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녕님의 시방

나는 어디로 가는가

forever1 2007. 3. 4. 12:53


      
      나는 어디로 가는가
      이효녕 
      태어나면서 
      괴나리봇짐 하나 걸머지고  
      이리도 멀리 왔나요 
      선택하고 
      선택받은 운명의 희미한 흔적들
      가슴에 뚜렷하게 찍혀 있으리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모가 난 인생길  
      한 마리 새로 힘차게 공중 날아
      온 산이 파랗게 출렁이기도 했지만  
      지난 세월에 오래도록 날아간 살과 뼈
      날지 못하는 날개 물끄러미 바라보며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왔습니다
      비바람에 숱하게 구멍 난 상처  
      아무도 보이기 싫어 가슴에 부여안고  
      뒤안길을 걸어가며 쓸쓸하게 웃지만  
      스치는 마음 하나가 다독거려줍니다   
      노도 없이 묶이지 않은 빈 배에 실려  
      세월이 물결 헤치고 강을 건너가지만 
      바람 입에 문 나그네가 되어버린   
      나는 어디로 가는 가요 
      ========================================
       
      


'이효녕님의 시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이 오는 동안 나는  (0) 2007.03.08
장미꽃 사랑  (0) 2007.03.06
봄의 연가  (0) 2007.03.01
우리가 서로 만나도  (0) 2007.02.05
그리움의 시간 위로  (0) 2007.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