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브랜드 성공조건>1.프롤로그
브랜드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다루는 인터브랜드사와 비즈니스 위크지가 발표한 “2003년 세계 100대 브랜드 조사 평가”에 따르면 1위인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는 705억 달러였으며, 마이크로소프트사가 650억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미국의 기업들은 기업의 자산을 유형과 무형 그리고 브랜드로 3분해 평가하고 있는 데 각각 36%, 26%, 38%로 브랜드의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강력한 브랜드는 높은 시장 점유율과 기대수입을 예상케 하기 때문에 글로벌 경영에 기치를 내 건 국내외 모든 기업들이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2004년 초 농림부는 축산물 브랜드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우수 브랜드 인증제도를 도입해 차별적인 자금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축협 경제사업 활성화 자금 지원을 브랜드사업으로 대체할 뜻을 표하고 축산물 브랜드사업을 ??축산정책의 축??으로 삼는다고 강조했다.
농림부가 축산물 브랜드화에 정책의 방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기업들의 그것과 차이는 있지만 그 기업들이 지향하는 바를 축산물 생산에 도입하겠다는 취지에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브랜드 중심의 축산정책은 이전까지 생산자위주의 정책이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는 발상의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축산업계의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생산에서 소비까지의 순차적인 흐름을 소비자의 기호에서 시작하는 역순(逆順)의 발상으로 전개함으로써 1차산업의 축산업을 2·3차산업으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정당한 대우를 원한다
기존에는 각종 악성 가축질병이 발생하면 축산업계가 막대한 피해를 입고, 고통분담의 차원이라는 명분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국내산 축산물을 소비해 달라는 호소만으로도 축산물의 가격이 지지되었다.
우리 것이 우리 몸에 좋다거나 향수를 자극하는 등의 호소는 소비자들의 감정을 움직여 외국산 축산물을 구입하면 마치 비애국자인냥 매도되는 분위기를 자아내 수급조절 기능에 큰 역할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호의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양축가들은 이전의 생산방식에 변화를 꾀하지 않고 오히려 호의를 악용하는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은 일종의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왜 우리가 믿을 수 없는 국내산 축산물을 소비해야 하며, 소비자를 우롱하는 양축가들을 도와주어야 하는가”라는 소비자의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국내산 축산물에 대한 소비기피 현상이 두드려졌다.
2003년 하반기 미국에서의 광우병 발생과 조류인플루엔자 그리고 돼지콜레라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소비가 급격하게 냉각돼 1차적으로 외식산업이 타격을 받았고 그 후폭풍으로 양축가들은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강광파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상임이사는 그 당시 분위기를 “소비자들은 기존의 브랜드 축산물에 속지 않는다”며 한마디로 요약했다.
품질 고급화를 위해 뼈를 깎는 아픔을 겪지도 않고 소비자들의 정에 호소하는 것은 일종의 사기라는 것이다. 믿고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서 구입한 축산물의 품질이 저가의 축산물과 차별성이 없다면 누가 더 이상 구입하려고 하겠느냐는 것이다.
▲축산물 브랜드는 반드시 성공돼야 한다
최근 환경 오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경부가 대폭 강화하고 있는 환경정책이 축산업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양축가들은 일련의 친환경 축산정책이 양축가들을 모두 죽이는 짓이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이는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축산업 등록제, 각 작업장의 HACCP제, 품질인증제, 생산이력추적시스템 등 일련의 축산정책들은 모두 “안전과 위생”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구매조건을 충족시키는 것들이다.
DDA협상이나 FTA 등과 같은 국제 교역 협상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축산물을 둘러싼 환경도 지역을 넘어선 무한경쟁체제로 돌입했다. 더 이상 국내산이라는 사실만으로 소비를 호소할 수 없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안전과 위생을 기준으로 한 축산물 브랜드화는 시급한 과제이다. 실추된 신뢰를 다시금 쌓아 이탈된 소비자들을 유인하려면 그에 합당한 조건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산업이 “소비자가 왕”이라며 소비자 유치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데 유독 농축산업에서만 말에 그쳤을 뿐 생산자가 왕이었다. 자기 방식으로 무조건 축산물을 생산하고 과잉이 되면 타 지역의 질병이나 자연재해를 바라는 이기주의가 팽배했던 곳이 바로 기존의 1차산업이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
농림부는 지난 한해동안 축산물 브랜드사업에 대해 많은 설명회를 개최했을 뿐만 아니라 홍보물도 제작 배포했다. 이는 700여 개가 난립돼 있는 기존의 브랜드축산물이 대부분 이름뿐인 것이며 최근의 정책이 이를 재구축하는 차원에서 시도되고 있고, 잘못 이해되고 있는 브랜드의 개념을 정립하는 차원에서 시도된 것이다.
향후 브랜드 축산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생산단계에서부터 안전과 위생이 보장돼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질병 청정화와 확보된 위생을 기본으로 전제하고 각 단계별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생산된 축산물이 제 때 항상 일정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정시(定時)와 정량(定量)의 원칙”을 지킬 수 있을 때만이 브랜드 축산물이라고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때 비로소 소비자들로부터 축산물을 하나의 상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브랜드축산물의 맛이 항상 똑같을 때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진다.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지면 소비자들은 브랜드만으로도 그 축산물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양축가들은 축산물 브랜드사업을 마치 지원사업으로 오인하고 있다. 농림부가 브랜드사업에 올인하는 경향을 보이자 참여하는 조건으로 축사 구조부터 운영자금까지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지원해 주길 바라고 있다.
이는 농림부가 설명회 등에서 양축가들의 참여의식을 높이기 위해 지원부분을 앞에 내세우는 우를 범했기 때문이지만 안전과 위생을 전제로 한 축산물 브랜드사업은 시대적 흐름이고 시급해 해결돼야 할 과제이다.
이 사업에 참여하고 안하고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소비자의 의식이 객관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자신의 축산물이 이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 생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 앞서가는 양축가들은 이미 자신들의 축산물을 상품화함으로써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현재 축산물 가격이 좋아 안일한 생각으로 축산물 브랜드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면 차후에는 축산업에서 물러나야 하던가 악조건으로 참여하게 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축산물브랜드 성공조건>2.육성정책
글로벌화된 축산시장에서 국내 축산업이 당장의 생존을 뛰어넘어 영속하기 위한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은 브랜드 사업이다.
정부가 전략적 축으로 지난해부터 2013년까지 한우 사육마리수의 50%, 돼지는 70%까지 브랜드화를 목표로 정책을 펼치는 것도 이때문이다.
국내 축산업 관련 전문가들도 무한 경쟁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으로 브랜드를 통한 경쟁우위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한 자료에 따르면 1957년 미국 S&P지수의 500대 기업중 1997년 생존한 회사가 74개사에 불과했고 이 가운데 단 12개 회사만이 이 기간동안 바람직한 경영성과를 창출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생존 및 성장한 이유는 브랜드자산을 꾸준히 관리해 왔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축산업계도 이미 10여년 전부터 무한경쟁 시대 대응책으로 선도농가그룹 중심의 자발적 브랜드사업이 시작됐다. 뿐만 아니라 2003년 12월말 현재 한우브랜드 177개업체(상표등록 138개업체), 돈육브랜드 242개업체(151개), 계육브랜드 52개업체(37), 계란브랜드 181개업체(80)에 이를 정도록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축산물 브랜드가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는데 반해 정작 소비자가 지각하는 강력한 브랜드는 그렇게 많지 않다. 이는 진정한 브랜드로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와 브랜드 자산관리 부재의 결과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사안 제시하는 경영체만 지원
농림부는 2013년까지 농업·농촌분야 투자 119조원중 8조2600억원을 축산분야에 투자한다. 특히 축산부문 투자액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우수축산물브랜드 육성이다. 정부는 이 부문에 축산분야 투자액의 34.7%인 2조8622억원을 들여 품질과 위생·안전성 등이 확보된 우수브랜드를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또한 성공적인 정책추진을 위해 예산을 이월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장기 목표가 분명하고 계획수립 단계부터 백화점 등 유통업체와의 판로 확보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경영체만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축산물 브랜드 육성부문으로 편성된 정책자금 900억원과 무이자 인센티브 자금 122억원중 685억원과 120억원만을 각각 집행했다.
실제로도 선택과 집중에 의거 준비된 경영체와 사업성공 가능성을 엄격히 심사해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는 축산물 브랜드 육성을 위한 정책자금으로 932억원과 무이자 인센티브 자금 300억원이 편성됐다.
▲정책사업 지원 대상 선정시 전문경영인 영입 중요시
정부의 정책사업 지원 대상자 선정은 우선 브랜드의 개념정립과 고품질의 균일성, 위생·안전성, 규모화를 위한 회원농가 및 밑소관리, 정상적인 브랜드 추진을 위한 장기간에 필요한 자금조달 능력 등이 구비됐는지를 검토한다.
또한 유통·마케팅·이미지홍보 등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판매전략이 마련돼 있는지, 현 축산업 구조변화에 편승해 수동적인 자세로 브랜드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는 않는지도 고려한다. 아울러 조합의 경우 별도법인의 설립 및 전문경영인 영입 등을 통한 전문경영체제를 도입하고 있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해 사업준비성이 높은 경영체를 발굴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산지농가를 조직화하지 않고 도축·가공한 축산물에 브랜드를 부착, 판매하는 경영체의 브랜드는 유통브랜드로서 자금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전문 컨설팅비용 개소당 70% 보조
올해는 민간 브랜드컨설팅 전문업체 육성 및 컨설팅 지원도 확대된다. 정부는 올초 브랜드 전문 컨설팅업체 지정기준을 제시하고 10개소를 대상으로 집중 컨설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개소당 1억원이내 50%정부보조 20%지방비, 30%자부담으로 지원된다.
농가 등이 활용할 수 있는 브랜드 경영지침서도 이번달에 발간 보급되고 3월에는 브랜드 경영 및 관리 자가진단프로그램도 개발·보급된다.
농림부는 이를 통해 경영자료를 자가 입력하고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개선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브랜드 축산물의 위생수준 제고와 함께 판로확대 지원도 지난해에 이어 계속된다.
농림부는 소비자단체 주도의 도축장 HACCP운영실태 평가제 도입을 통해 상위권, 중위권에 대해서는 차등 금리로 자금을 지원하고 하위권은 지원에서 배제할 계획이다. 우수 브랜드 인증시 HACCP인증 가공장 이용여부도 중점평가할 방침이다.
농림부는 판로개척을 위한 브랜드경영체와 대형유통업체 정례협의회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유통업체 바이어초청에 이어 10월에는 유통업체 임원초청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장기계획 거래 등 브랜드육 판매 우수 유통업체에 대해서는 정부 시상도 실시하고 농협 및 농협유통에 생산자브랜드 축산물 판매도 강화하고 있다.
올 1월에는 국내 최초로 우수 축산물브랜드 인증 경영체도 탄생된다. 농림부는 이를 위해 지난해 7월 소시모 주관으로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축산물 브랜드 인증위원회'를 설치, 현재 이 인증을 받기 위해 신청한 한우 브랜드 경영체 22개, 돼지 34개 업체가 2차례의 현장 실사를 받고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우수 브랜드에 대한 홍보도 강화
농림부는 소비자에게 우수브랜드에 대한 객관적 정보제공, 참여업체간 정보교류, 인증관련 업무 소개 등 브랜드에 대한 총체적 정보를 제공할 축산물브랜드 종합정보서비스 홈페이지도 구축했다.
홈페이지에는 소비자가 지역별 우수 축산물브랜드의 제품 특징과 판매정보를 확인한 후 구매를 원할 경우 해당 브랜드경영체의 홈페이지에 자동적으로 링크되도록 검색 기능이 강화돼 있다.
홈페이지에는 브랜드경영체를 위한 새로운 지식정보도 제공되고 브랜드경영체간 애로사항과 성공사례를 공유할 수 있도록 토론마당도 마련돼 있다.
농림부는 우수 브랜드에 대한 홍보 및 판로개척을 위해 축산물브랜드 경진대회 및 전시회도 매년 개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국무총리상 1점을 추가로 신설해 브랜드 경영체들의 참여를 고취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우수 브랜드를 중심으로 쇠고기 생산이력추적시스템을 지난해 10월 시범도입, 오는 2월부터는 소비자들도 인터넷 검색을 통해 구입 쇠고기의 생산이력을 추적할 수 있게 된다.
이상철 농림부 사무관은 “축산물브랜드 사업은 위생·친환경·고품질 등 축산정책의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축산업 등록제, 친환경 축산직불제 등 정책사업에 브랜드경영체의 선도적 역할 강화를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석희진 농림부 축산물위생과장
“올해는 브랜드경영체의 시장지향성 및 축산농가의 체질강화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축산정책의 전략적 축인 축산물브랜드 육성의 선봉장을 맡고 있는 석희진 농림부 축산물위생과장은 “올해는 기존사업외에도 신규사업으로 브랜드사업 정책지원 대상자중 경영 및 재무구조 개선, 사업전략 및 마케팅 능력제고 등에 필요한 브랜드 컨설팅 지원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와 함께 “정책지원 대상 브랜드경영체중 소매단계 생산자브랜드명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영체의 부분육 유통에 소요되는 포장재 비용 일부를 지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석 과장은 또 “전국적 기반을 갖고 있는 LPC, 유통업체 등 전문화된 기업이 산지농가를 조직화·계열화해 브랜드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여건도 조성해 나갈 것”이라며 “브랜드사업에 참여하는 회원농가가 실질적으로 소득개선이 되도록 사업추진방식을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외된 소규모 또는 영세농에 대해서도 브랜드사업 주체가 각별히 관리해 나가도록 지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현재 정부가 너무 많은 브랜드를 육성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석 과장은 “지난해 28개 브랜드경영체에 정책자금을 지원하다 보니 이런 오해를 낳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브랜드육성정책 도입은 규모화된 브랜드가 소수이고 현상태로 방치할 경우 소비자로 부터 국내 브랜드 축산물이 불신을 받게 될지 모른다는 현실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며 “브랜드정책사업이 정착돼 가면 지역기반을 둔 전국형 브랜드가 발전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석 과장은 이와 함께 “축산물브랜드육성추진계획 수립 목적중 하나가 브랜드 요건을 갖춘 경영체를 적극 육성함으로써 소비자에게 혼란을 초래하는 부실 브랜드를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사라지도록 유도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이를 위해 정책사업 대상 경영체 선정시 지원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백화점·할인점 등에서의 우수 브랜드 축산물 판매를 적극 유도해 우수 브랜드가 정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를 통해 그동안 명목만 유지하던 브랜드는 서서히 정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석 과장은 이달중에 선정·공표될 우수브랜드 인증경영체에 대해서는 인증주체가 어디가 되던 인증브랜드를 사후관리해 나가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 사후관리 대신 인증을 매년 실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전년도 인증브랜드도 다시 인증절차를 밟게 돼 자연스럽게 인증 경영체도 브랜드관리를 착실히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인증브랜드에 한해 연간 계약형태로 농협, 농협유통, 민간유통업체의 적극적인 판매를 정부차원에서 요청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세계 축산물 시장의 단일화는 축산물의 품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특히 1990년대 광우병, 돼지콜레라 등의 가축질병 출몰로 축산물의 안전성이 보다 강조되면서 세계 각국은 자국 축산물의 이미지 개선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가운데 축산물의 브랜드화는 축산물 이미지 개선의 중심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국의 축산물 브랜드화는 수출국과 수입국의 입장에 따라 차이를 보일 뿐 자국 축산물의 우수성을 알리는 방안으로 브랜드화를 시도하고 있다.
국내 수입 축산물 시장도 각국의 다양한 브랜드화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축산물 수출국들은 미국육류수출협회, 호주축산공사 등의 단체를 통한 공동 마케팅을 펼쳐 왔다. 그러나 세계적인 메이저 회사들이 자체 브랜드를 속속 선보이면서 시장 선점 공략에 나서고 있다.
▲ 세계적인 육류회사 자체 브랜드 부착
세계 육류 시장의 선두자리 복귀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미국은 1970년대 슈퍼마켓용 닭고기 부분육에 상표를 부착하면서 브랜드 개념이 도입됐다. 돼지고기는 1990년대부터 브랜드가 나타났다. 쇠고기 브랜드는 2000년대 들어 성장가능성이 큰 영역으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육류 가공 및 유통업계와 슈퍼마켓 체인점들이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축산물 브랜드육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는 생산단계의 특징보다는 판매단계에서의 상표개념 브랜드화로 볼 수 있다. 실제 세계적인 육류회사인 타이슨(Tyson), IBP, 엑셀(Excel), 스미스(Smithfield), 골드 키스트(Gold Kist), 팜랜드(Farmland), 콘아그라(Conagra)사 등이 자체 브랜드를 부착하고 있다.
다만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에서 이들 육류회사의 브랜드를 찾기 어려웠다. 초이스급, 프리미엄급 등 품질 등급만으로 분류돼 판매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우병 파동이전 수입쇠고기 시장을 선점해온 미국의 판매 전략에 다소 변화를 보였다.
한우의 브랜드화에 맞서 수입 쇠고기도 고급 브랜드가 선보이기 시작했다.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 수입 쇠고기 브랜드육으로는 엑셀사의 `스티링 실버(Sterling Silver)''를 꼽을 수 있다. 2003년 1월에 선보였던 이 브랜드육은 미국 쇠고기 가운데서도 상위 12%에 안에 드는 최고급 냉장육(프리미엄급)으로 홈플러스를 통해 공급되기도 했다.
엑셀사는 반짝이는 은 식기를 뜻하는 브랜드육 스티링 실버를 국내에 선보이면서 “품질이 균일해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 구매하든 맛이 일정한 것이 장점”이라고 밝힌바 있다.
광우병 파동 직전인 2003년말에는 IBP사가 최고급 냉장 브랜드육인 `체어맨스리지브’를 선보였다. 이 브랜드육은 롯데백화점에서 특별요리 시연회, 미국 여행권 등 경품 이벤트를 마련하고 야심차게 선보였으나 광우병 파동으로 출시 1주일 만에 판매 중단됐다.
▲ 미 농무성에서 쇠고기 품질증명
이 같은 미국의 브랜드육은 단순히 육류회사들이 자체 상표를 부착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국내 선보였던 제품만 보더라도 미국 농무성(USDA)에서 품질 보증한 최상품의 프리미엄급이기 때문이다.
미 농무성은 2003년부터 쇠고기 품질증명 프로그램(Mark of Quality)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맛과 품질을 보증하는 일종의 브랜드 개념의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생산에서 식탁까지의 최상의 관리기술을 포함하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상품의 자격도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이 자격에 따르면 관능검사 결과자료 첨부, 생산자 연락처 표기, HACCP 프로그램이 허용된 시설에서 생산 등 수십가지에 이르고 있다.
▲ 호주청정우 국내 수입쇠고기시장 선점
광우병 파동으로 쇠고기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한 호주도 미국과 같이 메이저 육류회사가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는 호주축산공사를 통해 냉장쇠고기는 지방함량 정도, 육색, 지방색, 도축시 월령 및 사료 종류에 따라 4종류의 품질등급으로만 분류해 왔다.
특히 곡물비육에는 오스트레일리안 프라임, 오스트레일리안 초이스, 오스트레일리안 셀렉트의 명칭을 붙이고 초지비육으로는 오스트레일리안 프리미엄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2002년 1월부터는 한우 브랜드화에 대응해 `호주청정우''라는 이름과 `크린&세이프''라는 마크를 붙여 호주축산공사를 통해 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다만 롯데마트가 중간무역업체인 (주)인터링크시스템과 제휴해 호주 최대육류생산업체의 하나인 프리모그룹으로부터 호주 브랜드육 `프리모''를 시판했다. 프리모는 호주 쇠고기부문 1위 브랜드로 250만평에 달하는 농장에서 방목과 곡물로 비육된 고급육이다.
호주축산공사의 공식 로고이면서 브랜드인 `호주청정우'' 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이후 빠르게 정착했다. 전국 400여개 대형 유통점의 식육매장을 비롯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T·G·I프라이데이스, 베니건스 등 150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사용되고 있다.
호주청정우라는 브랜드와 함께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입맛을 겨냥한 요리별 브랜드를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찜 갈비용인 시드니 갈비, 구이용인 시드니 불고기, 바비큐용 시드니 불갈비 등이 판매되고 있다.
▲ 일본 화우 전국브랜드와 지역브랜드 공존
축산물 브랜드화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끈 나라로 일본이 꼽힌다. 특히 수입쇠고기에 대응한 화우의 브랜드화는 일본내에서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 각광받을 만큼 쇠고기를 명품화시켰다는 점에서 한우 브랜드화의 모델이 되고 있다.
일본식육소비종합센터가 조사한 일본의 축산물 브랜드는 500여개에 달하고 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가 각각 150여개, 닭고기와 계란 200여개 등이다.
브랜드명도 주산지별로 지역명칭을 붙인 점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쇠고기는 화우, 돼지고기는 재래종을 이용한 흑돈, 닭고기도 토종인 지계, 계란은 기능성 첨가제 급여란 브랜드가 주류를 이룬다. 쇠고기브랜드 중 화우 브랜드가 고급브랜드라면 홀스타인과 앵거스나 그 교잡종에 의한 다수의 중저가 육우 브랜드도 공존하고 있다.
이 가운데 화우 브랜드 사업은 채산성 확보와 고급육의 집단적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현단위의 일관성 있는 브랜드화를 추진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개별단위가 아닌 현단위 브랜드화를 추진함으로써 과감한 대형홍보를 통한 브랜드화의 조기정착을 유도하고 비용절감 효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또 식육도매회사, 육가공회사, 체인스토어 등 기업들이 비육농장을 운영하면서 독자적인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 화우 브랜드의 가장 큰 특징은 특화되고 균일화된 품질 생산을 위해 국가 체계에서 선발되는 종모우를 활용하고 있는 점이다. 또 15∼20개의 현에서는 별도의 보증 종모우 선발 체계를 거치는 등 지역적 특성을 감안한 `지역 특화 종모우’를 선발하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화우 브랜드로는 `고베'', `마스자카'', `오미비프'' 등 3개 브랜드가 꼽힌다. 이들 브랜드 모두는 효고현에서 생산된 다지마소(牛)를 비육 밑소로 활용하고 있다. 다지마소는 일본 화우의 브랜드화와에 선구적 역할을 담당했으며 지금까지 비육 밑소로 확고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브랜드 사업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생산자단체를 비롯 소비자단체와 식육사업조합, 운송회사, 지자체 등이 공동으로 `유통추진협의회''를 구성해 생산에서부터 유통까지를 감시, 책임지고 있다. 실제 `고베육''은 생산, 도축, 판매단계별로 추적이 가능하고 각 단계별로 협의회 점검으로 품질보증이 이뤄지고 있다. 또 고베육에는 출하자, 비육우등록번호, 취급운수회사 등을 표시하는 이력제를 통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했다.
▲ 가고시마 흑돈 철저한 인증제도로 승부
일본의 돼지고기 브랜드로는 `가고시마 흑돈''이 최고 브랜드로 꼽히고 있다. 가고시마 흑돈은 질보다 양이 중시되던 고도성장기에 대형종인 백돈에 밀려 일본 시장에서 사라지는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보다 질이 우선되면서 1990년대 들어 최고의 돼지고기 브랜드로 거듭나게 됐다.
가고시마 흑돈의 유통은 동경도매시장에 일부 생체로 출하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가고시마현내에 도축·가공돼 부분육 상태로 전국에 유통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품질기준에 합격한 흑돈만 유통되고 20% 정도에 해당되는 불합격 흑돈은 일반 돈육으로 유통된다.
가고시마 흑돈의 인증제도는 가짜 브랜드의 등장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가고시마현과 흑돈생산자협의회가 공동으로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브랜드산지를 지정하고 흑돈증명증 회수, 지정판매점 운영 등이 특징이다. 계열주체는 산지지정 자격을 유지키 위해 흑돈증명서의 80% 이상을 소매점으로부터 회수해야 하고 지정판매점도 자격유지를 위해 증명서의 95% 이상을 반환토록 하고 있다.
일본의 닭고기와 계란 브랜드는 특정성분을 사료에 첨가한 브랜드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 닭고기 브랜드의 경우 일반 브로일라 계통은 배제하고 있다. 토종인 지계를 비롯한 투계와 유색계와 같은 특수계 교잡종을 육종 개량해 브랜드화에 활용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특정성분을 첨가, 기능성을 강조한 닭고기 브랜드육은 80% 이상은 가정에서 소비하고 있으며, 대부분 저지방, 저콜레스테롤 등을 강조하고 있다.
<축산물브랜드 성공조건>4.유통업체의 구매조건
지난해 축산정책의 핵심은 브랜드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정부가 기존의 농가들 중심으로 각종 정책을 수립했다면 이제는 브랜드경영체를 통해 정책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이처럼 정부가 브랜드정책을 축산정책의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면에는 그동안 생산 중심적인 정책에서 벗어나 유통까지 병행하는 소비자 지향중심의 정책을 펴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에 발맞춰 생산자들은 자신들을 조직화해 각종 브랜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백화점 할인점들도 자사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최종 관문이 바로 자신들이라 판단하고 고객의 니즈에 맞춰 고품질의 축산물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렇다보니 이들 업체들은 축산물 브랜드가 전무후무하던 시절부터 자체적인 브랜드 개발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실제로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 15년전부터 전남 강진지역의 작목반을 구성해 강진맥우 판매를 시작했다. 물론 당시에는 내외부적으로 시기상조라는 말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갤러리아백화점을 대표하는 축산물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신세계 이마트도 돼지 브랜드만 해도 자체 PB브랜드를 포함한 13개의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으며 롯데마트나 까르푸, 월마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축산물 구매성향은 한우의 경우 대형 농장들과 연결돼 있는 육가공업체와의 계약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또는 농가와 직접적인 거래를 할 경우에는 모델농장을 구축해 계약사육 형태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균일한 품질의 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돈육과 계육의 경우에는 이미 계열화가 이뤄진 브랜드 경영체들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 경우도 개별 농가와의 거래보다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 대형 유통업체들의 또 다른 특징은 기존 브랜드와는 별도로 자체의 PB(Private Brand)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브랜드들은 유통업체들이 브랜드의 기획에서부터 생산, 판촉, 재고처리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하기 때문에 유통단계를 줄일 수 있어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브랜드의 장점은 무엇보다 일반 NB(National Brand) 축산물보다 마진율이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들이 대형 유통업체들의 PB의 비율을 높이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렇듯 기존의 구매선이나 자체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들을 상대로 거래를 원하는 브랜드 경영체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판로가 확보되지 않는 브랜드는 결국 시장에서 빛을 보기도 전에 사라질 운명을 맞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도 전에 자신의 브랜드가 사장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경영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브랜드경영체들이 대형 유통업체들과의 거래를 그토록 원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이들 유통업체들이 원하는 브랜드 축산물의 요건은 무엇일까?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유통업체 바이어들은 아직까지 브랜드 경영체들이 소비자들의 구매성향과 유통업체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24일 개최된 유통업체바이어 초청 간담회에서도 바이어들은 “브랜드경영체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들의 만족도 측면에서는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장호 삼성플라자 대리는 “유통업체가 생각하는 콘센트의 구멍은 3개인데 반해 생산자가 갖고 있는 플러그가 2개 짜리라면 어떻게 계약이 이뤄지겠느냐”며 유통업체와 생산자간의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처럼 생산자들도 브랜드를 개발하기 전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축산물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시장에서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성향이 건강과 식품의 안전성을 높게 평가하면서 이른바 `웰빙' 제품들이 큰 각광을 받고 있다.
실제로 유통 업체들은 웰빙과 결합된 축산물들을 집중 홍보해 경기침체로 꽁꽁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여념이 없다.
이처럼 유통업체들 입장에서 브랜드는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매장의 수익과 직결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브랜드 경영체들이 과거 생산기반 구축을 위해 생산에만 전념했다면 이제는 소비자들을 먼저 생각하는 유통업체의 마인드로 재무장해야 할 것이다.
유통업체들이 기피하는 브랜드는 결국 소비자들이 기피하는 브랜드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하며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까에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인터뷰〉 신동혁 갤러리아 백화점 대리
“소비자들은 좀더 색다른 것, 좀 더 차별적인 제품들을 선호합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브랜드 사업의 가장 기본이 될 것입니다.”
신동혁 갤러리아 백화점 대리는 현재 무수한 브랜드 가운데서도 유통업체들 사이에 성공한 브랜드 대부분이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해 무수히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브랜드의 차별화가 단순히 사료에 무엇을 더 첨가한 것만으로 차별화를 이루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얼마나 깨끗하고 안전하게 사육하였는가 등 사양관리에 초점을 맞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브랜드 축산물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브랜드 축산물이라고 하면 일단은 차별성과 희소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물론 균일한 품질과 안정적인 물량이 뒷받침 된다면 말할 나위 없이 더욱 좋을 것이다. 현재 브랜드를 추진하는 경영체들이 몸집을 키우는데 집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무리하게 규모를 늘리는데 집중하다 보면 오히려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양관리에 소홀할 수 있다. 품질이 뒷받침 되지 않는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외면 받기 십상이다. 브랜드 경영체들이 이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브랜드로만 승부를 걸었던 시기가 1세대라면 사료에 기능성을 첨가한 것이 2세대라고 볼 수 있다. 현재는 청정하고 깨끗한 축산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보면 된다. 친환경 지역에서 생산된 볏짚을 먹인 한우라든지 항생제를 급여하지 않은 돼지 등이 대표적일 수 있다.”
-향후 소비자들의 축산물 구매 성향은 어떻게 전망하는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환경 친화적인 축산물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가 침체돼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다. 소비자들은 가격도 중요하게 생각하겠지만 무엇보다는 믿을만한 품질과 사육여건을 갖춘 제품들을 선호할 것이다. 백화점들도 이러한 점에 맞춰 특화된 제품들을 취급하려고 할 것이다. 결국 고품질은 기본적으로 뒷받침 된 청정축산물이 가장 큰 경쟁력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 조성기 신세계이마트 과장
조성기 신세계이마트 과장은 “축산물브랜드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보다 마케팅에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브랜드라면 품질과 위생수준은 기본으로 갖춰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 과장은 “마케팅의 시작은 브랜드 네이밍에서부터 시작된다. 대부분 브랜드들의 명칭이 단순히 지역을 명명하거나 토속적인 것들을 사용하는데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시장의 트렌드를 제대로 이해하고 고정적이면서도 영속성이 있는 브랜드명에서부터 브랜드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돼지의 경우 지난해 일반 돈육보다는 기능성 돈육의 약진이 두드러진 한 해였습니다. 돼지는 이미 대형 브랜드 경영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한계에 왔다고 봅니다. 물량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는 기능성 돼지고기들이 올해에도 많은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조 과장은 매장의 고객들로부터 “A브랜드 돼지고기 주세요”라는 말 보다는 “이 돼지고기 무엇을 먹인 돼지고기 맞아요?”라는 질문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그는 무조건 기능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소비자들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는 등 유통 트렌드를 읽는 안목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조 과장은 아울러 “일부 브랜드 경영체들이 판매량이 늘어났다고 해서 유통 채널을 다변화하는 경향이 많아 오히려 바이어들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브랜드 경영체들이 유통채널을 단일화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축산물의 안전성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브랜드 경영체들의 철저한 자기관리를 주문했다.
“브랜드 축산물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소비자들의 반응은 단순히 그 브랜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축산물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만큼 브랜드 경영체들 스스로의 책임과 의무가 막중하다는 것을 숙지해야 합니다.”
조 과장은 끝으로 “유통의 시작은 브랜드 경영체들의 마음가짐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농수축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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