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심으며
읍내 아파트에서 살다가 약 5년 전 고향에 집을 짓고 살고 있습니다. 집 주위에 제법 넓은 땅이 있어서 텃밭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남은 땅에는 여러 종류(種類, kind)의 꽃나무와 꽃들을 많이 심었습니다.
봄이 되면 구근 식물(球根植物, bulbous plant)인 히아신스(Hyacinth)와 수선화(水仙花, Narcissus)를 시작으로 꽃양귀비와 애정과 사랑의 고백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 튤립(Tulip)과 수사해당이 피기 시작하고, 백합(百合, lily)이 연이어 피고 있습니다.
그리고 백여 포기가 넘는 작약(芍藥, Paeonia lactiflora var. hortensis)이 필 때면 사진을 찍으러 오는 분들도 있답니다. 어떤 여자분은 퇴근길에 빵을 사 와서 양귀비꽃 한 포기만 캐 달라고 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 여자분도 저처럼 꽃을 많이 사랑하는 거 봅니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향기가 피어나지요.
법구경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꽃은 바람을 거역해서 향기를 낼 수 없지만, 선하고 어진 사람이 풍기는 향기는 바람을 거역하여 사방으로 번진다.” 우리가 깊이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는 좋은 말인 것 같습니다.
멋진 시 한 편이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 향기를 드립니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의 향기를 드립니다.
이 향기는 꽃처럼 아름다운 사람만 가질 수 있는 감미로운 향기입니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의 마음 드립니다.
꽃을 바라볼 줄 아는 이에게 이 마음 바치렵니다.
꽃은 꽃을 보는 사람에겐 그윽한 아름다움이지만 그저 지나치는 사람이라면
꽃의 향기를 절대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당신이 생각한 꽃이 나라면 아름다운 향기로 대해주세요.
마음과 마음이 만나 뜨거운 전류가 흐르면 아름다운 생각이 화사하게 피어납니다.
당신의 가슴에 감미로운 눈물이 더한다면 아마도 이 향기는 사랑이라 말할 것입니다.
당신이 꽃을 바라볼 줄 안다면 꽃이 지닌 진짜 향기를 드립니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 예쁜 사랑을 할 땐
아름다운 꽃이 화사하게 피어난다는 것을 그댄 잊지 마십시오.>
오영록 시인님의 마음 아름다운 시입니다.
저는 작년 늦여름(Late summer)에 꽃양귀비의 씨를 받아서 집 주위의 빈터(vacant land)에 많이 뿌리곤 했는데, 오늘 씨앗을 뿌린 곳을 찾아가 보니까, 양지바른 곳(Sunny place)에서는 싹이 터서 땅에 바짝 붙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봄부터 농사에 피로(疲勞, fatigue)가 쌓였을 동네 형님들과 지나가는 농부님, 그리고 운전자분들이 예쁜 꽃들을 보며 피로를 씻어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기분 나쁜 일이라도 있으신 분도 제가 심은 꽃을 보며 속상한 마음 털어 내고 마음이 즐거워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올해 더 많은 꽃씨를 채취(採取, harvest)해서 우리 동네 가득히 뿌리겠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꽃 동네(Flower neighborhood)로 만들고 싶답니다.
단기(檀紀) 4,354년(CE, Common Era 2,021년) 1월 17일
소백산 끝자락에서 김 병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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