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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사랑해도 혼전 계약서를 써라.

forever1 2017. 3. 27. 09:08

아무리 사랑해도 혼전 계약서를 써라.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의 성공기를 토대로 `트럼프의 부자되는 법(How to Get Rich)`이란 책을 펴냈다. 이 책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대목은 "아무리 사랑해도 혼전계약서를 써라"다.

한국에서 혼전계약서(Pre-nuptial Agreement)는 아직 생소하다.그러나 미국 부유층이나 유명인들에겐 매우 친숙한 단어다. 혼전계약서는 결혼 전 두 사람 사이의 재산 관계나 결혼을 하면서 지켜야할 조건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문서다.

이중 핵심은 이혼 후 재산분할 조항. 이혼과정에서 재산을 분할할 때 갈등이 벌어지지 않도록 상대방에게 속한 재산이나 위자료 지급 등을 꼼꼼히 적는 게 보통이다.

세계 1위 이혼율을 자랑하는 미국에선 이혼 잘못했다가 쪽박을 차는 남자들이 꽤 있다. 부인에게 줄 위자료에, 자녀 양육비에... 웬만큼 사는 사람도 몇 번 이혼하면 재산이 거덜 나기 쉽다. 그래서 미국 중산층들 사이에선 "이혼하지 말아야 부자 된다"는 게 불문율이다.

떠들썩한 두 번의 이혼 경력을 가진 트럼프역시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이 노골적이고 간단명료한 비법을 공개했다.

억만장자들이 고작 위자료 몇 푼에 벌벌 떠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부자에게도 혼전계약서가 얼마나 중요한 지는 헤지펀드 업계의 제왕 조지 소로스와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전 회장인 잭 웰치의 사례를 비교해보면 명확히 드러난다.

소로스는 최근 두 번째 이혼을 단행했다. 그는 두 번째 부인 수잔과 25년동안 결혼을 영위하며 두 자녀를 뒀으나 위자료 8000만 달러 수준에서 이혼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반면 웰치는 13년동안 결혼생활을 한 전 부인 제인 비슬리에게 무려 1억8000만달러를 위자료를 지급했다. 웰치보다 훨씬 부자고 결혼생활 기간도 길며 자식까지 낳은 소로스가 웰치 보다 적은 위자료를 지급한 이유가 바로 혼전계약서다.

할리웃 스타들의 산실인 캘리포니아 주는 10년 이상 결혼생활을 유지한 부부가 이혼할 경우 재산을 동등하게 분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거부 연예인들에게 혼전계약서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1989년 첫 번째 부인인 영화배우 에이미 어빙과 헤어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1억1250만 달러(약 1300억원)를 위자료로 줬다. 2004년 현재에도 어마어마한 1300억 원이라는 돈을 당시에 지급했다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최근 결혼을 올린 유명 연예인들은 너나할 것 없이 혼전계약서를 작성하고 있다. 혼전계약서가 결혼에 이르는 가장 중요한 관문으로 여겨질 정도다. 어린 한국계 여인을 세 번째 신부로 맞은 니콜라스 케이지, 이혼남 백댄서를 두 번째 남편으로 맞은 브리트니 스피어스도 모두 혼전계약서를 체결했다.

브리트니의 경우 "우린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멍청한 계약서 따위는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브리트니의 가족이 애를 태웠으나 변호사의 설득으로 겨우 혼전계약서를 작성했다. 브리트니는 지난 1월 소꿉친구였던 제이슨 알렉산더와의 기습 결혼식을 올렸다가 55시간 만에 취소 신청을 하면서 그에게 상당 금액의 위자료와 포르쉐 자동차를 넘겨 준 전력이 있다.

어디 스피어스와 케이지 뿐이랴. 25살 연상의 마이클 더글라스와 결혼한 캐서린 제타 존스는 `바람피울 때마다 벌금 지불`, `이혼 시 막대한 위자료 지급` 등 상세한 내용이 담긴 혼전계약서에 서명을 받아낸 후 식을 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숱한 스캔들을 뿌리다 헤어진 제니퍼 로페즈와 벤 애플렉 커플은 더욱 기발한 조항의 혼전계약서를 체결해 화제를 모았다. 로페즈는 `둘 간의 섹스는 최소 주 4회, 아기는 로페즈가 원할 때 가질 것, 바람 피우면 벌금 500만 달러, 고의로 거짓말할 때는 벌금 100만 달러, 섹스신 촬영은 배우자의 입회 하에 가능`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건 혼전계약서를 작성했지만 둘은 결혼에 이르지 못한 채 결별했다.

미국 내 최고의 이혼전문 변호사가 부자들에게 들려주는 `이혼의 기술`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마이클 더글라스, 해리슨 포드, 톰 크루즈, 클린트 이스트우드, 제니퍼 로페즈 등의 이혼 소송을 담당한 데니스 바서는 `이혼의 예술가`란 평가를 받고 있다.

바서는 이혼을 잘 하려면 "헤어지기 전에 가족 경제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가정 내 수입과 지출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변호사를 신중히 선택해야 하며 ▲우호적 이혼을 하도록 노력하고 ▲유머감각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혼하지 않아야 부자 된다"는 것이 미국 중산층들의 얘기라면 "이혼을 잘해야 부자로 남을 수 있다"는 미국의 부자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이것도 저것도 귀찮다면 아예 결혼을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