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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바귀

forever1 2020. 10. 1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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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바귀

 

저희 지방에서는 속새라는 산나물이 있습니다. 산나물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밭 같은 곳에 많이 자라고 있습니다. 속새는 씀바귀의 일종으로 현재 충남 서산을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다고 하는데, 항암, 항스트레스, 노화방지, 성인병 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속새는 씀바귀와 마찬가지로 처음 입에 넣으면 쌉쌀한 맛이 감돌지만 계속 씹으면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철분과 칼슘, 미네랄이 풍부한 황토밭에서 갯바람을 맞고 자란 서산 속새는 맛과 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속새와 씀바귀는 봄에 잘 자라지만, 초가을에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들을 뜯어서 아내는 잘 무쳐서 밥상에 올려놓곤 합니다.

씀바귀는 활혈초(活血草), 은혈단(隱血丹)이라고도 하는데, 초등학교 노래에도 나옵니다.

아마 맛이 써서 씀바귀가 된 것 같습니다. 민간에서는 주로 식용으로 할 때 봄과 가을에 어린잎과 뿌리를 캐어 나물로 무쳐 먹습니다. 약용으로는 진정이나 최면 또는 건귀나 식욕 촉진 등에 사용합니다.

이 씀바귀는 예로부터 쑥과 더불어 강장식품으로 애용하였는데, 우리 농촌에서는 봄에 씀바귀나물을 많이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전북 지방에서는 이 씀바귀를 ‘씸바구’, ‘씸바구리’라고도 부른답니다. 그리고 이 씀바귀를 ‘싸랑부리’, ‘사랑부리’, ‘싸난부리’라고도 부르는데, 맛이 쓰니까 ‘쓴나물’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여러 이름 가운데 ‘싸랑부리’ 라는 말이 있는데, ‘부리’는 중세 국어 불휘(不諱)에서 온 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불휘라는 단어는 ‘피할 수 없다는 뜻으로, 죽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싸랑을 피할 수 없다’가 되는데, ‘싸랑’은 무엇일까요.

‘싸랑’은 두 가지로 해석되고 있다고 하는데, 하나는 ‘사납다’는 뜻이고, 하나는 ‘사랑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뜻이야 어떻든 쓰디쓴 속새나 씀바귀를 많이 먹어서 모두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사람은 우리 고유의 산나물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을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솜털 양지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제가 어릴 때는 이 ‘솜털 양지꽃’를 이곳 사투리로 ‘빼기’라고 불렀는데, 봄에 캐서 뿌리를 먹으면 달콤 했답니다. 그래서 간식거리로 캐러 다니기도 했었습니다. 저희 어머님께서는 잎은 따서 떡으로, 나물로 해 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아무튼 우리 식물들을 보존하는데도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단기(檀紀) 4,353년(서기2,020년) 10월 11일

소백산 끝자락에서 김 병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