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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미국의 죄수 중 누가 더 나을까요?

forever1 2019. 5. 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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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미국의 죄수 중 누가 더 나을까요?

(Which of us and the prisoners in the United States is better?)

 

아내는 자신이 하는 농사 일이 너무 좋다며 내가 보기에는 심을 곳이 넉넉지 않은데도, 김장할 때 쓸 거라며 고추모종을 4만 원을 주고 450 포기를 샀답니다. 뒤 늦게 안 나는 언성을 조금 높이며 어디에다 심을 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내가 알아서 심을 거라며 되받아 쳤습니다.

주말(Weekend) 마다 삽으로 텃밭을 뒤집고 이랑을 고른 후 비닐을 씌우는 일이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랍니다. 그래도 어쩝니까? 아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내가 고생을 좀 더 해야겠지요.

저녁상을 준비 하던 아내가 늦은 시간 까지 일한 나에게 미안 했던지, 뜬금없이 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당신처럼 소기업에 근무하는 하는 사람이 더 좋은 생활을 하며 편할까요? 아니면 미국의 죄수들이 더 좋은 생활을 하며 편할까요?”

문득 내가 직장생활(Work life)을 하고 있는 하루를 흰 왜가리가 무논을 훑어보듯이 훑어보았습니다.

아침 640분경에 회사에 도착하여 때론 저녁 8시를 넘겨 퇴근을 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죄수(prisoner)보다는 내가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더 편안하다고 말을 했습니다. 아내는 그런 답이 나올 줄 알았다는 듯이 거침없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틀렸어요.(You were wrong.) 미국의 죄수들이 더 좋은 생활을 하고 있어요.”

그들은 상사의 눈치나 동료의 눈치를 봐가며 일하지 않아도 되고, 때가 되면 충분한 영양이 있는 적절한 량의 식사를 주어서 과식의 염려도 없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위생 및 건강관리 그리고 적절한 운동을 돈을 주지 않아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잠도 충분히 잘 수 있고 당신 같이 10분이나 15분 사이에 점심을 먹고 고객을 맞이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진절머리 나는 사장의 일장 연설도 들을 필요가 없고 특히 잔업을 하지 않아서 좋을 거라고 말해 줍니다. 거기다가 고객들의 반품(return) 및 불량품(inferior goods)에 의한 골머리를 썩이지 않아도 좋을 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돈을 벌 필요도 없고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서 머리카락 빠질 일이 없다고 했습니다.

아마, 잠자는 방에, 생활하는 방에 자물쇠(lock)만 없다면 틀림없이 아내가 한 말이 백번 맞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가 왜 이런 말을 했을까요? 곰곰이 생각을 해 봅니다.

밥상머리에서 아내는 말했습니다. “유치원 교사가 좋아서 한 것이 아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직장보다 월급이 많아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태어난 아이를 위해서라도 참아야 했다는 것입니다.

삶이란?(What is life?) 젊은이들이 꼰대라고 말하는 우리 세대는 이랬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세대의 늙은이들은 자신이 하지 못했던 삶을 대리만족(Surrogate satisfaction)이라고 느껴보고 싶어서 한풀이 하듯이 자식들에게 잘 먹이고 비싼 옷 사 입히고 좋은 대학교에 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제 와서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서는 안 되는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자식들이 시키는 되로 합니다.

꼰대들 정말 고생 많이 했습니다. 죽기 전에 꼰대들의 생각을 한 번 쯤은 표현하는 것도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의 내 삶이 미국의 죄수들보다 더 낳을까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늙은 어깨를 주물러 줍니다.

 

201955

글쓴이 소백산 끝자락에서 김 병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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