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경기 침체를 활용하는 일본 중소기업

forever1 2009. 3. 9. 07:51

경기침체를 활용하는 일본 중소기업

 

 

거품 붕괴 후 ‘잃어버린 10년’을 감내하며 경쟁력을 키워 2002년부터 회복국면을 누렸던 일본 기업들이 최근 다시 고통의 시간 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도쿄상공리서치센터가 발표한 2008년 전국 기업 도산 현황을 보면 부채 부담 1천만 엔 이상의 도산은 전년 대비 11.0% 늘어난 1만 5천646건으로 5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테이코쿠데이터뱅크의 발표 내용을 봐도 지난해 1만 2천681개(전년 대비 15.7% 증가)의 일본 기업이 도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해 12월 도쿄, 오사카의 3백개 중소기업 경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체의 42.9%가 2011년 이후에나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의 경영자는 부당한 단가 인하 압력 및 납기 단축 요구 등을 받고 있으며, 경기 회복에 최소 일 년이 걸릴 것으로 각오하고 있었다.(우리나라의 경우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2월 전국 5백 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0년 중에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응답이 40.1%로 가장 많았다.)

 

이런 경기침체의 소용돌이 속에서 중소기업이 자신의 과제나 약점을 찾아내 개선의 좋은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오사카부 카이즈카(貝塚) 시에서 바이트 등 공작기계용 공구를 생산하고 있는 산와(三和)제작소는 생산라인 분업화로 납기 단축과 원가 절감에 성공한 사례다. 공정을 주조, 열처리, 연마 등으로 분업화하고 라인 배치를 변경하는 한편 재고를 개별 관리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종전에는 공정별 작업시간이 달라 공정간 재고가 자주 쌓였으나 라인을 바꾸면서 약 33%(7천만 엔)의 재고 비용이 절감됐다.

 

이시카와현 가나자와(金澤)시에 위치한 도장공사업체 에스에스는 건설 시장이 침체되자 신규 공사에 의존하던 사업구조를 내장 공사의 복원 및 보수 쪽으로 바꾸고 있다. 10년 전 미국에서 도입했던 건물의 나뭇결, 대리석 모양 등을 복원시키는 기술을 앞세워 지난해부터 여관, 호텔 등의 공사를 수주하고 있다. 여행객 감소로 대형 투자를 할 여유는 없으나 시설을 깨끗이 유지하고 싶은 이들 업소의 수요를 공략한 것이다.

 

사이타마시에 위치한 베어링 생산업체인 포라이토는 지난해 가을, 호황기에 소홀했던 거래 기업들을 초청해 공장을 견학시켰다. 이 회사는 휴대전화의 진동모터용 베어링 세계 1위 업체지만 일본 기업임을 모르는 거래처가 있을 정도로 지명도가 낮았다. 주문 감소로 공장 운영에 여유가 생기자 고객을 초청해 경영전략을 평가받고 안정된 거래관계를 구축하는 계기로 삼은 것이다.

 

도쿄 소재 특수장치 개발업체인 산신(三信)정기는 ‘불황은 사람을 교육시키는 좋은 기회’라는 신념 아래 거래처의 경영 후계자 육성 지원에 전력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한 신규 수주 획득 프로젝트에 두 명의 후계자를 참가시켜 중소기업 경영의 노하우를 가르치고 있다. 이런 지원이 결과적으로 자사의 사업 전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해 내년 이후에도 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