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멋지다’라고 말하는 ‘쿨(cool)’은 단순한 패션 스타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엿볼 수 있는 신세대의 새로운 감성코드로 자리잡았다. 최근 부각되는 ‘쿨’에 대하여 살펴보고 이를 성공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보자.
‘세련되고 깔끔하며 얽매이지 않는다’. 올해 여성 관객이 뽑은 최고의 영화인 ‘싱글즈’를 보면 쉽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싱글즈는 서른을 앞둔 29세 싱글들의 연애와 결혼관 그리고 직장관 등과 같은 문제를 솔직하게 그려내 많은 신세대 여성들의 공감을 얻은 작품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젊은 세대라면 고민할 수 있는 직장생활, 동거, 임신 등과 같은 어려운 문제들을 의연하고 당당하게 풀어가고 있다.
요즘 신세대 사이에서 최고의 찬사는 ‘쿨(cool)하다’이다. 흔히 우리가 ‘멋지다’ 라는 언어적 표현으로써만 알고있는 ‘쿨’은 다양한 문화와 산업의 관점에서 볼 수가 있다. 쿨은 단순한 개인의 패션 스타일 뿐만 아니라 친구나 연인관계, 사고방식, 광고, 영화, 드라마, 상품 등을 아우르는 감성코드가 되었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감성코드인 ‘쿨’에 대하여 살펴보고 이를 성공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보자.
새로운 감성코드, 쿨(Cool)~
우리가 흔히 일상생활 속에서 말하는 쿨(cool)은 사실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전적으로 정의된 쿨은 간단한 형용사로 표현하면 ‘세련된, 멋진, 신선한, 유행에 어울리는’ 등과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친구의 트렌디한 옷차림을 보고 ‘쿨하다’ 라고 칭찬을 하며 인터넷 상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사이트를 ‘쿨 사이트’라고 말하곤 한다. 우리는 쿨을 이처럼 ‘멋진’ 느낌을 대변하는 말로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한편, 과거 서구 문화적 관점에서 보면 쿨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영국의 저명한 사회학자인 딕 파운틴(Dick Pountain)과 데이비드 로빈스(David Rovins)는 그들의 저서인 ‘세대를 가로지르는 반역의 정신, Cool(원제: Cool Rules)’에서 쿨은 일탈과 반항의 코드였음을 시사하고 있다. 예컨대, 포르셰를 타고 고속도로를 질주하다 사망한 영원한 반항아 제임스 딘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적인 관점에서 다시금 생각해보면 쿨은 과거와 같이 다소 무겁고 어두운 것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 싶다. 신세대들이 듣고 싶어하고 말하기를 좋아하는 쿨은 합리적 사고를 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상에 찌들지 않은 생기발랄함 그 자체인 것이다. 예컨대, 일과 후 직장 동료와 맥주잔을 기울이는 한 신입 사원이 갑자기 뛰어나와 색스폰을 연주하는 모습에 매료되는 동료들의 모습을 클로우즈 업하는 한 맥주 광고의 분위기에서 느낄 수 있다.
쿨(Cool)한 소비자는 누구인가?
새로운 감성코드로 자리잡고 있는 쿨을 선호하는 쿨(cool)한 소비자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뻔한 틀은 거부한다. 이제 더 이상 진부하고 새롭지 않은 상품과 서비스는 쿨한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할 수 없다. 기존의 틀을 깨는 과감한 시도가 소비자에게 어필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 모 신용카드 업체는 자사가 출시한 미니 카드의 특성을 한눈에 보여주기 위해 여성의 상징물인 미니스커트를 남성에게 입히는 광고로써 깊은 인상을 주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둘째, 세련되고 심플함에 매료된다. 쿨한 소비자의 취향은 세련되고 심플함에 있으며 남보다 뒤지지 않기 위해 유행에 민감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사실 신세대들에게 있어 쿨은 말로써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는 개념이다. ‘멋지다’ ‘좋다’라는 언어적인 표현방식과 깔끔함을 원하는 인간관계는 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와 제품 디자인, 광고 등에서 엿볼 수 있다. 얼마 전 금강기획사가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신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광고 스타일은 세련되고, 심플함에 있으며 회색, 청색, 은색 등을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셋째, 자신과 어울리는 새로운 소비에 적극적이다. 쿨한 소비자는 남들보다 새로운 제품에 대한 정보에 민감하며 자신의 색깔에 부합하는 제품 소비에 매니아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최근 인테리어 용품, 문구, 액세서리 등과 같은 상품을 판매하는 스타일 선물숍인 1300K는 독특한 디자인,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으로 많은 신세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왜, 쿨(Cool)로 통(通)해야 하는가?
기업이 쿨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강력한 소비세대로 부상한 신세대들이 지향하는 모습이 쿨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세대들에게 자신의 취향과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브랜드는 더 이상 어필하지 못한다. 신세대는 자신과 브랜드와의 관계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많다. 폴로 티셔츠, MCM 가방은 이제 더 이상 자신이 입는 옷, 메는 가방만이 아니라 또 다른 자신을 대변해 주는 상징물인 것이다.
비즈니스 위크(Business week)지는 최신호(12월 15일)에서 ‘사라져가는 리바이스로부터 얻는 교훈(Lessons From A Faded Levi Strauss)’이라는 기사를 소개하였다. 리바이스가 급격한 수익성 악화로 세계 곳곳의 공장 폐쇄 및 인력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때 세계적인 진(jean)의 대명사인 리바이스가 몰락한 브랜드로 얘기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즈니스 위크지가 진단한 결과는 먼저, 미국 청바지 시장의 양극화가 지속되는 가운데에서도 여전히 제이시 페니(J.C.Penny) 등과 같은 중가 시장의 유통망만을 고집한 리바이스의 경영 방침에 있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디젤(Diesel)등과 같은 경쟁 브랜드의 선전이 큰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큰 이유는 리바이스가 더 이상 젊은 세대들에게 쿨(cool)함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였다. 1990년대부터 청바지 업계에 등장한 패션 진과, 랩 문화와 더불어 유행한 헐렁한 스타일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모델만을 고집하였으며,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는 독특한 감성을 주지 않은 탓이다. 리바이스 진이 아무리 진의 대명사일지언정 젊은 세대들에게는 ‘아버지가 입는 구세대 청바지’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 입장에서 쿨(cool)을 선호하는 신세대 소비자들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마케팅의 기본적인 원리를 고려하여 이를 알아보기로 하자.
기발한 발상으로 감성적 가치를 제공하라
신세대 소비자가 원하는 쿨(cool)한 상품은 기존의 것과는 다른 새로운 컨셉트를 가진 독특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 상품은 타겟 집단인 또래 문화를 반영하고 브랜드를 매개로 한 심리적인 유대관계를 맺는 판촉 및 유통 활동 등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이제 소비자는 구체적인 상품을 사기보다는 테마나 메시지, 상징과 컬트, 체험 등과 같은 추상적인 가치를 구매하고자 한다.
미국 음료시장에서 독특한 마케팅 기법으로 성공한 존스소다(Jones Soda)의 사례를 보자. 1996년에 피터 반 스포크(Peter Ban Spoke)가 설립한 존스소다는 미국 신세대의 문화 및 특성을 가장 잘 이해하여 성공한 회사로 꼽히고 있다. 존스소다가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단순히 과일주스의 맛 때문만은 아니다. 인터넷을 통해 음료수를 팔게 되면서 신세대의 사진이나 글을 음료수 병에 붙여주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그들을 유혹했기 때문이다. 나만의 음료수를 만들고자 하는 신세대는 자신이 원하는 음료수를 선택한 후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자신, 친구, 애견, 풍경 등 다양한 사진을 회사에 보내게 되는 과정에서 상당한 호기심과 기대를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존스소다는 오프라인 판매에 있어서는 타겟 소비자가 가장 많이 밀집하는 서핑보드, 스노보드, 스케이트보드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으며, 회사로 격려 편지를 보내주는 소비자에게 CEO가 직접 전화를 걸어 감사의 표시를 하는 세심한 배려도 놓치지 않고 있다.
브랜드 재활성화(Revitalization)에 주력하라
자사 브랜드가 비교적 시장에서 성공적이었고 장수 브랜드이라 할지라도 변화하는 젊은 세대의 감각을 적기에 파악하고 이를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하지 못하면 쿨(cool)함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40년이 넘었으나 지금도 매 초당 3개의 인형이 팔린다는 바비인형의 경우, 시대별로 어린 소녀들이 좋아할 만한 트렌드를 적절히 반영하여 수없이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흑인인형, 다양한 몸매, 한복을 입은 한국인형 등 소비자의 변화무쌍한 기호에 발맞추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바비인형의 디자이너들은 IT제품의 디자인 트렌드를 참고하기 위해 전자업체 디자인 연구소와의 협력 관계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기업이 브랜드 이미지의 노후화를 사전에 방지하거나 회복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재활성화를 고려해야 한다. 브랜드 재활성화(revitalization)는 소비자 기호의 변화, 기술의 발달 등과 같은 시장의 변화에 따라 자사의 브랜드 자산이 약화된 경우, 새롭게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방법이다. 특히 브랜드 네임과 슬로건, 로고, 디자인 등을 변경시키는 브랜드 리뉴얼(Brand Renewal) 전략은 소비자도 쉽게 기업 광고나 제품 디자인 등의 변화를 통해 알 수 있는 방안이기에 빈번히 활용되고 있다.
최근 맥도널드(McDonald’s)는 쿨(cool)한 이미지로 탈바꿈하고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비만의 원인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피하고, 기존의 가족이나 어린이를 위주로 한 즐거운 공간에서 벗어나 활기찬 젊은 세대에게로 어필하고자, 미국에서 쿨(cool)함을 대변하는 힙합을 활용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화제를 모았었다. 창사이래 처음으로 전세계 118개국에서 새로운 슬로건을 말하는 ‘I’m loving it’ 동시 광고는 미국 젊은이의 우상인 힙합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의 노래로 이어지고 있으며, 한국과 같은 일부 국가의 경우 국내 힙합 가수를 활용한 CF를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의 숨겨진 니즈를 발굴하라
기업은 신세대 소비자의 숨겨진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활용하는 마케팅 조사 방법은 기본적으로 정량조사와 정성조사가 있다. 하지만 서베이 리서치 등과 같은 정량조사는 소비자의 복잡한 심리 및 가치를 파악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소비자의 감성과 체험이 중요시 되면서 정성적 조사의 필요성이 더해가고 있다. 소비자 조사 방법론의 권위자인 하버드 경영대 잘트먼(Zaltman) 교수는 인간의 사고는 95%가 무의식 중에 일어나며 나머지 5% 조차도 언어로써 표현할 수 없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따라서 기업은 표적집단 면접법(FGI), 래더링(Laddering) 테스트, 참여관찰법 등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과의 심층적인 인터뷰와 관찰은 그들 스스로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니즈를 상품으로 구체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유니레버(Unilever)의 젊은 남성을 대상으로 한 정성조사 방식을 통한 신제품 개발 성공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니레버가 타겟 고객으로 삼은 소비자 그룹은 쿨(cool)한 감성과 외모를 중시하는 메트로 섹슈얼(Metrosexual)족이었다. 메트로 섹슈얼족은 대도시에 거주하면서 외모관리를 위해 화장품을 항상 사용하고 여성처럼 쇼핑을 즐기는 젊은 남성을 의미한다. 메트로 섹슈얼족은 최근 이코노미스트(Economist)지가 소개할 정도로 급부상하고 있는 쿨(cool)한 세대이다. 유니레버는 메트로 섹슈얼족을 대변할 수 있는 젊은 남성과의 래더링(Laddering) 테스트를 통해, 과거 여성 전용으로만 여겨졌던 몸에 뿌리는 바디용 향수인 ‘엑스(Axe)’를 출시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다.
최근 국내 한 결혼정보 회사의 설문결과에 의하면 미혼 남성의 57%가 외모 관리를 위해 한달 월급을 투자할 의향이 있으며, 60%는 외모가 사회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하였다고 한다. 최근 꽃미남을 선호하는 사회 현상과 더불어 나타난 젊은 남성 소비자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의 발 빠르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무한한 가능성, 다양한 문화 현상을 주시하라
신세대 소비자는 각종 온라인 동호회, 친구 모임 등 다양한 문화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 최근 들어 이러한 문화 집단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그들의 행동 스타일이나 영향력이 예전에 비해 커지고 있다. 예컨대, 인터넷 ‘얼짱(얼굴이 잘생겼다)’의 경우 연예 기획사의 적극적인 캐스팅 대상이 되고 있으며, 모 전자업체는 얼굴을 예쁘게 찍을 수 있도록 디자인한 ‘얼짱폰’을 출시하였다. 또한 디지털 카메라 업체는 카메라 동호회의 의견을 듣고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얼마 전 미국 나이키(Nike)의 마케터들이 새로운 신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거리에 나가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 있다. 기업은 다양한 문화 집단의 변화된 모습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요즘 부상하는 문화 현상이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지, 아니면 단순한 일시적 유행인 패드(fad)에 그칠 것인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근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고 하지만, 국내에서는 단지 소수의 놀이 문화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플래시 몹(Flash Mob= 여럿이 동시에 한가지 행동을 취하며 주위를 놀라게 하는 놀이)’의 경우를 보자. 지금은 몇몇 인터넷 게임 업체가 자사의 게임을 홍보하기 위한 이벤트 행사 정도로 네티즌의 플래시 몹을 활용하고 있으나, 향후 이와 유사한 놀이 문화가 단순한 패드에 그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의 경우 힙합을 시작한 집단은 분명 일부 소수 계층이었지만, 타미 힐피거(Tommy Hilfiger)와 같은 의류 디자이너의 인사이트(insight)를 통해 힙합을 상품화하여 패션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얻은 사례가 있다. 이제는 비즈니스 위크(Business week)지가 ‘미국에서 힙합이 강력한 산업의 코드로 부상하고 있고, 물건을 팔고 싶으면 래퍼들과 계약하라’는 보도를 할 정도로 힙합이 보편화 되었고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신세대들이 얘기하는 쿨(cool)은 말로써 설명하기에는 어렵지만 느낌으로 분명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느낌이 좋고, 신선하며, 세련됨이 가슴에 와 닿는 것이다. 이제 소비자 문화와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 독특한 감성적 가치를 주지 않는 브랜드는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쿨~하면 느껴지는 어감처럼 독특한 아이디어와 차별화 된 제품으로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마케터 스스로가 먼저 쿨(cool)한지 반문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세련되고 깔끔하며 얽매이지 않는다’. 올해 여성 관객이 뽑은 최고의 영화인 ‘싱글즈’를 보면 쉽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싱글즈는 서른을 앞둔 29세 싱글들의 연애와 결혼관 그리고 직장관 등과 같은 문제를 솔직하게 그려내 많은 신세대 여성들의 공감을 얻은 작품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젊은 세대라면 고민할 수 있는 직장생활, 동거, 임신 등과 같은 어려운 문제들을 의연하고 당당하게 풀어가고 있다.
요즘 신세대 사이에서 최고의 찬사는 ‘쿨(cool)하다’이다. 흔히 우리가 ‘멋지다’ 라는 언어적 표현으로써만 알고있는 ‘쿨’은 다양한 문화와 산업의 관점에서 볼 수가 있다. 쿨은 단순한 개인의 패션 스타일 뿐만 아니라 친구나 연인관계, 사고방식, 광고, 영화, 드라마, 상품 등을 아우르는 감성코드가 되었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감성코드인 ‘쿨’에 대하여 살펴보고 이를 성공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보자.
새로운 감성코드, 쿨(Cool)~
우리가 흔히 일상생활 속에서 말하는 쿨(cool)은 사실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전적으로 정의된 쿨은 간단한 형용사로 표현하면 ‘세련된, 멋진, 신선한, 유행에 어울리는’ 등과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친구의 트렌디한 옷차림을 보고 ‘쿨하다’ 라고 칭찬을 하며 인터넷 상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사이트를 ‘쿨 사이트’라고 말하곤 한다. 우리는 쿨을 이처럼 ‘멋진’ 느낌을 대변하는 말로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한편, 과거 서구 문화적 관점에서 보면 쿨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영국의 저명한 사회학자인 딕 파운틴(Dick Pountain)과 데이비드 로빈스(David Rovins)는 그들의 저서인 ‘세대를 가로지르는 반역의 정신, Cool(원제: Cool Rules)’에서 쿨은 일탈과 반항의 코드였음을 시사하고 있다. 예컨대, 포르셰를 타고 고속도로를 질주하다 사망한 영원한 반항아 제임스 딘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적인 관점에서 다시금 생각해보면 쿨은 과거와 같이 다소 무겁고 어두운 것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 싶다. 신세대들이 듣고 싶어하고 말하기를 좋아하는 쿨은 합리적 사고를 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상에 찌들지 않은 생기발랄함 그 자체인 것이다. 예컨대, 일과 후 직장 동료와 맥주잔을 기울이는 한 신입 사원이 갑자기 뛰어나와 색스폰을 연주하는 모습에 매료되는 동료들의 모습을 클로우즈 업하는 한 맥주 광고의 분위기에서 느낄 수 있다.
쿨(Cool)한 소비자는 누구인가?
새로운 감성코드로 자리잡고 있는 쿨을 선호하는 쿨(cool)한 소비자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뻔한 틀은 거부한다. 이제 더 이상 진부하고 새롭지 않은 상품과 서비스는 쿨한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할 수 없다. 기존의 틀을 깨는 과감한 시도가 소비자에게 어필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 모 신용카드 업체는 자사가 출시한 미니 카드의 특성을 한눈에 보여주기 위해 여성의 상징물인 미니스커트를 남성에게 입히는 광고로써 깊은 인상을 주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둘째, 세련되고 심플함에 매료된다. 쿨한 소비자의 취향은 세련되고 심플함에 있으며 남보다 뒤지지 않기 위해 유행에 민감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사실 신세대들에게 있어 쿨은 말로써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는 개념이다. ‘멋지다’ ‘좋다’라는 언어적인 표현방식과 깔끔함을 원하는 인간관계는 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와 제품 디자인, 광고 등에서 엿볼 수 있다. 얼마 전 금강기획사가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신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광고 스타일은 세련되고, 심플함에 있으며 회색, 청색, 은색 등을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셋째, 자신과 어울리는 새로운 소비에 적극적이다. 쿨한 소비자는 남들보다 새로운 제품에 대한 정보에 민감하며 자신의 색깔에 부합하는 제품 소비에 매니아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최근 인테리어 용품, 문구, 액세서리 등과 같은 상품을 판매하는 스타일 선물숍인 1300K는 독특한 디자인,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으로 많은 신세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왜, 쿨(Cool)로 통(通)해야 하는가?
기업이 쿨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강력한 소비세대로 부상한 신세대들이 지향하는 모습이 쿨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세대들에게 자신의 취향과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브랜드는 더 이상 어필하지 못한다. 신세대는 자신과 브랜드와의 관계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많다. 폴로 티셔츠, MCM 가방은 이제 더 이상 자신이 입는 옷, 메는 가방만이 아니라 또 다른 자신을 대변해 주는 상징물인 것이다.
비즈니스 위크(Business week)지는 최신호(12월 15일)에서 ‘사라져가는 리바이스로부터 얻는 교훈(Lessons From A Faded Levi Strauss)’이라는 기사를 소개하였다. 리바이스가 급격한 수익성 악화로 세계 곳곳의 공장 폐쇄 및 인력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때 세계적인 진(jean)의 대명사인 리바이스가 몰락한 브랜드로 얘기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즈니스 위크지가 진단한 결과는 먼저, 미국 청바지 시장의 양극화가 지속되는 가운데에서도 여전히 제이시 페니(J.C.Penny) 등과 같은 중가 시장의 유통망만을 고집한 리바이스의 경영 방침에 있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디젤(Diesel)등과 같은 경쟁 브랜드의 선전이 큰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큰 이유는 리바이스가 더 이상 젊은 세대들에게 쿨(cool)함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였다. 1990년대부터 청바지 업계에 등장한 패션 진과, 랩 문화와 더불어 유행한 헐렁한 스타일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모델만을 고집하였으며,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는 독특한 감성을 주지 않은 탓이다. 리바이스 진이 아무리 진의 대명사일지언정 젊은 세대들에게는 ‘아버지가 입는 구세대 청바지’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 입장에서 쿨(cool)을 선호하는 신세대 소비자들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마케팅의 기본적인 원리를 고려하여 이를 알아보기로 하자.
기발한 발상으로 감성적 가치를 제공하라
신세대 소비자가 원하는 쿨(cool)한 상품은 기존의 것과는 다른 새로운 컨셉트를 가진 독특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 상품은 타겟 집단인 또래 문화를 반영하고 브랜드를 매개로 한 심리적인 유대관계를 맺는 판촉 및 유통 활동 등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이제 소비자는 구체적인 상품을 사기보다는 테마나 메시지, 상징과 컬트, 체험 등과 같은 추상적인 가치를 구매하고자 한다.
미국 음료시장에서 독특한 마케팅 기법으로 성공한 존스소다(Jones Soda)의 사례를 보자. 1996년에 피터 반 스포크(Peter Ban Spoke)가 설립한 존스소다는 미국 신세대의 문화 및 특성을 가장 잘 이해하여 성공한 회사로 꼽히고 있다. 존스소다가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단순히 과일주스의 맛 때문만은 아니다. 인터넷을 통해 음료수를 팔게 되면서 신세대의 사진이나 글을 음료수 병에 붙여주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그들을 유혹했기 때문이다. 나만의 음료수를 만들고자 하는 신세대는 자신이 원하는 음료수를 선택한 후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자신, 친구, 애견, 풍경 등 다양한 사진을 회사에 보내게 되는 과정에서 상당한 호기심과 기대를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존스소다는 오프라인 판매에 있어서는 타겟 소비자가 가장 많이 밀집하는 서핑보드, 스노보드, 스케이트보드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으며, 회사로 격려 편지를 보내주는 소비자에게 CEO가 직접 전화를 걸어 감사의 표시를 하는 세심한 배려도 놓치지 않고 있다.
브랜드 재활성화(Revitalization)에 주력하라
자사 브랜드가 비교적 시장에서 성공적이었고 장수 브랜드이라 할지라도 변화하는 젊은 세대의 감각을 적기에 파악하고 이를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하지 못하면 쿨(cool)함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40년이 넘었으나 지금도 매 초당 3개의 인형이 팔린다는 바비인형의 경우, 시대별로 어린 소녀들이 좋아할 만한 트렌드를 적절히 반영하여 수없이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흑인인형, 다양한 몸매, 한복을 입은 한국인형 등 소비자의 변화무쌍한 기호에 발맞추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바비인형의 디자이너들은 IT제품의 디자인 트렌드를 참고하기 위해 전자업체 디자인 연구소와의 협력 관계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기업이 브랜드 이미지의 노후화를 사전에 방지하거나 회복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재활성화를 고려해야 한다. 브랜드 재활성화(revitalization)는 소비자 기호의 변화, 기술의 발달 등과 같은 시장의 변화에 따라 자사의 브랜드 자산이 약화된 경우, 새롭게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방법이다. 특히 브랜드 네임과 슬로건, 로고, 디자인 등을 변경시키는 브랜드 리뉴얼(Brand Renewal) 전략은 소비자도 쉽게 기업 광고나 제품 디자인 등의 변화를 통해 알 수 있는 방안이기에 빈번히 활용되고 있다.
최근 맥도널드(McDonald’s)는 쿨(cool)한 이미지로 탈바꿈하고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비만의 원인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피하고, 기존의 가족이나 어린이를 위주로 한 즐거운 공간에서 벗어나 활기찬 젊은 세대에게로 어필하고자, 미국에서 쿨(cool)함을 대변하는 힙합을 활용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화제를 모았었다. 창사이래 처음으로 전세계 118개국에서 새로운 슬로건을 말하는 ‘I’m loving it’ 동시 광고는 미국 젊은이의 우상인 힙합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의 노래로 이어지고 있으며, 한국과 같은 일부 국가의 경우 국내 힙합 가수를 활용한 CF를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의 숨겨진 니즈를 발굴하라
기업은 신세대 소비자의 숨겨진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활용하는 마케팅 조사 방법은 기본적으로 정량조사와 정성조사가 있다. 하지만 서베이 리서치 등과 같은 정량조사는 소비자의 복잡한 심리 및 가치를 파악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소비자의 감성과 체험이 중요시 되면서 정성적 조사의 필요성이 더해가고 있다. 소비자 조사 방법론의 권위자인 하버드 경영대 잘트먼(Zaltman) 교수는 인간의 사고는 95%가 무의식 중에 일어나며 나머지 5% 조차도 언어로써 표현할 수 없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따라서 기업은 표적집단 면접법(FGI), 래더링(Laddering) 테스트, 참여관찰법 등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과의 심층적인 인터뷰와 관찰은 그들 스스로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니즈를 상품으로 구체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유니레버(Unilever)의 젊은 남성을 대상으로 한 정성조사 방식을 통한 신제품 개발 성공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니레버가 타겟 고객으로 삼은 소비자 그룹은 쿨(cool)한 감성과 외모를 중시하는 메트로 섹슈얼(Metrosexual)족이었다. 메트로 섹슈얼족은 대도시에 거주하면서 외모관리를 위해 화장품을 항상 사용하고 여성처럼 쇼핑을 즐기는 젊은 남성을 의미한다. 메트로 섹슈얼족은 최근 이코노미스트(Economist)지가 소개할 정도로 급부상하고 있는 쿨(cool)한 세대이다. 유니레버는 메트로 섹슈얼족을 대변할 수 있는 젊은 남성과의 래더링(Laddering) 테스트를 통해, 과거 여성 전용으로만 여겨졌던 몸에 뿌리는 바디용 향수인 ‘엑스(Axe)’를 출시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다.
최근 국내 한 결혼정보 회사의 설문결과에 의하면 미혼 남성의 57%가 외모 관리를 위해 한달 월급을 투자할 의향이 있으며, 60%는 외모가 사회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하였다고 한다. 최근 꽃미남을 선호하는 사회 현상과 더불어 나타난 젊은 남성 소비자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의 발 빠르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무한한 가능성, 다양한 문화 현상을 주시하라
신세대 소비자는 각종 온라인 동호회, 친구 모임 등 다양한 문화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 최근 들어 이러한 문화 집단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그들의 행동 스타일이나 영향력이 예전에 비해 커지고 있다. 예컨대, 인터넷 ‘얼짱(얼굴이 잘생겼다)’의 경우 연예 기획사의 적극적인 캐스팅 대상이 되고 있으며, 모 전자업체는 얼굴을 예쁘게 찍을 수 있도록 디자인한 ‘얼짱폰’을 출시하였다. 또한 디지털 카메라 업체는 카메라 동호회의 의견을 듣고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얼마 전 미국 나이키(Nike)의 마케터들이 새로운 신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거리에 나가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 있다. 기업은 다양한 문화 집단의 변화된 모습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요즘 부상하는 문화 현상이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지, 아니면 단순한 일시적 유행인 패드(fad)에 그칠 것인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근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고 하지만, 국내에서는 단지 소수의 놀이 문화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플래시 몹(Flash Mob= 여럿이 동시에 한가지 행동을 취하며 주위를 놀라게 하는 놀이)’의 경우를 보자. 지금은 몇몇 인터넷 게임 업체가 자사의 게임을 홍보하기 위한 이벤트 행사 정도로 네티즌의 플래시 몹을 활용하고 있으나, 향후 이와 유사한 놀이 문화가 단순한 패드에 그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의 경우 힙합을 시작한 집단은 분명 일부 소수 계층이었지만, 타미 힐피거(Tommy Hilfiger)와 같은 의류 디자이너의 인사이트(insight)를 통해 힙합을 상품화하여 패션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얻은 사례가 있다. 이제는 비즈니스 위크(Business week)지가 ‘미국에서 힙합이 강력한 산업의 코드로 부상하고 있고, 물건을 팔고 싶으면 래퍼들과 계약하라’는 보도를 할 정도로 힙합이 보편화 되었고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신세대들이 얘기하는 쿨(cool)은 말로써 설명하기에는 어렵지만 느낌으로 분명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느낌이 좋고, 신선하며, 세련됨이 가슴에 와 닿는 것이다. 이제 소비자 문화와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 독특한 감성적 가치를 주지 않는 브랜드는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쿨~하면 느껴지는 어감처럼 독특한 아이디어와 차별화 된 제품으로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마케터 스스로가 먼저 쿨(cool)한지 반문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마케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상기법 (0) | 2007.10.20 |
---|---|
탐색 조사 설계 : 2차 자료 (0) | 2007.10.20 |
정량적 방법과 정성적 방법 (0) | 2007.10.18 |
[스크랩] 마케팅 (0) | 2007.09.15 |
[스크랩] 4p 에서 5c 로 (0) | 2007.0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