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기간과 행동 예측
(Meeting duration and behavioral prediction)
1459년 11월 12일 바젤 시민이 세워 교황 비오 2세의 허가를 받아 설립하였고, 1460년 4월 4일 바젤대성당에서 공식적으로 문을 연, 스위스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독일어권 바젤 대학교(University of Basel)의 벤자민 샤이베헤네 연구팀은 오랜 기간 만나온 커플과 짧은 시간 동안 만난 커플 58쌍을 대상으로 서로에 대한 정보 처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서로에 대한 행동 예측에 변화가 있는지 등을 조사해 보았습니다. 조사 대상자들은 크게 두 그룹인데, 한 그룹은 2년 정도 만난 커플이고, 또 다른 그룹은 10년 이상 만나온 커플입니다. 이들 2개 그룹의 커플들에게 40가지 음식, 40가지 영화, 38가지 주방 디자인을 제시하고, 자신의 파트너가 제시된 음식, 영화, 주방 디자인을 어떻게 생각할지 예측하게 했습니다. 그러니까 만남의 기간에 따라 상대방의 행동 예측이 얼마나 잘 맞추는 지를 살펴본 것입니다.
측정은 총 4가지 차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전혀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2.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3. 꽤 좋아할 것이다.
4. 매우 좋아할 것이다.
만남을 지속해온 시간에 따라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예측 정확도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흥미롭게도 만난 지 2년 정도 되는 커플은 상대방의 기호를 예측하는 데 42%의 정확성을 보였고, 만난 지 10년 이상 된 오래된 커플은 36% 정도 맞혔습니다. 이 수치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예측 정확도를 주방용품, 영화, 음식으로 세분하여 살펴보았는데, 역시 모든 영역에서 오래된 커플의 예측 정확도가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일어나는 것일까요?
첫 번째는 시간이 오래될수록 서로에 대한 동기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상대방에 대한 호기심이 커서 서로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시간 경과에 따라 동기 수준이 떨어지고, 그 결과 새로운 정보 교환도 적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건성건성 생각하게 되고, 상대방의 기호와 행동에 관심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익숙한 패턴으로 상대방을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익숙해진 커플은 서로에 대하여 척 보면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진짜 중요한 정보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세 번째는 커플의 관계가 오래되면, 서로에게 악의 없는 거짓말을 보다 더 쉽게 하고 진솔한 대화를 줄이려는 성향이 증가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오래된 관계이다 보니 구구절줄 얘기하기보다는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고 맙니다.
이 연구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요?
첫째는 오래 만나면 호기심이 떨어지고 예측력도 떨어진다는 것,
둘째는 자신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와 예측력을 높게 평가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 “장은 오래될수록 제 맛을 낸다.”고 하지만 사람들과의 관계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현명해지기도 하지만, 또 다른 경우에는 둔감해지고 건성으로 대하게 되어, 상호이해가 떨어지고 행동 예측력도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부부지간에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영화도 함께 보고, 취미 생활도 함께 하면서 인생을 즐기며 살아야하지 않을까요?
2019년 2월 10일
글쓴이 소백산 끝자락에서 김 병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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