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존중경영

인간존중 경영 / 유한킴벌리식 뉴패러다임

forever1 2007. 10. 27. 17:51

'위기 속에 희망, 희망 안에 사람이 있다’

   

‘인간존중 경영’ - 유한킴벌리식 뉴패러다임

“근로자가 충분히 쉬고 공부할 수 있도록 근무시간을 대폭 줄여야 합니다. 그래야 근로자가 똑똑해지고 회사의 경쟁력이 올라갑니다.” 4일 일하고 4일은 쉬는 직장, 그래서 근로자가 연간 180일만 일하는 곳. 그러면서도 생산성이 올라가고 제품의 부가가치는 커져 생산품목 모두가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린다. 그 결과로 급여를 올리고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 어찌 보면 요즘 같은 불경기에 꿈 같은 얘기로만 들린다. 1970년 창업한 이래 지난 13년간 매출액 4배

이상 증가,17배 이상의 순이익 증가, 유아용품, 여성용품, 가정용품 등 8개 사업 분야 시장점유율 1위, 뿐만 아니라 현금 보유액 2천억원, 부채 비율 0%, 이 기록들은 외국 선진기업의 얘기가 아니다. 바로 국내 기업, 유한 킴벌리가 이뤄낸 성장 신화다. 환경친화적인 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유한킴벌리는 새로운 고용 패러다임을 도입, 일할 맛 나는 기업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노사는

  

물론, 기업과사회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이른바 '트리플 윈(Triple win)'을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노사간의 극심한 갈등으로 하루도 편할 날 없는 대한민국이기에 이는 더욱 솔깃한 본보기가 아닐 수 없다. 지난 5월 카이스트 테크노 경영대학원을 방문한 문국환사장의 연설에서 인간존중과 사회공헌이 중요한 윤리경영의 실천이라는 기본사고를 바탕으로 차별적인 활동을 실행하는 유한 킴벌리 사례를 분석해 본다.

 

일자리를 나누고 모두가 함께 누리는 상생의 공동체

“한 세기가 넘게 생존한 세계 일류 기업들은 이윤 창출보다 더 소중한 존재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 윤리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뉴패러다임 경영은 노사간의 신뢰를 기반으로 가능한 것이며 경영자는 종업원의 능력에 대한 믿음으로, 노동자는 경영자에 대한 동업자 의식으로 상호간에 신뢰가 쌓인 기업에서 생산성 제고와 일자리 창출은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부가 가치라고 주장한다.

 

유한킴벌리는 Y-K 모델이라는 뉴패러다임으로 1990년대 중반의 위기를 이겨냈다. 일감이 크게 줄어 근로자의 절반을 감원해야 할 지경이었지만 감원은 절대 하지 않았다. 대신 4조 2교대를 근간으로 하는 평생교육체제의 Y-K 모델을 제시했다. 초기에 노조는 이 모델을 감원 예비 카드로 받아들여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1998년 받아들였다.

 
 
유한킴벌리의 생산직 직원은 하루 12시간씩 4일간 주간근무를 한 뒤 다시 4일간은 내리 쉰다. 다시 4일간은 매일 12시간의 야간 근무를 한다. 근무사이클이 16일 단위로 끊어지는 셈이며 4조 근무의 한 주기 동안 확보되는 8일간의 비근무일 중 하루를 공식교육에 할당한다. 이를 통해 생산직 사원들은 연간 200~300시간의 교육을 받는다.
 
안전과 품질, 공구사용법 등과 같은 직무교육은 물론 리더십 함양을 위한 ‘7가지 습관’과 영어회화, 명화감상, 인터넷같은 교양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대학생 교육시간이 600시간 정도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양이다. 교대가 어려운 사무직은 ‘뉴웨이(NEWAY) 디자인팀’이 활용된다. 현업에서 7~10년 근무한 뒤에는 6개월~1년을 이 팀에서 회사의 주요 경영혁신 프로젝트나 독자적인 혁신과제를 연구할 수 있다. 이런 인원은 전체 사무직의 20%에 달한다. 1인당 주 3.5일을 근무하는 셈이며 연간 근무일수는 180일에 불과하다.
 
영업직의 경우 재택근무, 지원부서는 플렉서블 타임 근무제로 4조 2교대의 효과를 낸다. 이후 유한은 드라마틱하게 변화했다. 모든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회복했음은 물론 환경과 안전, 생산성 부문에서도 수위에 올랐다. 수치상의 경영 성과에서 이 제도의 성공을 확인할 수 있다. 극심한 경기 후퇴를 겪었던 98년에도 125억원의 흑자를 낸 것을 비롯, 99년 276억원, 2000년 440억원 등 매년 큰 폭의 흑자를 내고 있다. 작년에는 3•4분기까지 이미 418억원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근로자 1인당 연간 제안 건수가 10건(채택 기준)을 넘었다. 이것은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도요타 자동차 수준이다. 과로에서 벗어나 충분히 쉰 근로자들이 교육까지 받으면서 자발적으로 자기 회사의 발전을 도모하게 된 것이다. 손발을 넘어 머리(지식)와 가슴(주인의식)까지 기꺼이 제공하는 근로자가 있는데 무서울 것이 있겠는가. 사람을 함부로 해고하는 것은 개인의 불행과 기업 경쟁력 약화를 부르며 국가 자원을 낭비하게 한다. 노동자는 비즈니스 파트너다. 피터 드러커와 마이클 포터가 일갈했듯이, 경영자는 상호 의존과 상생을 도모하고 다중의 힘을 이용할 줄 알아야 성공한다. 노동자의 힘을 빌리지 않고 감시해야 한다면 환경운동과 같은 회사 밖의 일에는 신경쓸 틈도 없게 된다.
 
한편 사내 컴퓨터망을 통해 회사실적을 매일 공개하고, 사장이 2개월마다 사원들에게 경영 현황을 직접 설명하는 것은 ‘회사는 모두 함께 만드는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처음 4조 근무를 회사의 임금삭감책으로 의심했던 노조지만, 지금은 6년째 임금인상 결정을 회사에 맡기고 있다. 유 한킴벌리에는 출근부가 없다. 대신 개인사정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선택하고, 영업사원의 경우 현장에서 바로 출퇴근을 하는 독특한 제도들이 시행된다. 접대비 실명제에 대한 기업들의 불만이 높지만 유한킴벌리는 자체적으로 골프장이나 술집 영수증은 아예 접대비로 인정하지 않는 엄격한 윤리경영을 실천한다.
 

‘환경 친화 경영’ – 사회와 환경에 기여

유한킴벌리의 윤리경영은 사내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환경에까지 확대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20년째 진행하면서 환경보호 운동이 국민적으로 확산되는데 기여해 왔다. 우리나라가 경제 시련기에 돌입한 1998년부터는 여러 시민단체와 산림청, 산림조합중앙회 그리고 전국의 많은 교수들과 함께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을 발족하여 숲도 살리고, 매일 2만여 실업자들에게 취업기회를 제공하는 일 등에 참여하고 있다.문사장이 환경캠페인을 벌이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경영에 있어 경제적으로 성공하는 것 못지않게 사회적으로 인정받

 

 

는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접근이 처음부터 쉬었던 것은 아니다. 환경보호 예산에 대한 내부 반발도 있었다. 그러나 환경경영과 윤리경영이 결국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결과가 가시화되면서 지금은 유한킴벌리의 기업이미지를 높이고 직원들의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문사장은 기업이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지역사회의 발전과 환경문제 등에 관심을 가질 때 비로소 사회의 존경을 받을 수 있다고 역설한다. 많은 기업들이 정치자금 등의 문제로 사회적인 지탄을 받고 있는 요즘, 유한킴벌리는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동시에 사회적인 존경도 함께 받을 수 있는 가능성과 접근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즉 유한킴벌리는 숲이 지금 우리의 것이 아닌 미래에 우리 자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재산이라는 걸 잊지 않으므로써 환경을 물론인간을 소중히 여기는 윤리경영을 펼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맺으며
유한킴벌리의 근무체제는 사람도 살리고 경제도 살리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개별 기업에게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회사와 가정과 개인이 공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동시에 기업이나 사람을 바꾸지 않으면서도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정리해고 없이 생산성 향상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성공은 새로운 제도가 성공하기까지 경영진의 신념, 제도가 열매 맺기를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 교육과 평생학습, 그리고 사람을 존중하는 사고방식이 사내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유한킴벌리의 성공요인은 4조 교대제와 평생학습제도의 도입 자체가 아니라 CEO 리더십, 윤리경영, 투명경영을 통한 신뢰획득, 경영진의 노조의 의견수렴을 위한 노력 등이 적절히 배합되어 성공적인 사내 메커니즘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 출처: 문국현, KAIST CEO 세미나, 2004
  정리: 박 보 혜 ( MIS- MBA 1년차, S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