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SERI 메케프 의료기기산업전문가 포럼 발췌

forever1 2007. 6. 6. 12:56

 

SERI 메데프 의료기기산업전문가 포럼 발췌

 

 

-기업경영관련 자료 모음입니다(CEO Biz Intelligence 2007년 14호).

 

 수평적 리더십과 모성리더십 등의 새로운 리더십 유형, GE의 7가지 인사 비법,

 박지성선수가 뛰고 있는 매유의 경영노하우, 알카에다의 불가사리 조직운영,

 오마 겐이치박사의 High-Concept 조직, 크리스텐슨박사의 파괴적 혁신 등을

 새롭고 깊이 있는 내용이 많군요.

 

1.수직 리더십서 수평 리더십으로 

2. ‘영원한 창업의 계곡’ 실리콘밸리 , 창업하기 어려운 한국, 키우기도 힘들다

3.오마에 겐이치 박사, “동아시아 드림팀에 기회 있다”
4.크리스텐슨이 제시한 ‘샌드위치코리아’ 해법 , “대기업부터 파괴적 혁신 나서라” 

6.[글로벌 기술경영(MOT) 특별좌담회]"단순 산업 연계를 넘어"  

7.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 이시형(72) 원장, “나이든 뇌는 나잇값 해… 지혜가 그 결정체” 

8. Web2.0 그 다음은? 

9. `불가사리 조직` 알 카에다를 배워라 

10.[美GE 인사관리 7대 비법] 철저히 평가해 보상하고 처벌하라

11.세계를 홀린 해리포터 마법 10년

12.맨유에 경영을 묻다(이코노믹리뷰) 

13.도장을 찍듯… 머리카락 한올에 2만개의 線을(nanoimprint lithography)

14.에어로겔(aerogel), 공기처럼 가볍고, 강철보다 강하다 ‘꿈의 신소재’

    한국인과학자들이 실용화 길 열어 

15.오해하기 쉬운 경영혁신 상식 5가지(LGERI)

16.조직의 긴장 센서를 작동하라(LGERI)

17.KNOW-HOW , 성공하는 CEO의 노하우? 8개의 징검다리를 건너라

 

 G경영연구소

 2007. 4. 7

 박두규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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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 리더십서 수평 리더십으로
 

[커버스토리]카리스마론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뉴스메이커 2007-04-05 16:12]    
수직 리더십서 수평 리더십으로… 해외서 각광받는 리더십 뭐가 있나
 

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 빌 게이츠

현대는 리더십의 시대다. 학계와 기업은 물론 일반인 사이에서도 리더십에 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 한국보다 한발 앞서 리더십을 연구한 나라를 살펴보면 리더십의 변화를 알 수 있다. 요즘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리더십은 크게 진실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 섬김 리더십(Servant Leadership), 감성지능 리더십(Emotional Intelligence Leadership)으로 나눌 수 있다.

 

▶ 진실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

2001년 12월 2일, 미국 사회를 충격에 몰아넣은 사상 최대의 분식회계 사건이 터졌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경제전문지 ‘포춘’에서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선정된 미국의 7대 대기업이었던 에너지기업 엔론(enron)의 파산이다. 엔론의 파산으로 4500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노후를 위해 저축했던 연금마저 잃게 되었다. 엔론 사태는 미국인들에게 CEO의 도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준 계기가 됐다.

미국의 복합기업 타이코의 CEO 데니스 코즈로프스키도 기업 윤리의 중요성을 알려줬다. 그는 2002년 초 분식회계 및 탈세 의혹을 받았고, 아내의 호화 생일파티를 위해 100만 달러짜리 샹들리에를 회사 자금으로 구입하는 등 6억 달러의 공금을 횡령했다. 결국 데니스 코즈로프스키는 CEO직을 불명예 퇴진했고, 타이코의 성장신화도 붕괴했다.

스타벅스 회장 하워드 슐츠
이와 반대로 MS의 빌 게이츠의 파격적인 자선활동은 독점기업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완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이승주 교수는 “진실 리더십은 직원들에게 CEO의 진실성을 믿게 하는 것이다”면서 “직원과 함께 기업의 목표를 솔직하게 공유하면 성과는 크게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오프라 윈프리도 좋은 예가 된다. 그녀는 사람들과 함께 진실성을 공유했고,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됐다.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친환경 하이브리드카 시장을 개척한 도요타의 CEO 초 후지오도 좋은 예다.

기업의 불법행위나 부도덕성은 기업이 지닌 역량과 무관하게 기업의 생사를 좌우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사회는 경영의 도덕성을 강조하고, 사회공헌에 적극 나서는 진실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 섬김 리더십(Servant Leadership)

브룩클린 빈민가에서 태어나 임대주택에서 성장한 한 청년이 있다. 그는 청년기 내내 영업사원으로 잔뼈가 굵었고, 자신의 고객사를 인수해 오늘날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냈다. 바로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다. 어린 시절의 고생 탓인지, 그는 종업원들을 떠받드는 CEO로 유명하다. 수천 명이나 되는 종업원에게 의료보험 혜택을 주고, 스톡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하워드 슐츠는 직원들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기업의 목표와 가치를 직원과 함께 공유하는 섬김 리더십을 실천하고 있다. GE의 전 CEO 잭 웰치는 “리더는 항상 직원들에게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직원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서는 리더 스스로 더 강한 열정을 보여주고 직원들을 더 잘 보살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베이 CEO 마거릿 휘트먼
예전처럼 카리스마를 가지고 명령만 하는 CEO의 리더십은 통하지 않는다. 또한 젊은 세대들은 개성을 존중받고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다. 섬김 리더십이 사회적인 추세가 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이민훈 연구원은 “리더는 목표로 가기 위해서 직원들과 함께 결속하고 융화해야 한다”면서 “결과도 중요하지만,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직원들에게 설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턴은 섬김 리더십을 몸으로 직접 보여줬다. 그는 직원들을 ‘동료’라고 부르며 동등하게 대했다. 직원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직접 축하 메시지를 띄우고, 월마트의 이익은 직원들과 함께 나눴다. 샘 월턴은 “종업원이 행복하면 고객도 행복하다. 직원이 고객을 잘 대하면 고객은 다시 찾아올 것이다”며 행복한 직원 만들기에 역점을 뒀다. 그의 솔선수범에 직원들은 감동했고, 당사로서는 이례적으로 노조가 없는 기업이 나타난 것이다.

▶ 감성지능 리더십(Emotional Intelligence Leadership)

감성지능 리더십은 1998년 다니엘 골만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vard Business Review)’지에 냈던 논문에서 처음 소개됐다. 과거 리더십이 이성과 논리를 강조했다면, 감성지능 리더십은 공감대 형성과 사교적인 기술 등 5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감성지능 리더십은 보통 남성 CEO보다 여성 CEO에게 적합하다.

이베이 CEO 마거릿 휘트먼은 “신뢰감을 형성하는 문제에 관해 남자보다 훨씬 낫다고 자부한다”면서 “엄마로서의 경험 덕분이다”라고 밝혔다. 마거릿 휘트먼이 안정적인 대기업을 벗어나 이베이 CEO에 처음 안착했을 때, 그곳은 ‘괴짜들’의 집합처였다. 하지만 이질적인 문화에 적응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바로 여성의 감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기업가’에서 1998년부터 6년 연속 1위에 오른 것은 그녀의 감성 리더십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펩시콜라 회장 인드라 누이
40년 역사의 펩시콜라에서 첫 여성 CEO로 유명해진 인도 출신의 인드라 누이도 좋은 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하고 있을 때 사내에서 이벤트가 열렸다. 그는 인도 전통복장인 ‘사리’를 입고 나와 강연을 한 후 느닷없이 인기가요를 선창해 종업원들의 합창을 이끌어냈다. 딱딱한 행사가 그의 행동으로 따뜻하게 진행됐다. 그는 최근 펩시콜라 회장직마저 꿰찼다. 화장품 업체 에이본의 중국계 이민 2세 CEO인 안드레아 정 역시 감성지능 리더십을 인정받아 ‘세계 여성 재계 리더 50인’에 선정됐다.

이렇게 여성들의 감성지능 리더십이 빛을 발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승주 교수는 “이제 기업 조직은 수평적인 네트워크형으로 변해가고 있다”면서 “네트워크형 조직에서는 여성들의 성격이 훨씬 더 유리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감성 지능 가이드 북’ 저자인 트래비스 브래드베리는 “평균적으로 CEO들은 감정지능이 가장 낮은 그룹으로 나타난다”면서 “임원진들 중에서 감성지능 지수가 높은 사람들이 최고의 성과를 낸다”고 강조한다.

<최영진 기자 cyj@kyunghyang.com>

 

[커버스토리]CEO여 엄마처럼 직원을 돌봐라!
[뉴스메이커 2007-04-05 16:12]    
지식과 감성의 21세기 성공적인 리더가 되는 길 500년 전 퇴계가 실천한 모성 리더십에서 찾아야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 정문술 미래산업 전 대표, 안철수연구소 전 대표(왼쪽부터)
요즘 기업체 CEO들은 직원 챙기기에 바쁘다. 직원의 신체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도 챙겨주고 사생활 관리까지 해준다. 더 나아가 재테크까지 신경써준다. 21세기를 꾸려가는 리더에게 필요한 덕목은 윽박지르며 목표달성을 독촉하기보다 임직원의 아픈 곳을 어루만져주고 그들이 좀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 CEO 스스로 원칙을 지키는 데 철저하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 마치 엄마가 자녀를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동시에 훌륭한 인재로 키우기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 같다. 이것이 바로 21세기가 요구하는 ‘퇴계 리더십’이자 ‘모성 리더십’이다. 〈편집자 주〉
 

‘성공하려면 퇴계 리더십을 배워라’ 퇴계 이황(1501~1570)은 수많은 제자를 길러 영남학파를 만든 조선 최고의 유학자다. 그래서 흔히 퇴계 이황을 근엄하고 권위적이며 전통지향적인 인물로 인식하기 쉽다. 하지만 인간 퇴계를 들여다보면 그는 조선역사상 자녀 및 제자교육을 가장 철저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리고 매우 자애롭게 했던 인물이다. 요즘 대치동 엄마들의 치맛바람에 비유될 정도로 학문에 매진할 것을 극성스럽게 독려하면서도, 자상한 면모로 감동을 주었다. 또 손님이 찾아오면 귀천과 나이 고하를 가리지 않고 뜰 아래로 내려가서 맞이하고, 술과 밥상을 차려 정성껏 대접하는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삼보컴퓨터 명예회장인 이용태 퇴계학연구원 이사장은 “퇴계는 어느 누구를 만나더라도 잘난 척하지 않고 따뜻하게 대했다”며 “그의 겸손함은 제자 중 기대승과 학술논쟁을 벌여 자기의 학설을 고치고 기대승의 학설을 받아들인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5백년 명문가의 자녀교육’(예담)의 저자 최효찬 자녀경영연구소장은 “퇴계는 자녀나 제자의 공부를 독려할 때도 술과 고기, 그리고 편지를 함께 보냈으며 겨울에 손자에게 줄 귀마개를 사주기 위해 3개월간 하인을 시켜 시장을 꼼꼼하게 돌아보게 했다”고 전했다. 값비싼 귀마개를 사주면 손자가 자칫 물질적으로 나태해질까봐 값이 싸면서도 질이 좋은 것을 사주기 위해 3개월간이나 시장조사를 한 것이다. 이는 곧 손자에게 깊은 감동을 줄 수밖에 없다.

손님 찾아오면 뜰아래 내려가 맞아

퇴계는 또한 원칙주의자였다. 이로 인해 증손자를 잃기도 했다. 안도의 첫아들이 태어났지만 어미젖이 모자랐다. 안도는 할아버지인 퇴계에게 편지를 보내 유모를 구해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퇴계는 “유모로 갈 수 있는 하인도 해산한 지 삼사 개월밖에 안 돼 유모가 올라가면 그 아이는 죽고 만다. 내 자식 키우려고 어찌 남의 자식을 죽인단 말인가”하며 거절했다. 결국 증손자는 영양실조로 두 돌을 넘기지 못한 채 죽었다고 한다.

500년 전 퇴계가 실천한 리더십이 21세기 가장 강력한 리더십으로 부상하고 있다. 산업화 시대에는 남성적·수직적인 리더십이 필요했다면 지식시대, 감성시대인 지금은 여성적·수평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것이다. 김용태마케팅연구소 김용태 대표는 “산업화시대에는 대량생산, 대량유통을 위해 기업이라는 조직체가 만들어졌고, 기업 내에서 분업화가 이루어지면서 이를 통합하고 끌고 나가기 위해 가부장적 리더십이 주효했으나 산업화시대의 패러다임이 힘을 잃고 정보화시대로 이동하면서 더 이상 가부장적 리더십은 통하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대신 직원을 대할 때 원칙을 지키되 엄마처럼 꼼꼼하면서도 자상하게 배려하는 모습을 통해 감동을 주는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바로 ‘퇴계 리더십’이자 ‘모성 리더십’이다.

여미옥 홍선생교육 대표가 직원들에게 베트남펀드 증정식을 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운데 여성이 여 대표.
정문술(69) 미래산업 전 회장의 행보는 퇴계 리더십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벤처업계 대부’로 불리던 정 회장은 지난 2001년 1월 63세의 한창 나이에 회사를 직원들에게 물려주며 은퇴를 선언했다. 자식들이 없는 것도, 능력이 달리는 것도 아닌데도, 경영권을 종업원들에게 물려주고 은퇴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요즘은 교회까지 세습하려는 목회자가 적지 않은 세상이다. 정 회장은 주식회사는 사장의 개인 소유물이 아니므로 2세에게 경영권을 넘길 권리는 창업자에 없다는 소신을 밝혀왔다. 정 회장은 또 바이오테크 분야의 고급 인재를 키우기 위해 KAIST에 300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현직에 있을 때 그리고 퇴임할 때 그의 소망은 미래산업이 ‘착한 기업’이 되는 것이었다고 한다.

착한 기업이 되려면 사람들이 먼저 그렇게 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윗사람들이 먼저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게 정 회장의 생각이다. 또 직원들이 사장과 회사를 진심으로 믿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 친인척을 병적으로 멀리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정문술씨가 퇴계 리더십 결정판

지난 1971년 세상을 뜬 유한양행 창업자 유일한 박사도 마찬가지. 유 박사도 관행과 상관없이 혈연관계가 없는 회사 간부에게 사장직을 인계함으로써 전문경영인 등장의 길을 열었고,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 기업윤리의 모범을 보였다.

역시 기업을 성공궤도에 올려놓은 후 전문경영인을 세워놓고 아름다운 퇴장을 한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전 사장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대표도 퇴계 리더십 또는 모성 리더십을 실천한 CEO다. ‘엄마형 리더십’(명진출판)의 저자 우경진 수원대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리더는 이제 구성원을 윽박지르고 꼼짝 못하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희망을 주고 성장의 기회를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안철수연구소와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이런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직원을 배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는 것. 또 다음커뮤니케이션에는 노조가 없는 대신 중간간부 정도로 구성된 ‘서비스 위원회’가 있다. 서비스 위원회는 내부고객인 직원 만족을 위해 애쓰는 기구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기업들은 직원들 복지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사내에 피트니스센터를 설치하거나 금연성공펀드, 비만탈출펀드를 운영하는 곳도 있고, 가정불화, 직장 내 갈등 등으로 발생하는 스트레스 관리 차원에서 정신건강까지 챙기는 곳도 늘고 있다. 하나은행, 한국전력기술, LG생활건강,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은 외부 상담업체에 의뢰, 직원의 정신건강을 돌본다. 휴렛팩커드(HP)의 전 CEO 칼리 피오리나는 “CEO의 역할은 직원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활력을 불어넣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또 허브 켈러허 사우스이스트항공 전 회장은 “직원에게 근심거리가 생겼을 때는 즉각 도와주라”며 임직원에 대한 감성관리를 강조했다.

특히 요즘에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재테크에 대한 학습기회를 제공하는 기업까지 생기고 있다. 미술 가정방문업체인 ‘홍선생교육’의 여미옥 대표는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를 읽다 지식이 있어야만 부자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해 12월 임직원을 대상으로 ‘가계자산운영’에 대한 특강을 열었다. 동시에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베트남펀드 가입 증정식’을 하기도 했다. 직원당 100만 원씩 넣어둔, 5년간 찾을 수 없는 펀드를 선물로 준 것이다. 여 대표는 “어린 시절을 풍족하게 보낸 요즘 20~30대는 돈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며 “베트남펀드 가입과 경제전문가 초빙 강좌를 통해 우리 직원들이 경제공부도 하고 세상 돌아가는 것도 알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설에는 직원들의 떡값을 CMA 통장에 넣어줬다. 여 대표는 “직원들이 통장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살펴봤더니 하나같이 이율이 얼마 안 되는 일반 은행통장에 넣고 있었다”며 “통장에 따라 이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깨닫게 하기 위해 이율이 높은 CMA 통장을 개설하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직원에 재테크 기회까지 제공

최효찬 자녀경영연구소장은 “직장보다 직업을 우선시하고 처우가 조금이라도 나은 곳이면 쉽게 이직을 하는 요즘 세태에서는 남성 CEO든, 여성 CEO든 엄마처럼 직원을 돌보지 않으면 이직을 막을 수 없다”며 “부동산 폭등, 저금리, 노후 걱정 등으로 불안해하는 임직원을 위해 이제는 CEO가 직접 임직원의 재테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령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아파트 분양 공고가 있을 때 회사가 나서서 청약안내를 해주고 은행과 연계해 회사가 대출보증을 서줌으로써 임직원이 비교적 저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식이다. 최 소장은 “재테크는 시간과 발품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에서 조직적으로 임직원을 위한 재테크 부서나 담당자를 두면 인력 유출이 상당히 감소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경진 수원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는 “가족에게 서비스하듯 직원들의 정서를 파고드는 서비스 정신이야말로 모성 리더십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퇴계 리더십 또는 모성 리더십은 섬김(Survant) 리더십과는 다르다. 섬김 리더십은 리더 자신을 가장 낮은 곳에 두고 현장 직원에게 무제한의 권한을 선사하는 것이라면 퇴계 리더십, 모성 리더십은 리더가 자신의 자아를 유지하면서 상대의 자부심과 자신감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서비스를 고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선택과 방법론에서는 아랫사람에게 자율권을 주지만 설득과 대화를 통해 합의된 공동의 목표를 위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다.

퇴계 리더십이나 모성 리더십이 비단 기업을 운영하는 CEO에만 필요한 덕목은 아니다.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개개인에 필요한 덕목이다. 말랑말랑하면서 따뜻한 마인드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게 하고 다른 사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용태 퇴계학연구원 이사장은 “과거 리더십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을 거느리고 목적을 달성해내는 능력이었으나 지금은 좀더 광범위한 의미로 쓰여서 말단직원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면 그 사람의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우리 아이들이 이 같은 리더십을 갖추려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인성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육열을 자랑하고 있지만 교육 에너지가 지식과 입시, 출세 위주의 교육으로 쏠려 있다. 때문에 이 상태로 가면 국민소득은 계속 올라간다 해도 세계에서 존경받는 국가가 결코 될 수 없다는 게 이 이사장의 주장이다. 이 이사장은 “과거에는 아이들에게 가정교육을 특별히 하지 않아도 대가족이 함께 살면서 배우는 게 많았고 한동네에 대대손손 살기 때문에 이웃들을 통해 터득하는 것도 많았지만 지금은 아파트에 살면서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학교와 학원만 전전하는 탓에 사회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가정이든 학교든 지금과 같은 사회구조 속에서 잃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효찬 소장도 “자녀경영을 잘하면 가문경영과 기업경영, 그리고 국가경영이 잘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이는 곧 어려서부터 원칙을 지키되 유연하고 남을 잘 배려하는 퇴계 리더십 또는 모성 리더십을 윗사람의 모범적 행동을 통해 우리 아이들 몸에 배게 해야 할 중요한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퇴계 리더십을 구현하기 위한 10가지 법칙

1. 책임감이 기본이다.

2. 원칙을 지켜라.

3. 버드나무처럼 휘는 유연성을 가져라.

4. 윗사람이 착해야 아랫사람도 착하다.

5. 고객처럼 직원에게 서비스하라.

6.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대의명분 이상의 알찬 비전을 제시하라.

7. 설득과 대화를 통해 합의된 공동목표를 위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라.

8. 목적이 아닌 관계지향적 네트워크를 중시하라.

9.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라.

10. 차세대들의 바른 인성교육에 신경을 써라.

<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

 

 

[커버스토리]배려와 돌봄에 그들은 감동한다
[뉴스메이커 2007-04-05 16:12]    
조직을 바꾸는 힘 모성리더십, 우리사회 성공케이스 4명 사례
 

“힘과 부드러움의 조화, 배려와 협동의 리더십이 조직을 바꾼다.” 세상은 남성과 여성의 힘이 맞물려 돌아간다. 리더십도 마찬가지다. 타율적 규율, 힘의 논리, 감성을 배제한 이성과 합리의 과도한 강조가 전통적 남성 리더십의 특징이다. 그러나 그 반대편의 리더십도 있다. 수직적인 관계보다 수평적인 관계의 강조, 배려와 돌봄의 미덕, 영웅적 인간보다 관계지향, 협동적 인간을 더 높이 평가하고 그런 장점을 조직의 힘으로 전환한다. 그것이 바로 모성적·여성적 리더십의 모델이다. 통제에서 상호영향으로 진화하는 리더십의 본령을 우리 사회의 걸출한 4명의 리더를 중심으로 집중 연구했다. <편집자 주>

 

김인식 프로야구 한화감독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모성형 리더십

작년 WBC의 영웅 김인식 감독은 사람은 좋아도 절대 방임하지 않는다. 팀워크를 중시하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는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꿰뚫고 있다. 전날 선수들이 술자리를 가졌다면 누가 주도해 어떤 선후배들이 그 자리에 참석했는지 귀신같이 파악한다. 그러나 경고는 부드럽고 간접적이다. 반드시 코치를 통해 레드 카드를 보내고, 그 선수가 자성해 돌아올 때까지 참을성을 갖고 기다린다. 김인식 리더십의 본질은 ‘감성’과 ‘모성’에 기초하고 있는데, 그 키워드는 꼼꼼함과 배려다.

‘사람 좋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에게서는 프로 냄새를 느끼기가 힘들다. ‘사람 좋다’는 평이 주는 느낌은 ‘유능’보다 ‘무능’에 가깝게 마련이다. 스포츠계에서는 소위 ‘용장’ ‘지장’으로 분류되는 지휘관보다 ‘덕장’이 성적을 잘 내는 경우가 드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 김 감독은 프로야구 명문팀 두산을 9년이나 지휘했다. 해태를 18년간 이끈 김응용 전 삼성 감독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성적도 첫 해인 1995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비롯해 1999년 페넌트레이스 승률 1위, 2000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 4년 연속(1998∼2001) 포스트 시즌 진출 등 ‘사람 좋은’ 감독이 거둔 성적치고는 발군이다. 그에 대한 야구 담당 기자들의 평도 ‘합리적’ ‘자상함’ ‘이해심’ ‘흡인력’ ‘포용력’ ‘친화력’ ‘소탈’ 등 인간적 면모에 대한 평가 일색이다. 그러면서 주위에 사람이 많이 모이고, 카리스마가 있다고 덧붙인다.

그가 해태 코치로 선임돼 광주로 내려가던 중 OB(현 두산)의 한대화가 해태로의 트레이드에 반발해 은퇴를 불사하겠다고 버틴다는 소식을 듣고 대전에 들러 설득한 일, 해태의 머리 큰 선수들이 김응용 감독에게 반기를 들려고 할 때 이를 다스렸던 일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사람을 다루는 능력의 출중함은 감독에 대한 선수들의 항명으로 지리멸렬한 OB를 맡아 첫해에 우승시킴으로써 ‘공인’받기도 했다.

2003년 말 두산 감독 시절에는 선동열이 후임 감독 물망에 올랐다는 설이 나오자 바로 재계약 포기를 선언하기도 했다. “3년 계약기간마다 한 번씩은 성적을 냈고, 덕분에 한·일 수퍼게임 감독, 시드니올림픽 코치, 아시안게임 감독도 했으니 두산과 함께한 9년은 꽤 좋았던 것 같다”고 감상을 말하면서도 같이 일했던 코치들을 걱정했다.

쌍방울 감독을 그만두고 쉬는 2년 동안 자신은 경기를 보고, 신문에 칼럼을 쓰고, 학교를 찾아다니며 선수를 돌봐주느라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나중에 코치들이 생활고를 겪는 것을 보고는 마음이 아팠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임기 중 퇴진하는 후배 감독이 있으면 “감독은 그만둬도 남은 기간 연봉을 받지만, 감독을 믿고 따라온 코치들은 실업자가 돼 어려운 생활을 한다. 반드시 코치를 돌봐주라”고 조언한다.

김 감독의 이 같은 리더십은 야구장 너머 인생을 관조하는 여유가 있다. 모성처럼 편안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때문에 부작용도 적고 그 효과는 지속적이다. 쥐어짜는 리더십은 야구장 안에서 사그러들지만 유장한 리더십은 어머니의 대지처럼 포근하고 따뜻하다. 그래서 실패와 좌절로 점철된 수많은 야구선수들이 그의 품 안에서 멋진 재기에 성공한다.

대웅제약 최수진 박사

강약 조절하는 리듬의 리더십

대웅제약 최수진 박사(39·중앙연구센터장)는 국내 최초로 신체 내 활성물질 ‘코큐텐’ 합성에 성공한 의약과학계의 여성 리더다. 그의 탁월한 리더십은 초고속 승진을 통해 보상을 받았다. 대리 2년 만에 과장을 달고, 그후 1년반 만에 차장, 또 2년 만에 부장으로 승진했다. 과장 말년이나 차장 1년차인 동기들에 비해 5년 정도 승진을 ‘단축’했다.

그의 연구 분야는 생산과 연관돼 공장을 자주 드나들어야 하는 케미컬 섹터다. 부하직원들은 남자가 대부분이다. 프로젝트 리더일 땐 팀원 4명이 모두 남자였고, 팀장일 때는 20명중 여자가 단 2명이었다. 센터장을 맡고 80명으로 부하직원이 늘어났을 때도 남자가 7 대 3 정도로 많았다. 지금도 같은 팀을 이끌고 있으며 여전히 대다수의 부하 직원은 남성이다.

그는 최근 대웅제약의 해외 진출 분야를 책임지고 있다. 대웅제약은 해외진출을 도모할 때 마케팅이나 생산분야보다 연구소를 첨병으로 내세운다. 현재 인도에 연구소를 진출시켰고 중국과 미국에도 연구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핵심 사업 분야를 이 정열적인 여성이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강약이 조화되는 리듬의 리더십을 강조한다.

“흔히 여성적 리더십의 특성을 ‘부드러움’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오히려 정직과 소신, 강력한 추진력을 여성 리더십의 특성으로 생각한다. 문제는 이러한 파워가 반드시 여성적 부드러움에 의해 보완돼야 한다는 점이다. 무조건 추궁하거나 무조건 어루만지는 리더십은 어떤 경우든 바람직하지 않다. 강약의 리듬을 지속하는 것이 내기 실천하고 이는 리더십의 요체다.”

그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관계라 생각했다. 같은 말이라도 감정 상하지 않게 한번 더 생각한 후 말하고, 가정생활도 가능하면 배려하도록 노력했다. 회사와 가정생활이 모두 편해야 좋은 성과도 낼 수 있고, 또 혼자 일해선 절대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같은 배려는 그러나 감정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 다른 ‘모성’리더십과 다른 점이다.

“남성 직원들은 비전과 발전에 대한 의욕이 강하다. 그들의 이런 성취욕을 어떻게 배려하고 충족시킬 것인가가 중요하다. 나는 이 점에 각별하게 신경을 쓰는 편이다. 일정한 성과를 거둔 직원에 대해서는 반드시 걸맞는 인사고과 성적을 매기고 승진시킨다. 열심히 하는 직원에게는 눈치보지 않고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조직 전체가 활력이 생기고 그 힘은 강해진다. 부드러움과 강함을 동시에 추진하는 힘, 그것이 모성 리더십의 본령으로 생각한다.”

그는 또한 조직의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술 마시고 노래방 가는 회식이야 남자상사와 마찬가지로 주재한다. 다만 예전처럼 상사 스케줄에 맞춰 진행되는 예고 없는 회식은 사라졌다. 일이 많으면 늦게 오거나 불참해도 질타하지 않고 자율에 맡기니 오히려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는 여성리더심의 특징인 모성성, 감성지향을 숨지지 말 것을 주문한다. 여성성을 드러내면 낼수록 그 리더십은 효과를 발휘한다. 그러나 눈치보지 않기, 소신을 지키는 것이 여성리더십의 더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여자들은 대개 개인의 사적인 감정보다 이것저것 안 따지고 회사를 위해서 정의롭게 일하는 경향이 있다. 또 위로 올라갈수록 포용하고 감싸주는 리더십을 발휘한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남자들은 높이 올라갈수록 권위주의적 경향을 강화하는 측면이 있다. 이런 것을 과감히 깨는 것이 모성 리더십의 발칙한 혁명이다. 강한 어머니는 구체적인 것, 실질적인 것을 지향한다. 형식적인 것, 권위적인 것을 타파해나가는 것이 진짜 모성적 리더십이다.”

정용진 신세계백화점 부회장

위대한 기업 만드는 힘은 감성 리더십

삼성가 3세 가운데 가장 먼저 경영 전면에 나선 정용진부회장(39)은 오랜 유학생활 등으로 외조부(고 이병철 회장)와 함께 한 기억이 많지 않다. 하지만 고 이 회장의 막내딸로 사랑을 듬뿍 받았던 어머니 이명희 회장의 영향으로 이 전 회장이 생전에 강조했던 ‘감성 리더십’에 푹 빠져 있다. 위대한 기업을 만들려면 모든 임직원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감성 리더십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정 부회장은 “외할아버지는 어머니에게 ‘탁월한 감성이 없으면 보통의 경영자는 될수 있어도 위대한 경영자는 될 수 없다’고 강조하셨다”고 회고했다.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한 외조부의 가르침대로 덕망 있는 경영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그의 고백이다. 그가 말하는 ‘덕망’이란 소프트한 것이다. 강한 것을 이기는 힘은 부드러움인데, 그것은 인간의 풍부한 감성에서 비롯된다고 믿고 있다. 어머니 이명희 회장은 부친 고 이병철 회장의 감성 리더십을 아들 정 부회장에에게 이렇게 가르쳤다.

“나는 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이 경영에서 탁월한 감성으로 발휘된 것으로 생각한다. 기업은 결국 사람이므로 정말 반해서 미치도록 따르는 사람 없이는 위대한 일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남이 자기에게 반하게 하려면 자기가 먼저 사람에게 반해야 한다. 사람에게 반하려면 따뜻한 인간미가 전제돼야 한다. 또한 남이 자기에게 반하려면 인간적인 매력도 있어야 한다. 인간적인 매력이 없다면 아랫사람으로부터 존경과 더불어 사랑을 받을 수 없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라이프 스타일은 최근 달라졌다. 경영 일선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으면서도 내실을 다지는 과정에 몰두해 있다. 일종의 ‘내공 배양’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웨이트 트레이닝과 악기 연주, 음악 감상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그는 거의 매일 2시간 가량을 웨이트 트레이닝에 할애하며 건강 챙기기와 몸매 만들기에 한창이다.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건강을 챙기는 것은 물론 옷맵시 나는 몸매도 유지하기 위해 매일 땀을 흘린다는 게 정 부회장 측의 설명이다.

정 부회장은 평소 코 끝이 뾰족한 검은 구두와 고가의 검은색 줄시계, 연예인풍의 아르마니 정장을 즐겨 착용하는 자칭 명품족이기도 하다. 점심이나 저녁시간에는 가급적 외부와 약속을 줄이는 대신 싸 가져온 닭가슴살 등 저지방 고단백 식단 위주의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기도 한다. 술자리도 거의 갖지 않으며 초고가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던 취미도 끊어버렸다. 몇 년 전부터는 첼로 연습에 몰두해왔고 최근에는 피아노에도 손을 대고 있으며, 뮤지컬과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자주 관람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감성 리더십은 그의 백화점 경영에도 관철되고 있다. 소프트한 분야인 식품사업에 대해 남다른 사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3월 14일부터 17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식품·음료박람회 ‘푸덱스 재팬2007’을 혼자 참관하며 식품업계의 최신 동향을 점검했다. 신세계푸드와 이마트, 신세계백화점의 사업부별로 식품담당자들이 식품박람회에 참석했지만 그는 따로 박람회를 매년 찾고 있을 정도다. 그의 식품 사랑은 같은 제품을 파는 상황에서 신세계를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식품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선진국의 반가공제품 포장방법과 상품, 소비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지사장

멀티플 업무수행의 ‘유연’ 리더십

채은미 지사장(45)은 이화여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를 받고 대한항공과 프라잉타이어에 근무하다 1991년 페덱스코리아에 입사했다. 지난 2000년 페덱스 지상 운영부 이사, 2004년 북태평양 인사관리 총괄 상무이사를 거쳐 작년 9월 페덱스한국 지사장으로 취임했다.

채 지사장은 글로벌 페덱스그룹 내에서도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지난 1991년 입사 이래로 최연소 부장 승진(28세), 한국인 최초 북태평양 인사부 총괄상무 취임 등 기존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작년 9월에는 외국계 특송업체 최초로 한국인 여성 지사장에 취임했다. 유학 경험도 없는 아시아 국적의 여성이 최고경영자에 오른 것은 페덱스뿐 아니라 동종 업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한국지사 지상운영부 이사를 맡았을 때는 현장에서 200명의 남성 직원들과 직접 부대끼며 신뢰를 쌓았다. 틈틈이 가진 식사와 회식자리에서는 200명의 직원 이름을 일일이 외워 불러주기도 했다. 남성 직원들의 마음이 그래서 열리기 시작했다. 취임한 후 그는 페덱스코리아에 적지 않은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지난해 9월 취임하자마자 인천공항과 미국 앵커리지공항을 잇는 직항 5편을 새로이 증편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부권 공업단지를 겨냥한 천안 사무소를 개설했고 올해는 일산 사무소도 열 예정이다. 현재의 수원 사무소도 확장 이전한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국내 물류시장은 최근 몇 년 간 10∼15%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 시장의 파이가 급속히 커지면서 관련 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함께 현지화 전략이 중요한 화두다.”

그에 따르면 한국은 물류시장 강화를 위한 최적지로 꼽힌다. 인천공항이 세계적인 물류 인프라를 갖춘 허브인데다, 경제대국인 중국과 일본 사이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과감한 투자와 현지화 전략. 그가 추구하는 전략은 탁월했던 전임 지사장 데이비드 카든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페덱스코리아는 오는 5월 28일부터 익일 중국 내륙 특송 서비스를 개시한다. 업계 최대 항공 운항 노선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중국 최대의 생산지역과 전 세계 비즈니스 지역들을 긴밀히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중국내륙 특송 서비스는 중국 내 200개 이상의 도시에 정시 서비스와 편리한 배송 물품 위치 추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채 지사장은 부드러움과 세심함, 그리고 멀티플한 업무 능력을 모성 리더십의 특징으로 규정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까지 여성의 성공에 회의적인 인식이 많다. 그러나 여성은 일 처리가 부드럽고 세심하면서도, 멀티플한 업무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 여성은 성공을 위한 잠재력이나 의지력이 매우 강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나 용기가 부족하여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도전정신과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한기홍 편집위원 glutton4@naver.com>

 

[커버스토리]리더십 관련 추천서적 10선
[뉴스메이커 2007-04-05 16:12]    
저 친구, 어떻게 빨리 승진한 거야?

출판계에서는 처세와 리더십에 관한 책이 매주 수십 권씩 쏟아져나온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처세와 리더십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수많은 책 중에서 유용한 책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교보문고와 영풍문고에서 경제·경영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박래풍 팀장과 이우일 대리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처세·리더십 관련 책을 추천했다.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신시아 샤피로 지음, 서돌

저자는 대기업에서 인사관리를 담당했던 경험을 토대로 이 책을 썼고, 출간되자마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켜 ‘직장인들의 필독서’로 선정됐다. 회사가 직원을 평가하는 방법, 어떤 직원을 승진시키는지 무서울 정도로 솔직하게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을 읽게 되면 닫혀 있는 회의실 문 뒤에서 상사들이 나누던 비밀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차근차근 안내하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Tip 직장에서 당신의 노력이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는 오로지 ( )의 판단 여하에 달려 있다. 회사는 당신에 대한 대부분의 결정권을 ( )에게 일임하며, 회사의 눈에는 ( )의 눈에 비친 당신이 전부다. 자신의 직장생활에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가진 이 사람은 누구인가? 만일 이 답을 모른다면 당신의 직장생활은 위험할 수 있다. 답은 ‘상사’다.

 

양치기 리더십

케빈 리번·윌리엄 펜텍 지음, 김영사

이 책은 어느 젊은 기자가 미국에서 존경받는 제너럴 테크놀로지스의 CEO 맥브라이드를 인터뷰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맥브라이드의 대학 스승은 주말마다 카우보이 복장을 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목장으로 제자를 데려가 양들을 관찰하게 한다. 양들의 모습을 통해 현대 기업에서 조직과 인재를 경영하는 비법을 전수해주는 것이다. ‘양치기의 7가지 원칙’은 오랜 세월 동안 검증된 것으로, 도전적이고 의욕적인 조직공동체에 필요한 중요한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추천 이유 서로 자기만의 갈 길을 찾아가는 양떼들과 같이 구성원 모두가 하나의 목표점을 찾아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 책은 조직의 다양성을 양떼에 비교하며 어떻게 하면 최고의 양치기가 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남자 나이 서른아홉

김상훈 지음, 비즈니스맵

남자들은 30대 후반에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지만, 동시에 가장 힘들고 불안한 시기다. 이 무렵 남자들은 보통 과장 혹은 차장의 직함을 달고 중간관리자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위에서는 상사가 들들 볶고, 밑에서는 똑똑한 후배들이 치고 올라온다. 이 책은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아 소외된 30대 후반의 남자들을 조명한다. 이 시대에 30대 후반의 나이가 주는 의미를 시작으로, 직장, 가족, 개인 등 4개 부문로 나눠 이들의 현재와 행복에 대한 담론을 제시하고 있다.

본문 중에서 서른아홉은 인생에서 최대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시기다. 열정과 냉정, 여유와 긴장, 지혜와 지식이 모두 겸비된 시기가 바로 지금인 것이다. 40대 후반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그것은 지금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조선의 프로페셔널

안대회 지음, 휴머니스트

천하의 모든 땅을 발로 밟으려 했던 여행가 정란, 시골 촌놈에서 조선 최고의 기사 반열에 오른 정운창, 기행으로 점철되어 있는 화가 최북 등 이 책에는 10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18세기에는 이들을 ‘벽과 치’라고 불렀고, 20세기에는 ‘마니아’로 설명했다. 저자는 ‘프로페셔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프로페셔널은 자신을 팔아 돈을 잘 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믿는 한 가지 일에 조건 없는 도전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 책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처세를 위한 매뉴얼에서 벗어나 영혼이 있는 문화의 깊은 맛을 접하게 해준다.

추천 이유 이 책의 분야를 굳이 나눈다면 인문서에 가깝다. ‘선비답게 산다는 것’으로 인기를 얻었던 저자는 자신의 일에 미친 10명의 옛 선인을 통해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열정이 진정 무엇인지 뒤돌아보게 한다.

비즈니스의 거장들 리더십을 말하다

톰 피터스 외 지음, 늘푸른소나무

톰 피터스, 스티븐 코비, 잭 웰치, 짐 콜린스, 워런 베니스 등 비즈니스 거장들 50인이 들려주는 조직과 리더십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묶은 책이다. 미국 경영 전문지인 ‘리더십 엑설런스(Leadership Excellence)’에 기고한 칼럼을 모아놓은 책으로, 리더십에 관한 깊고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50인이 각각의 분야에서 경험한 다양한 체험과 경륜이 현실감 있게 느껴지는 책이다. IBM, GE, 휴렛팩커드, 제록스, 필립 모리스, 월마트 등의 기업에서 생긴 다양한 문제점과 속내를 속 시원하게 파헤친 후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본문 중에서 위대한 리더의 가장 큰 특징은 학습에 대한 욕구가 크다는 것이다. 그들은 편안함보다 모험을 계속하기를 원한다.

전쟁의 기술

로버트 그린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베스트셀러 ‘유혹의 기술’ 저자인 로버트 그린은 이 책에서 허울뿐인 도덕과 명분보다 실질적인 승리를 위한 효율적인 전쟁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클라우제비츠, 나폴레옹, 대처, 레이건, 록펠러, 히치콕 등 역사의 승리자만이 알던 경험과 지식을 오늘의 관점에서 정리했다. 승리자들의 생생한 모습이 그려져 있어, 독자들은 그들의 예를 통해서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인생과 비즈니스의 격전장에서 실패를 막고, 진정한 승리를 얻고자 노력하는 이들에게 좋은 병법서가 될 것이다. 마치 ‘손자병법’처럼 비즈니스와 인생에서 승리하기 위한 33가지 전략이 재미있는 사례와 함께 담겨 있다. 이 책에는 치열한 경쟁이 넘치는 삶의 현장에서 자신을 노리는 적들과 경쟁할 수 있는 지식이 가득하다.

추천 이유 감정의 동물인 인간이 모인 곳에는 어김없이 전쟁이 벌어진다. 특히 생존경쟁이 치열한 직장에서 일어나는 전쟁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 책은 전쟁의 교훈과 원칙을 통해 승리의 방법을 소개하는 21세기판 ‘손자병법’이다.

미래형 리더

리더 투 리더 재단 지음, 북앳북스

리더 투 리더 재단은 사회단체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됐는데, 재단의 전신은 1990년 설립된 피터 F. 드러커 재단이다. 이 책에 실린 27편의 글들은 리더십에 대해 독특한 비전을 공유한 일류 사상가들의 지혜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피터 드러커가 가졌던 리더십의 비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MIT 교수인 피터 센게가 다양성 사회의 리더십을 이야기하고, 3부는 하버드 케네디 경영대학원 교수인 론 하이페츠가 위기와 혼란의 시대를 이끄는 리더십을 설명한다. 4부는 미래의 조직을 위한 리더십을 이야기하고, 5부는 스티븐 코비가 미래 리더의 자질과 특성에 대해 설명한다.

추천 이유 기업은 항상 리더십이 요구되고 그에 따른 훈련과 교육이 필요하다. 이 책은 미래의 조직에 필요한 리더의 역할은 무엇이고,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라이벌 리더십

차동옥 외 7명 지음, 크레듀

이 책에는 리더십과 관련해 ‘라이벌’이라는 용어가 중요하게 등장한다. 리더 사이에 라이벌 의식이 있는 경우 경쟁심과 자존심이 리더들을 한층 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다룬 라이벌은 빌 게이츠 vs 스티브 잡스, 조조 vs 유비, 콜린 파월 vs 콘돌리자 라이스처럼 같은 시대에 동일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서로를 경쟁자로 생각하는 리더들이 있다. 또한 활동시기가 다르고, 서로 직접적인 라이벌 의식은 없지만 상이한 스타일을 발휘한 잭 웰치 vs 윌리엄 맥나이트, 체 게바라 vs 간디도 라이벌로 대비시켰다. 이 책은 현장형 리더들의 실용적 리더십을 다루고 있다.

추천 이유 한 업계를 이끌어가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웅들의 관계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의 원칙을 설명한 책이다. 서로 다른 리더십 스타일을 보여준 라이벌 관계의 리더들을 비교, 분석하여 성공한 리더들의 특징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굿바이 게으름

문요한 지음, 더난출판

이 책은 기존의 가기계발서와 조금 다르다. 현직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스스로 ‘게으름병 환자’였다고 고백한다. 정신과 의사로 일하면서 “끊임없이 더 나은 존재가 되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임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저자는 포기나 좌절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자라면서 배운 것들에 불과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그는 21세기의 심리학과 정신의학은 자기계발의 영역을 포괄해야 하고, 실천적 답을 제시할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 ‘병적 게으름’이라는 용어를 통해 일반적인 게으름과 치료가 필요한 중증 게으름을 구분하고 있다. 게으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체적 방안도 제시한다.

추천 이유 자기계발 심리학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약간의 의학적 측면도 고려됐는데, 천의 얼굴을 갖고 있는 게으름을 타파해야 직장과 대인관계에서 성공하는 가장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알려주고 있다.

5백년 명문가의 자녀교육

최효찬 지음, 예담

서애 류성룡 종가, 퇴계 이황 종가, 다산 정약용가, 경주 최부잣집 등 자녀교육의 모범을 보여준 대표 명문가들의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부모 노릇을 제대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수백 년을 이어온 종가와 고택을 찾아다니면서 그들의 교육법을 담아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요즘의 ‘대치동 엄마’ 못지않은 여러 명문가의 부모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명문가의 비결은 부모의 모범, 즉 ‘본보기 교육’에 있다. 명문가의 자녀교육법에서 중요한 것은 작은 원칙들을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달려 있다.

추천 이유 5백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 동안 명문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훌륭한 자녀교육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인성교육과 생활교육을 중시했던 역사적인 인물들의 교육법을 들여다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준다.

<최영진 기자 cyj@kyunghyang.com>

[Interview]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 “성공 CEO 조건은 결단력”
[매경이코노미 2007-04-04 09:17]

매경이코노미는 올해로 3년째 ‘한국의 100대 CEO’를 선정했다. 3번째 선정이니만큼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3년 연속 매경이코노미 선정 100대 CEO가 됐다는 것은 매경이코노미가 인정하는 CEO라는 얘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업을 마치고 보니 3년 연속 100대 CEO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 모두 30명이었다. 그 중 대표 주자를 뽑아보기로 했더니 만장일치로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을 꼽았다. 신세계와 인연을 맺은 지 11년 만에 부회장에 올라 ‘샐러리맨의 신화’가 된 구학서 부회장을 만나 CEO로 산다는 것과 CEO 이후의 삶에 대해 허심탄회한 얘기를 들어봤다.

 

Q1> 매경이코노미에서 애널리스트 102명을 대상으로 ‘베스트 지속가능기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신세계가 3위에 선정됐습니다.

A> 유통업만큼 지속가능경영이 가능한 업태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일본 미쓰코시백화점이나 영국 해러즈백화점을 보세요. 백년이 지나도 끄떡없지 않습니까. 제조업은 업황에 따라 급격히 성장했다가 또 반대로 급격히 사세가 어려워질 수 있지만, 유통업은 인간이 의식주 생활을 영위하는 한 영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유통업이 그렇다는 것이지 유통업을 하는 신세계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반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유통업체 중 망해나간 기업들도 분명 있고요. 그런 기업들은 유통에서 번 돈을 딴 곳에 투자했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빚어진 것입니다. 핵심 역량 위주로만 사업을 한다면 유통업체는 절대 망하지 않을 거라고 자신합니다. 아무리 내수가 어려워지고 소비가 불황이라 할지라도 유통업은 그저 약간의 저성장을 겪을 뿐 매출액이 절반 가까이 뚝뚝 떨어지는 일은 없으니까 말입니다.

다시 신세계로 화제를 돌려보면 신세계는 유통업이라는 강점을 지닌 외에도, 자산주 성격이 강해 지속가능 면에서 더욱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부동산 가치는 웬만해선 떨어지지 않잖아요. 제조업 설비는 자칫하면 고철이 될 수 있지만, 유통업체 매장은 그럴 일이 거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위도 약간 아쉽다고 생각됩니다.

 

Q2> 신세계와 인연을 맺은 지 11년 됐습니다. 그 기간 중 가장 어려웠던 시절은 언제입니까.

A> 아무래도 외환위기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당시 유통업체니까 핵심 역량인 유통업에만 집중하자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따라서 카드를 비롯한 모든 비핵심 역량 사업군에서 발을 빼기로 했지요.

이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카드는 한국 최초로 유통업체에서 카드사업을 시작해 한국기네스북에도 올랐을 만큼 나름대로 의미 있는 사업이었습니다. 당연히 사내에서 카드사업 철수는 안 된다며 반대가 심했지요. 그러나 카드업의 핵심은 채권 회수와 추심입니다. 서비스가 요체인 유통업과는 맞지 않아요. 이런 점을 강조하며 결국 매각을 관철시켰습니다.

코스트코홀세일 매각도 마찬가지예요. 사실 ‘코스트코는 유통업이니 핵심 역량에 속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프라이스클럽과 약정한 내용은 이마트 1개점을 출점할 때마다 코스트코도 1개점을 연다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당시 코스트코를 팔지 않았다면, 지금쯤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보곤 하는데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입니다. 아마 한국 할인점업계의 판도가 크게 바뀌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물론 지금 이마트의 위상은 꿈도 꿀 수 없었겠지요.

 

Q3> 대표이사 생활만 벌써 9년째입니다. 성공적인 CEO 역할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아무래도 결단력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결단하느냐? 명확한 기준을 정해놓으면 됩니다. 예를 들어 외환위기 때 신세계는 ‘효율(총자산회전율)’과 ‘핵심역량’이란 두 가지 잣대로 사업을 계속 영위할 것인지, 그만둘 것인지를 가늠했습니다. 지금도 이 잣대는 흔들리지 않는 기준이 되고 있고요.

일단 명확한 기준이 정해지면 그 기준에 따라 흔들리지 않고 결단하면 됩니다. 근데 흔들리지 않고 밀어붙이는 게 사실 참 어려워요. 이것도 능력입니다.

또 명확한 기준을 제대로 정할 수 있으려면 사업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판단능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걸 ‘CEO DNA 지능’이라 표현하는데요,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