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의 경영 사상과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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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 얻은 영감을 학문 영역에 적용한 이 시대의 거인 |
잭 웰치(J. Welch)가 제너럴 일렉트릭(GE)의 회장이 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피터 드러커에게 달려가 느려터진 공룡 조직 GE를 살릴 수 있는 묘책을 물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현대 경영의 발명자’ ‘매니지먼트의 아버지’ 등, 언제나 최상급의 수식어만을 몰고 다니는 95세의 노학자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1909~2005)가 2005년 11월 11일 서거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나 1927년 독일 함부르크대 법학부에 입학한 다음 해 프랑크푸르트대학으로 옮겨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1933년 영국으로 가 경제·경영으로 전공을 바꾸었다.1971년 이후 미 캘리포니아주 클레어몬트 경영대학원의 교수로 재직하였다. 1939년 30세 때 첫 저서 <경제인의 종말>을 발표했고, 1954년엔 서구사회에서 경영학의 교과서로 통하는 <경영의 실제>를 내놓았다.정치학·경제학·사회학·철학·경영학에 두루 밝은 그는 50여 년간 <단절의 시대><새로운 현실><미래경영><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등 수많은 저서를 냈다. 그의 저서들은 경영 트렌드나 경기에 관계없이 꾸준히 필독되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현대 경영의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핵심적인 과제들이라고 할 수 있는 개인의 성과나 조직의 매니지먼트, 변혁, 사회의 변화와 예측 등에 관한 거의 모든 해답이 그의 책들 속에 제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인간의 ‘다양성’을 존중했다
<경영의 실제(The Practice of Management)> 원서를 대학 초년생 때 끼고 다니며 안으로 씨름하며 겉으로 자부하던 기억이 새로운데, 현대 경영과 미래학의 대가 한사람이 저물어 갔다. 그는 한국과 일본에 대한 관심이 컸다. 1959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여 ‘경영의 지평선’이라는 제목으로 일본의 주요 기업에 대해 순회강연을 하고, 일본의 수묵화와 채색화에 관심을 보이게 되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일본을 방문하여 강연을 하여 1966년에는 일본 정부로부터 ‘산업 경영의 근대화 및 日·美 친선에 기여’한 공로로 일본 정부로부터 상을 받기도 했다.
드러커는 한국동란이 끝난 후(1954년경으로 추측됨),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한국의 교육문제를 점검하기 위해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했고, 1977년 두 번째로 방문하여 세계중소기업대회에서 주제를 발표했다. 드러커는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의 한국어판 서문에서 “역사에 기록된 것 가운데 한국전쟁 이후 40년 동안 한국이 이룩한 경제성장에 필적할 만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현존하는 최고의 경영학자이자 미래학의 대가인 피터 드러커는, 시대를 앞지르는 경영철학과 미래에 대한 통찰을 제시한 많은 책을 썼다. 그가 강조한 개념들은 '인간의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라 할 것이다. 전체주의가 세계를 지배하던 1930~40년대에 청년 시절을 보냈던 그는 집중화와 획일화를 거부하고 상이성과 다양성을 강조했다. 또한 거대 정부와 거대 기업이 지배하던 때에도 권한 분산과 실험 정신을 역설했다. 그는 인간 사회의 발전에 있어 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강조한다.
그는 그의 책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을 독특한 관찰과 시각으로 의미를 들추어낸다. 인생을 가르쳐준 할머니, 교육의 길을 제시해준 초등학교 선생님처럼 개인적으로 중요한 인물에서부터 심리학의 대가 프로이트, 미디어의 예지자 마셜 맥루안, 잡지왕 헨리 루스, GM의 경영자 앨프레드 슬론 등 유명한 인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 다양한 사람들을 드러커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관찰한다. 드러커의 탁월함은 대단하지 않은 인물에게서 대단함을 발견하고, 대단한 인물에게서도 허점과 오류를 발견하는 그의 깊이 있는 시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사람과 사물을 인식하는 그의 깊이와 탁월한 식견은 ‘같은 사람을 다르게 보는’ 힘에서부터 발휘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의 탁월성은 사회생태학자로서 역사적·철학적 지식과 관점으로 사회를 통전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여 문제를 도출하고, 핵심 가치와 방향을 제시하는 데 있다. 그는 역사에 대한 매우 깊은 이해와 거의 백과사전적인 지식을 갖고 있으며, 그러한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현재·과거·미래를 상상을 초월하는 기묘한 방법으로 연결 짓는다. 즉 그는 탁월한 연관능력(the skill of association)이 있으며, 아더 퀘스틀러라는 학자는 이 연관능력이야 말로 창의성의 진정한 원천이라고 말한 바 있다.
드러커는 명확한 목표와 확실한 공통 사명이 있어야 조직의 성과를 올릴 수 있다며, 목표에 의한 관리(Management by Object!ive)를 주장했다. 그의 경영사상 핵심은 “기업의 성공의 열쇠는 헌신적인 종업원들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종업원들을 자원이 아닌 원가로 보는 시각은 크게 잘못된 것이며, 그들이 최고의 성과를 올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만 하면 회사는 번창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노동조합에 대한 종업원의 충성심과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서로 상반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종업원들은 조합과 회사의 양편에 소속해 있기를 원하고 둘 다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으며, 목적은 다르지만 조합과 회사 양편을 다 존중하고 싶어한다고 드러커는 분석했다.
방대한 지식과 미래 통찰력의 힘, 성경
지식 경영(Knowledge Management)을 강조한 그는 과거 육체노동자에게는 하루에 몇 컬레의 구두를 만들 수 있는가와 같은 능률이 중요했다. 그러나 오늘날 지식근로자는 이러한 물리적인 제품이 아닌 지식·아이디어·정보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의 이론은 철저히 성과 지향적이기도 하다. 실제 작업 활동과 행동에 적용되지 않는 위대한 지혜는 무의미한 데이터에 지나지 않는다. 지능·근면성·상상력·지식 등이 아무리 뛰어나도 이러한 실행 능력·목표 달성 능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그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임을 강조한다.
"일의 효율을 높이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타고난 사람은 없다. 다시 말해 지능이 높다거나 열심히 일한다거나 지식이 많다고 해서 일을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몇 가지 습관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더 중요하다"라고 피터 드러커는 단언한다. 그는 지식근로자를 위해 쓴 자기 관리 지침서로, 지식근로자의 목표 달성 능력에 필수적인 5가지 습관을 제시한다.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 공헌하는 방법, 강점을 최대로 활용하는 방법, 업무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방법,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의사 결정을 내리는 법이 그것이다.
그는 90세가 넘은 나이에도 그의 ‘30여 저서 중에서 어느 것이 가장 자랑스러운 책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음에 나올 책’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방대한 저술과 그의 깊은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회와 미래에 대한 통시적, 통공간적 통찰과 영감과 지혜를 그는 성경에서 찾았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그는 성경을 36회 이상 통독한 지독한 성경 애독자였다고 한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현실에 적용하고 진리를 궁구하는 노학자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을 가졌다고 하였으며, 한국의 높은 교육열이 무한한 가능성으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는 한국에 대한 정을 이야기하며 “내가 후회할 만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40년 전부터 한국의 도자기를 수집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도자기는 고려시대의 청자로부터 이조백자에 이르기까지 모두 세계 최고의 완벽한 도자기인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예술적 보물 가운데 하나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글. 김홍섭 / 인천 기윤실 공동대표, 경영학 박사
원문보기 http://www.newsnjoy.co.kr/news/read.php?idxno=14061&rsec=MAIN§ion=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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