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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슬프디 슬픈 소쩍새 밤의 아리아~~~

forever1 2008. 6. 14. 18:18
그 슬프디 슬픈 소쩍새 밤의 아리아!!



나그네!
언제나 우리의 정서적 반향反響을 일으켜 삶이 지닌 꿈과 허무의 느낌을 문득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는 
쓸쓸하면서도 애틋한 마음이 드는 단어이다.
바람이 불거나 들꽃 여기저기 피어난 혹은 비가 내리고 엷은 안개 시나브로 번지는 아득한 낯선 길을 
정처 없이 걸음 하는 나그네!
삶의 거창하고 지루한 여정旅程 또한 나그네길이긴 마찬가지여서 자유와 우수와 쓸쓸한 감정이 
늘 우리의 길벗이 되는 게 아니겠는가.
여행길 강변을 거닐든 한적한 저수지에 잠시 낚싯대를 드리우든 자연과의 순한 합일은 참으로 풍족한 
호사와 다름없으나 고장 난 몸뚱아리에 짙게 그늘지는 고독의 그림자를 어찌 비껴 갈 것인가.
소쩍! 소쩍!! 솥솥~쩍!!!
그 새가, 슬픈 눈의 소쩍새가 나그네 만감을 헤아려 아는지 모르는지 밤새운다.
얼마 만에 들어 보는 어릴 적 고향의 새 소리인가!
그 새를 찾겠다고, 한번만이라도 보고 싶어 얼마나 골짜기를 해매였던가. 
종래 볼 수 없어 더욱 신비스럽던 새요 울음이었지...
잠시 타향에 머문 길손의 가슴에 아련한 추억이 새롭다. 
욕망과 소비와 재화財貨의 무한경쟁을 축軸으로 돌아가는 세속에서 잠시 비껴 선 나그네 마음을 
처연凄然하면서도 긴 여운으로 가슴을 파고드는 밤새의 아리아는 아늑한 산골짝에 홀로 머문 
나그네 향수를 달래주고 있었으니....
때 이른 여름밤의 열기가 잔잔한 저수지 수면위에 맴돌다 서서히 침잠한다.
가녀리면서도 한없이 강인할 것 같은 초승 달이 눈물을 머금은 듯 산마루에 걸려 있다. 
그 애틋한 감상에 장단을 맞추는 듯 소쩍새 울음소리가 밤을 지새운다.
살짝! 살짝!! 살살짝~
고장 난 내 귀에는 분명 그리 애교스런 공명으로 산모롱이 돌아드는 기적과 다름 아니다.
어릴 적 그 새의 울음소리는 서럽고도 서럽게 마냥 슬프게만 들렸는데...
(참으로 지랄 같은 변신이다.)
새 한 마리가 그렇게 애절하게 그렇게 열정적으로 울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은 감명感銘을 받는다.
무슨 애틋한 사연이 있기에 저리도 통곡痛哭의 밤을 새는가.
슬픈 눈의 소쩍새!
사진으로 가까이 보는 그 큰 눈망울은 어쩜 그리 슬퍼 보이는지..
우리나라를 찾는 올빼미과의 새 중 가장 작은 야행성 맹금류인 소쩍새는 그 특유의 구슬픈 
울음소리 때문에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새이나 밤에만 나들이 하며 먹이를 취하니 
그 모습을 잘 알고 있는 이는 드물다.
필자 역시 시골태생으로 어릴 적 소쩍새 전설을 많이 듣고 자라 그 새를 한번만이라도 보고 싶어 
온 산을 헤매다시피 했으나 종래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역시 천연기념물답게 귀하신 몸이다.
무릇 전설이란 우리를 슬프게 하기도 하고 마음속에 애잔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소쩍새 숱한 전설을 생각하노라면 밤을 잊고 마냥 울어대는 구슬픈 곡조가 유달리 
처량하게 들리게 마련이다. 
소쩍! 소쩍!! 솥솥쩍!!!
며느리를 구박하던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밥 먹는 것도 보기 싫어 며느리가 먹을 밥이 남지 않도록 
아주 작은 솥으로 밥을 해 결국 며느리가 굶어 죽어 '솥쩍다’‘솥쩍다’고 우는 새가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소쩍새이다.
어쩜 접동 접동하고 우는 소리로 들리는 소쩍새 울음소리는 처량하기 그지없으니 무슨 한이 있는 
사람이야 오죽 애잔하고 슬프게 들리겠는가.
예로부터 이 새의 입속이 핏빛처럼 붉기 때문에 피를 토하고 죽을 때까지 운다고 하였으니 
그 처량하고도 슬픈 느낌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새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홉이나 남아 되던 오랍동생을 
   죽어서도 못잊어 차마 못잊어
   야삼경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산 저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
의붓어미 시샘에 죽은 누나의 넋이 접동새가 되었고 아홉이나 되던 어린동생들이 보고 싶고 걱정되어 
밤마다 피를 토하듯 구슬피 울어댄다고 소월素月은 노래하지 않았던가.
자규,귀촉도,불여귀,접동새 등으로 불리는 소쩍새는 설화로 전해지는 구슬픈 사연으로 이렇듯 
예로부터 시인묵객詩人墨客들이 즐겨 문학소재로 삼았다.
이래저래 감상에 젖는 나그네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목이 쉰 듯한 그래서 울림이 더욱 
애달픈 가락으로 밤을 지새운다.
‘천만리 머나먼 길 고운님 여의옵고...’
어린 주군의 유배 길을 호위했던 금부도사 왕방연의 시비詩碑가 있는 청령포 나룻터에 처연하던 
단종 애사가 생각나고 숙명이라기엔 너무 가혹했던 어린 시절 보릿고개의 차마 눈 뜨고 
못 볼 밥상이 애처롭고...
뒷동산에 밤마다 소쩍새 울어 예든 그 장단에 유치한 시상詩想을 긁적이며 함께 밤을 새우던 
고향추억이 그렇고...
풀벌레 고은 선율을 들을 수  없는 지랄 같은 변신이 서럽고...
집 떠난 나그네 역시 고독하고도 서러울 터이다.
새 한 마리 때문에 참으로 만감이 교차하는 초여름밤이다.
소쩍새 구슬픈 아리아가, 넘실대는 초승달 얄궂은 빛 그늘이 
나그네 외로운 밤을 애절한 서러움인 양 채색한다.
흐르는 음악은 슬기둥의 '그 저녁무렵부터 새벽이 오기까지'란 연주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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