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민족(倍達民族)
「배달민족은 곧 우리 민족을 가리키는 말이다. 배달은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나라 이름으로서, 배달국(倍達國)은 환인의 아들 환웅이 지상에 내려와 세운 나라라고 한다. 옛날에 고조선을 이루고 있는 종족들을 발달족이라고 했는데, ‘발달’에서 ‘발’의 어원은 ‘밝다’이며 이것은 ‘발’ 또는 ‘박’으로 발음된다. ‘달’은 산을 뜻하는 옛말이다. 따라서 ‘배달’은 밝은 산, 큰 산을 뜻하는 ‘박달’의 말소리가 변해서 이루어진 말이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의 큰 뜻이 단군 할아버지의 맥을 통하여 우리의 핏줄 속에 녹아 흐르고, 자비와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알고 살았던 배달민족! 그리고 순백색을 좋아해서 흰옷을 즐겨 입었던 백의민족(白衣民族)!
이 민족은 남의 나라를 침범한 일이 없고 싸움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역사를 읽으며 약소민족이 별수 있었겠느냐는 식의 불만이 있었으나,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역사와 민족의 특성을 살필 연륜(年輪, experience)이 생기다 보니, 진정 우리 민족은 어느 민족보다 따뜻한 정과 순박한 의리와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자존의 힘을 지닌 민족임을 알게 되었고 배달의 자손임을 자랑스러이 여기게 되었다.
지금은 비록 사회를 계도하는 계층의 문제성과 만연된 물질문명, 서양식 사고의 오염 등으로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실정이지만, 반드시 머지않아 배달민족의 정기가 통일을 이루고 온 세상을 평화스럽게 하는 데 크나큰 기여를 하리라 생각해 본다.
세상을 돌아다니며 느낀 것 중에 (내가 승려이기 때문인지) 민족주의(民族主義, nationalism) 나 공산주의(共産主義, communism), 민주주의(民主主義, democracy) 등의 사상과 이념이라는 벽보다는 종교의 벽이 엄청나게 높고 크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다. 인간이 꼭 헐어야 할 벽이 있다면 그것은 종교의 벽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으며, 영원히 헐 수 없는 벽이면 조화롭게 다시 쌓아야 할 것 같다.
아무리 한 손에 칼, 한 손에 코란(Qur'an)을 들고 목숨과 믿음 중 하나를 택하라 한들 세상 사람이 다 회교인이될 수는 없고, 믿지 않으면 멸망한다고 아무리 겁을 주고, 십자군보다 몇 만 배 강한 군사를 일으켜도 기독교 천국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자비 무적의 가르침을 내세운다 한들 불교 천국이 될 리는 없는 것이다.
인간이 각자의 모습을 지니듯 각자의 종교 속에 서로를 긍정하고 인정하는 올바른 신앙관이 정립될 수 있다면, 인간들은 좀 더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종교인의 눈이라 그런지 세상은 정치 지배하는 것 같으면서도 종교가 지배하며, 종교가 제자릴 찾지 못하는 말세적 현상 속에서 부분적으로, 인간들을 병들어가게 하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면 망발일까?
종교인들이 지심(至心)으로 자각하여 너도, 나도 함께 성숙할 수 있는, 그리하여 서로가 서로를, 민족이 민족을, 종교가 종교를, 문화가 문화를 인정하여, 서로 보완되는 삶을 살아가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한 개인의 삶이 고작해야 칠팔십인 것을 세상을 이끌어 가는 이들 수명 또한 매한가지인데, 영원히 살 것인 양 욕심을 부려 세상을 불타도록 만들고 있으니 이 땅의 뒤에 올 후손들을 위해, 아니 우리가 다시 올지 모르는 이 땅을 위하여 빈 마음(empty mind)으로 삶을 회향(廻向)할 수는 없을까?
단군 할아버지의 자손이라면, 배달민족의 아들딸들이라면, 예수도 마호메트도 공자도 석가도 잠시 내려놓고,
홍익인간! 인간들끼리 크게 이롭게 하는 일, 그것이 무엇인가를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여보게, 저승 갈 때 뭘 가지고 가지 -
석용산 스님의 에세이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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