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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귀 나무

forever1 2008. 6. 28. 15:45

초여름의 숲 속에서 짧은 분홍 실을 부챗살처럼 펼쳐 놓은 자그마한 꽃들이 피어 주위를 압도하는 꽃나무가 있다.

길쭉길쭉한 쌀알처럼 생긴 잎들이 서로 마주 보면서 깃털모양으로 촘촘히 달려있는 모양도 특별한 나무가 바로 자귀나무이다.

일부 지방에서는 소가 특히 잘 먹는다 하여 소밥나무 혹은 소쌀나무라고도 한다.

자귀나무란 자는데 귀신같은 나무를 줄인 이름인가?

그냥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상당한 근거가 있다.

초등학교 앞 노점 판의 인기품목이었던 미모사(신경초)를 건드리면 금새 벌어져 있는 잎이 닫혀버리는 모양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는 광합성을 할 때 이외에는 잎을 닫아 버려 날아가는 수분을 줄여보자는 대책이다.

자귀나무는 경망스럽게 건드리는 정도로 일일이 반응은 아니하고 긴 밤이 되어야 서로 마주 붙어 정답게 깊은 잠이 들어 버린다.

재미있는 것은 50-80개나 되는 작은 잎이 짝수로 이루어져 있어서 서로 상대를 찾지 못한 홀아비 잎이 남지 않는다.

따라서 합환수(合歡樹) 혹은 야합수(夜合樹)라 하여 부부의 금실을 상징하는 뜻으로 정원에 흔히 심는다.

그러나 대낮에는 두꺼운 구름이 끼여 아무리 컴컴해도 잎이 서로 붙지 않는다.

자귀나무 잎의 수면운동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절제된 부부생활을 하라는 깊은 뜻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지도 모른다.

옛날 중국의 '두양'이라는 선비의 부인은 말린 자귀나무 꽃을 베개 속에 넣어 두었다가,

남편의 기분이 언짢아 하는 기색이 보이면 조금씩 꺼내어 술에 넣어서 한잔씩 권했다.

이 술을 마신 남편은 금세 기분이 풀어졌으므로 부부간의 사랑을 두텁게 하는 신비스런 비약으로서 다투어 본받았다 한다.

또 겨울이 되면 콩꼬투리처럼 생긴 긴 열매가 다닥다닥 붙어서 수없이 달리는데, 세찬 바람에 부딪쳐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옛 양반들의 귀에 꽤나 시끄럽게 들렸나 보다.

그래서 여설수(女舌樹)란 이름도 붙여 두었다.

물론 조선조 제일의 석학 퇴계 이황마저'무릇 여자란 나라이름이나 알고 이름 석 자나 쓸 줄 알면 족하다'고 일갈하여도 무방하던 시절에나 붙일 수 있는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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