전직 최고경영자(CEO)가 회사자금으로 대학에 거액의 기부금을 내면서 기부자 란에 자신의 이름을 기재한 낸 사실이 드러나 기업 기부금에 관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다. 타임스는 기업경영자들의 기부행위가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개인적으로 세제혜택을 받거나 퇴직 후 자리 마련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경향신문, 2002. 9. 4.).
2. 기업윤리의 핵심가치 |
2절에서는 기업의 윤리적 경영의 철학적 기초를 검토한 후, 기업윤리 교육에 필수적이라고 판단되는 핵심가치를 전통 상업윤리와 서구 자본주의 윤리, 한국의 근대적 윤리적 윤리 및 가치 그리고 세계화 환경에서 요구되는 윤리경영의 가치로 나누어 살펴보고 그 핵심덕목을 추출하고자 한다.
가. 윤리경영의 철학적 기초 |
기업윤리가 함축하는 여러 가지 중요성을 경영의 측면에서 보고자 하는 윤리경영은 사실상 그 말이 뜻하는 바와 같이 철학과 경영의 접목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윤리 및 윤리 경영의 실무자 및 학자들은 경영위주의 마인드만을 갖고 윤리경영이 가지고 있는 철학적인 배경에 대한 인식을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톰 모리스(2002)는 윤리경영의 철학적인 접근을 진리를 추구하는 지적 차원, 아름다움, 즉 미를 추구하는 심미적 차원, 선을 추구하는 도덕적 차원 및 통일성을 추구하는 정신적 차원이란 인간의 보편적인 경험의 각도에서 매우 심층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대부분의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삶의 철학, 일상적 삶에서 와 닿는 윤리가 왜 기업현장에서도 중시되어야 하는가를 매우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1) 지적 차원 |
톰 모리스는 젝 웰치와 같은 기업혁신을 훌륭하게 수행한 최고 경영자들이 성공을 거둔 배경에는 그들만이 지닌 열한 가지 공통 자질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체질적 진리 친화력'이라고 말한다. 진실을 받아들이는 포용력, 진리에 다가갈 수 있는 능력, 진리를 제대로 활용하는 기술 등이 그들에게 큰 힘을 주었다는 것이다. 진실이 아무리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라도 최대한 서로 이해하고 다정함과 감수성을 바탕으로 서로에게 진실을 전달할 때, 그것은 어떤 문제든 그 문제를 해결하는 토대가 된다. 아무리 어렵다 하더라고 진실을 알리는 일은 늘 사기를 진작하고, 직원들에게 성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계기를 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어느 누구든 진실을 공유하기를 꺼리지 않고 오히려 기꺼이 함께 나누려는 마음가짐을 가진 문화를 창조하여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진실을 말할 수 있는 능력은 어떤 업무에서든 더할 수 없이 소중한 습관이며 최고 결정자의 경우는 특별히 격려하고 실천하여야 할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진리와 진실을 존중하는 환경을 조성하지 않으면 우리는 결코 사람을 존중하는 환경에서 일할 수 없다. 오픈 북 경영(open book manage- ment)이라고 알려진 경영방법은 직장의 모든 동료들과 함께 회사의 재정상태, 시장의 규모, 사업전략 등의 지식을 나눈다는 생각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방법으로서 지식과 진실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원리에 기초하고 있다. 진실이야말로 사람을 자유롭게 하며 최선을 다하게 하기 때문에 기업현장에서 서로 생각을 주고받고 서로의 지적인 면을 존중하고 배양한다면, 우리 모두는 함께 하는 일에서 보다 큰 의미와 행복과 충족감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될 때 사업 번영을 위한 더 나은 기업환경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는 셈이 된다.
2) 심미적 차원 |
아름다움이 비즈니스 혹은 경영과 관계가 있을까? 하는 물음에 대하여 회사 건물의 신축에 실용성과 정신적인 측면을 함께 고려한 미국의 가구제조업체인 허만 밀러사의 예를 들어보자. 이 회사의 건축을 맡은 한 건축가는 "사람들이 갖는 일터에 대한 느낌이 그들의 사기에 영향을 미치고, 사기는 생산성에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의 경험을 빛나게 하고 더불어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성공의 적절한 단계가 아닐까 싶다. 일터는 기쁨을 표현하고 열정을 구현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허만 밀러의 디자인 철학을 표현하였다. 우리가 주요 고객을 대접하고 미래의 중요한 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가장 좋은 장소, 즉 함께 있는 느낌과 그 상황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를 선택한다. 이는 아름다움이 다른 어떤 것보다 우리의 에너지를 가장 자유롭게 하고, 우리의 심오한 지혜가 저절로 솟아나게 하고, 우리의 소중한 감정을 한데 묶어주면서 인간의 정신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공자는 만물은 다 나름대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모든 인격을 다 투여해서 일하기를 원한다면 미적 차원을 포함한 경험의 총체적인 범위에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최대한 제공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한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와 함께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주변의 작은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켜야 한다. 우리가 우리의 일터에서 소극적 아름다움과 적극적 아름다움의 중요성을 이해하면 우리는 동기부여라는 어려운 문제를 매우 긍정적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지니게 될 것이다.
3) 도덕적 차원 |
선함을 추구하는 인간 본성의 단계인 도덕적 윤리적 차원에서의 관심사는 각 개인, 가정, 공동체, 비즈니스 및 우리 삶에서 굳건한 힘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윤리는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고 스스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등과 같은 친절, 관심, 존중, 예의 등의 일상 문제에 관련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일상적인 일들이 기업의 종업원들에게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즉, 직원들이 자신의 회사에서 정중하게 대우받고 있다고 느끼면, 그들은 자신들이 받은 정중한 대우와 명예를 고객이나, 다른 업자들 그리고 그들이 만나는 잠재 고객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에게 전달하게 된다. 훌륭한 비즈니스는 늘 기업 안에서 출발해야 한다. 동료 직원을 대하는 데서, 모든 비즈니스 거래에서, 그리고 매일 매일 의사를 결정하는 데서 출발하여야 한다. 그러하다면 그 기업은 성공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신들이 훌륭하다고 믿는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지원하여 주는 기업을 위하여 기꺼이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우리 조직에, 우리 인간 관계에, 우리 삶에, 도덕적 차원을 배양하고 꽃 피우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각각의 단계에서 지혜와 미덕을 존중하고 육성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최선의 결정, 가장 윤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또 우리가 하는 일에서 충족감과 행복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위치에 오르기 위해서는 첫째, 가능한 한 훌륭한 성품과 명석함을 지닌 사람들과 사귀고, 작은 일에도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말며, 활기 넘치는 지적 상상력을 계발하여야 한다. 지혜와 미덕의 가장 강력한 협조자중 하나가 도덕적 상상력이다. 이는 우리의 결정과 행동이 우리 자신의 변화 과정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도덕적으로 온당한 영향을 줄 것인지, 아니면 부당한 영향을 줄 것인지를 마음에 그려볼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이다.
4) 정신적 차원 |
인간경험의 마지막 차원인 정신적 통일성은 위의 세 차원을 떠받치고 아우르는 클라이맥스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정신적인 것은 깊이와 관련이 있으며 정신적으로 발달된 사람일수록 외양에 숨어있는 깊은 의미를 더 잘 볼 수 있다. 정신성은 플라톤이 말하는 우상의 동굴 밖에나 존재하는 개인적 에너지와 희망의 근원을 제대로 찾아내는 일과 관련이 있다. 정신적 차원의 궁극적인 목표는 통일성이다. 통일성은 우리의 사고와 행동 사이, 우리의 믿음과 정서 사이,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 사이, 인간과 자연의 타 존재 사이, 자연과 자연의 근원 사이의 관계나 본격적인 통합을 일컫는다. 그렇기 때문에 정신의 문제는 항상 진리와 아름다움과 선함에 대한 관심과 연계되어야 한다. 인간에게는 네 가지의 기본적인 정신적인 욕구가 있다. 우리 자신이 유일하고 독특하며 남과는 다르다는 유일성에 대한 욕구, 자신보다 큰 조직이나 공동체에 속하고 싶은 융합의 욕구, 우리의 삶에 있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재능과 에너지를 맘껏 활용할 수 있도록 진정으로 일을 하고 싶은 유용성에 대한 욕구, 자신의 삶과 일에 깊은 만족감을 느끼고 우리가 누구인지 알기 위한 이해의 욕구이다.
변화의 시대에 고용주나 종업원 모두 진리, 아름다움, 선, 통일성 등과 같은 기본 가치관과 존중, 성실, 신뢰 등의 가치를 서로 공유할 때 엄청난 변화의 물결이 몰려와도 자신감 있게 함께 전진할 수 있다. 기업의 우수성은 인간 경험의 네 가지 차원, 즉 지적 차원, 미적 차원, 도덕적 차원 및 정신적 차원을 존중하고 배양하는 문화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의하여 유지되고 지속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하여 '이 세상은 나를 위하여 창조되었노라'하는 숭고함의 의식을 지녀야 한다. 또한 이와 동시에 내가 혼자 성취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고 겸허한 자세를 지닐 필요가 있다. 내가 내 자신의 작은 자아의 경계를 넘어 세상 밖의 것에 눈을 뜬다면, 내가 내 자신을 낮춰 열린 겸양의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이 제시하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그러면 그들은 자신들이 모든 것을 내게 쏟아 부을 것이고, 어렵고 힘든 일이나 소중한 일을 모두 원만히 수행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우리가 올바른 방향에서 기업정신에 철학을 심고, 그를 통해 배운 것을 토대로 업무 수행의 태세를 갖춘다면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기업의 성공과 개인적인 탁월함을 성취하고 우리 모두에게 개인적인 만족과 행복한 삶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얘기하고자하는 기업윤리의 철학적 기초라고 할 수 있다.
나. 기업의 윤리적 경영의 가치 |
기업의 윤리적 경영을 위한 여러 가지 핵심가치는 결국 기업의 사회적 존재 가치로 연결된다. 왜냐하면 기업도 다양한 사회제도의 하나라는 차원에서 기업의 윤리경영을 위한 가치도 큰 범주에서는 그 사회의 윤리와 맥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윤리적 가치가 사회의 질서와 건강성 유지를 위한 규준적 사고와 행위를 위한 토대라고 한다면, 윤리교육은 사회의 도덕적 기준에서 규정된 의식, 태도 및 행동을 결정할 수 있는 인간 본성을 학습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덕목이 존재할 수 있고 그것은 그 사회의 역사적 전개와 문화적 전통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기업의 윤리경영은 일차적으로 그 사회가 규정하는 윤리적 가치에 근거한다 하겠다.
이 점은 뒤에서 살펴볼 기업의 윤리경영 및 교육훈련기관의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윤리경영의 원칙은 사회계약설에 근거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에 연관하여 도덕적, 윤리적 책임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이것은 윤리경영이 기업이라는 특수한 사회조직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전체 사회의 건강성 유지와 연관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이 점은 후기 산업사회에서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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