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존중경영

조영탁의 CEO 리더십 탐구(1~8)

forever1 2007. 11. 1. 16:47

조영탁의 CEO 리더십 탐구(1-8) 시리즈

2006/11/21 14:03

 

“ 아이디어는 5%뿐 실행이 전부다”

조영탁의 CEO 리더십 탐구(1)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자동차 회장

▲ 카를로스 곤/르노·닛산자동차 회장

GM(제너럴모터스)과 포드가 경쟁적으로 르노·닛산에 구애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는 기업 간 경쟁에서 한발 나아가 네트워크 간 경쟁체제의 도래라는 점에서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정크본드 수준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등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양대 자동차 회사가 닛산을 죽음에서 부활시킨, 카를로스 곤의 강력한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리더십의 본질은 성과 창출에 있다. 카를로스 곤은 2조엔(16조원)이 넘는 부채, 대규모 적자, 최저 수준 가동률, 대기업병과 관료주의가 만연한 파산 직전의 ‘병든 공룡’ 닛산자동차에 사장으로 취임하여 단 1년 만에 사상 최대 흑자로 탈바꿈시키는 기적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그는 2000년 말 타임지와 CNN이 공동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CEO(최고경영자)’로 등극하는 영예를 안았다.

변화와 혁신의 리더로서 곤은 우리에게 두 가지 가르침을 주고 있다.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적 위기의식 조성과 매우 짧은 시간 안에 놀라운 성과를 창출해내는 철저한 실행력이 바로 그것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싫어하기에, 변화하지 않으면 바로 죽게 된다는 위기를 피부로 느껴야만 비로소 변화에 동참한다. 따라서 변화·혁신의 첫 단계는 위기의식의 공유에 있다.

닛산 역시, 회사가 가라앉으면서도 위기의식이 메말라 있었다. 중환자실에 누운 닛산을 수술하면서 그가 제일 처음 투여한 약은 강력한 위기의식 조성이었다. 곤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닛산은 침몰하는 배다. 우리는 불타는 갑판 위에 있다. 살기 위한 선택은 단 하나, 바다에 뛰어드는 것뿐이다”라고 외치면서 모두가 위기를 현실로 체감케 했다. 그는 “위기의식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종업원이 둔감해져 수익성 있는 회사를 만들 수 없다. 위기감을 체계적으로 유지하는 일은 기업 경영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라고 위기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카를로스 곤의 리더십은 강력한 실행력으로 꽃피게 된다. 곤은 “실행이 곧 전부다. 이것이 나의 지론이다. 아이디어는 과제 극복의 5%에 지나지 않는다. 아이디어의 좋고 나쁨은 어떻게 실행하느냐에 따라 결정 된다”고 말한다. 그는 실행이야말로 비즈니스의 모든 것이라는 신념하에, 한번 결정한 것은 어떤 비판을 받더라도 철저하게 실천했다.

취임 직후 2002년 말까지 부채를 7000억엔으로 삭감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닛산 부활계획(Nissan Revival Plan)’을 제시하면서, 이 공약을 못 지키면 전체 임원들과 함께 닛산을 떠나겠다는 충격 선언을 했다. 이후 특유의 추진력으로 속도감 있게 닛산에 대한 대수술을 감행했다. 4200억엔의 자산매각, 2년간 2만1000명의 인원 감축, 20개 판매 회사 사장 교체, 5개 공장 폐쇄, 20% 구매 비용 삭감 등 처음 약속한 바를 하나도 빠짐없이 충실하게 이행했다. 이 같은 과감한 구조조정과 공격적인 신차 투입 등으로 닛산은 2000년 56억 달러 적자에서 2001년에는 3720억엔 흑자로 돌아섰으며, 1조4000억엔에 달하던 악성 부채도 모두 변제했다.

그는 분초를 다투는 위기상황에서 단순 명쾌한, 그러나 쉽게 달성할 수 없는 거창한 목표를 설정하여 긴장감을 연출했다. 또 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치면서 공언했던 계획을 저돌적으로 밀어붙여 조기에 목표를 초과 달성함으로써, 저항하던 조직 구성원들의 지지와 참여를 이끌어내는 변화혁신 리더십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포천(Fortune)이 “오늘날 경영자는 95% 옳은 말을 하고 5%만 실행에 옮긴다”고 실행력 부족을 꼬집고 있는 것을 볼 때, 곤의 실행력은 놀랄 만하다.

“경영은 변혁, 즉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다. 한자리에 머무는 것은 경영이 아니다”라고 늘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는 카를로스 곤이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신화를 창조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일이다.

 

조영탁·휴넷대표

 

입력 : 2006.10.13 22:29 37'

“10년뒤를 봐라… 그리고 혁신하라”

[조영탁의 CEO 리더십 탐구] <2> 빌 게이츠 MS회장

▲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회장

 

- 샐러리맨 인사이드

‘성공했다’고 말할 때 성공의 기준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사람의 성공으로 인해 세상이 얼마나 살기 좋아졌는가?’ 하는 점도 평가항목이 될 수 있다. 오늘날 전 세계 PC의 90%가 MS(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계를 사용하고 있다.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600억달러를 출연한 세계 최대의 자선재단이다. 13년째 세계최고 갑부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빌 게이츠 회장. 그의 성공은 인류에게 지식정보사회를 선물한 제1 공로와 함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솔선수범 실천함으로써 이룩됐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그는 천재로 평가받는다. 선구자적 기업 활동과 실적이 말해준다. 하지만 그가 원래부터 ‘컴퓨터 기술’ 분야의 천재는 아니었다. 그를 천재로 탈바꿈시킨 동인(動因)은 무엇일까?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탁월한 의사결정’에서 비롯됐다는 게 정설이고, 결과적으로 정답이다.

빌 게이츠는 1980년대 당시 컴퓨터 왕국 IBM이 메인 프레임에 의존하는 독자적 시스템(이른바 폐쇄형 시스템)을 고집할 때, 5만달러에 Q-Dos를 인수했다. 이후 IBM에 납품하면서 모든 컴퓨터에서 호환이 가능한 오픈(개방형) 시스템을 고집했다. 개인용 PC가 온 세상을 장악할 것을 알고 있었기에 ‘독점’보다는 ‘표준’을 장악하는 데 초점을 맞춘 판단이었다. 이 하나의 의사결정이 세상과 그의 미래를 갈랐다. 그는 PC개념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벌써 ‘1인 1PC’ 세상을 꿈꾸었고, 마침내 꿈을 이뤘다.

세상 사람들은 2년 안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는 과대평가를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10년 안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빌 게이츠는 달랐다. 그는 10년 뒤로 시선을 고정하기 위해 매년 두 번씩 미 서북부 소재 작은 별장에서 일주일간 칩거를 통해 미래를 구상하는 ‘생각 주간’(Think Week)을 가졌다.

그로부터 배울 수 있는 두 번째 리더십은 핵심인재의 확보, 그리고 그들로부터 무한대의 헌신과 몰입을 이끌어내는 능력에 있다. 빌 게이츠는 ‘인생에서 가장 탁월한 의사결정이 뭐냐’는 질문에 “폴 앨런과 스티브 발머를 최고경영자로 영입한 것”을 꼽았다. 그가 틈날 때마다 수백 번 외쳤다는 얘기가 하나 있다. “앞으로는 인재 영입을 위한 전쟁(War for Talent), 즉 IQ싸움이 가장 중요하며, 따라서 세계적 금융회사인 골드만 삭스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그는 또 “우리 회사의 최고 인재 30명만 이적시키면, 그 팀은 곧바로 또 하나의 MS로 비상(飛上)할 것”이라면서 “유능한 인력이 빠지고 나면 모든 상품들은 순식간에 퇴물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세 번째 리더십 비결은 ‘성공에 대한 특별한 경계’다. 그는 “성공은 현명한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에게 실패란 없다고 확신케 만드는 어설픈 교사”라고 말했다. 또 “우리 제품도 2~3년만 지나면 구닥다리 제품으로 전락한다. 스스로 아니면 다른 누군가에 의해 그렇게 될 것인가의 문제만 남았을 뿐….”이라고도 했다.

빌 게이츠는 끝없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했다. “어떤 기업이든 현재의 영광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극단적인 경우 1년 안에 우리도 망할 수 있다. 매일 아침 눈뜨는 순간 혁신을 생각해야 한다.” 빌 게이츠는 성공을 꿈꾸는 차세대 리더들에게도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다. 주변 사람까지 전염시키는 용암처럼 솟구치는 열정, 그리고 끝없는 학습열이 그것이다. “우리 마을의 작은 도서관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나는 아무리 바빠도 매일 한 시간씩, 주말에는 두세 시간씩 책을 읽는다.”

모든 리더(Leader·지도자)는 리더(Reader·독자)다. 빌 게이츠도 예외가 아니다. ‘Change(변화)’의 g를 c로 바꿔 ‘Chance(기회)’를 찾는 빌 게이츠의 성공이 어디까지 계속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자.

 

조영탁·휴넷 대표

 

입력 : 2006.10.20 21:58 35'

“돈을 잃어도 괜찮지만 평판은 잃어선 안돼”

조영탁의 CEO 리더십 탐구 <3>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 버크셔해서웨이 워런 버핏 회장. /AP

지난 6월 재산의 85%인 374억 달러(37조원)를 자선기금으로 출연해 세상을 놀라게 했던 75세의 노(老)신사 워런 버핏(Warren Buffett). 그에게는 ‘월가의 양심’, ‘황금 손’, ‘살아 있는 투자의 전설’ 등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다. 버핏이 1965년 인수한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는 코카콜라(지분율 8%)·질레트(9%)·아메리칸익스프레스(11%) 등 초일류 다국적 기업의 최대 주주이며, 미국 증시에서 주당 10만 달러(1억원)선을 넘나드는 황제주로 꼽힌다. 버크셔 헤서웨이는 1965년부터 40여 년 동안 투자수익률이 시장평균수익률(S&P500)을 밑돈 적이 단 3번에 그쳤을 정도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왔다.

1956년 단돈 100달러로 투자를 시작한 워런 버핏이 오랜 세월 왕좌를 지켜온 비결은 ‘가치투자’라는 투자원칙과 함께 CEO로서의 탁월한 리더십에서 찾을 수 있다.

버핏은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변덕과 두려움, 그리고 탐욕이 이끄는 대로 가치를 평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을 내재가치에 따라 평가 한다”는 스승 벤 그레이엄의 가르침을 투자 철학으로 삼았다. 그는 가치 있는 주식을 발굴해 사들이고, 이를 10년, 20년이 지나도록 오랫동안 보유한다. 그래서 단기적인 주가 폭락에도 초조해하지 않았다.

버핏의 가치투자에는 원칙 중심이라는 리더십의 원리가 숨어있다. 올바른 인격과 성품을 기초로 단기적으로는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정해진 원칙을 고수해 부하 직원의 존경과 신뢰를 받는 것이 원칙 중심의 리더십이다.

소문과 유행, 투기성 매매가 성행하는 월스트리트에서 한 가지 투자원칙을 고수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버핏은 가치투자라는 원칙을 어기지 않았다. 버핏은 1990년대 말 닷컴 버블이 한창일 때 인터넷 주식에 투자하지 않아 헤서웨이 주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지만, 오히려 닷컴 버블이 붕괴되면서 그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워런 버핏 리더십의 두번째 교훈은 엄격한 도덕성에 있다. 미래학자인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는 “21세기 기업가는 성직자에 준하는 고도의 도덕성을 가져야 한다”면서 “경영자의 도덕성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버핏은 아직도 1958년 3만1500달러를 주고 산 고향 오마하의 시골집에서 살고 있다. 그가 ‘오마하의 현자(賢者)’로 불리는 이유다. 그는 또 20달러짜리 스테이크나 햄버거를 먹고, 오래된 중고차를 직접 몰고 다니며, 12달러짜리 이발을 하는 등 세계 두 번째 부자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검소하다.

그는 돈보다 명성을 중요시한다.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돈을 많이 잃어도 괜찮지만 극히 작은 평판이라도 잃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버핏은 “사업상 하는 모든 일이 뉴욕타임스 1면에 나와도 떳떳할 수 있게 하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직원을 뽑을 때도 두뇌나 에너지보다 성실(Integrity)을 더 중요하게 고려한다. 정직하지 않은 사람을 채용하면 그 사람이 결국 회사를 망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버핏의 리더십에서 배울 수 있는 세번째 교훈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임파워먼트(empowerment·권한이양)이다. 버핏은 투자한 회사의 경영자를 깊이 신뢰하고 쉽게 간섭하지 않는다. 또 버크셔 헤서웨이 내부 업무도 대부분 임직원들에게 맡긴다. “나는 실제로는 두 가지 일만 한다. 하나는 우리의 역할을 대신해 줄 경영자를 끌어들이고 잡아 두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권한의 분배다. 나는 과중한 모든 업무를 하부 경영진에게 위임했다. 퇴직 시점까지 권한을 위임할 것이다. 버크셔에는 3만3000명의 종업원이 있지만, 본부 인력은 12명에 불과하다.”

 

휴넷대표

 

입력 : 2006.10.27 23:28 53'

“모든 사원은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다”

조영탁의 CEO 리더십 탐구 <4> 잭 웰치 GE(제너럴일렉트릭) 전 회장

▲ 잭 웰치 前 GE 회장(66).

최근 경제 전문지 포천은 ‘굿바이 잭 웰치’ 특집 기사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잭 웰치 시대는 갔다’는 게 골자였으니 화제가 될 만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리더십은 있다. 잭 웰치 리더십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잭 웰치는 1981년 마흔다섯 나이에 거대 기업 GE(제너럴일렉트릭)의 여덟 번째이자 역대 최연소 회장에 취임했다. 당시 GE는 환경 변화에 둔감하고, 덩치만 큰 고령조직으로 과감한 체질 개선을 요구받고 있었다. 웰치는 임기 중 계속되는 혁신을 통해 250억달러였던 매출을 1300억달러로, 영업이익률은 6%에서 18.9%로 끌어올렸다. 시가총액은 150억달러에서 회장직을 사임한 2001년 10월 3880억달러로 25배 끌어올렸다. 2001년 당시 GE 시가총액의 10%면 삼성전자를 포함한 한국 상장 기업 전체의 경영권(50%+1주)을 인수할 수 있었다.

▲ Moment of Truth: Redefining the CEO’s Brand Management Agenda Andreas Bauer 외 3인 공저,2006

1999년 그의 한국 방문 때였다. 한 경영자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의 가장 존경 받는 경영자로 선정된 리더십 비결이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그는 “딱 한 가지입니다. 나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고, GE의 전 구성원은 내가 어디로 가는지를 알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메시지는 분명했다. “종업원들의 가슴을 울렁거리게 할 수 있는 크고 대담한 미래 비전을 창출하라. 이를 모든 조직원들이 공유하여 한 방향으로 매진하게 하라. 이를 통해 보통사람들은 꿈조차 꿀 수 없는 위대한 성과를 창출해내라.”

일반적으로 경영자들은 전체 시간의 2.4%만을 미래 구상에 사용한다고 한다. 장기 비전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한다는 뜻이다. 반면 잭 웰치는 “열 번 이상 얘기한 것이 아니면 한 번도 얘기 안 한 것과 같다”고 강조하면서 비전 공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잭 웰치는 커뮤니케이션을 즐기는 리더였다. 그는 어떤 중요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그것을 수년에 걸쳐 온갖 종류의 회의 때마다 신물이 날 정도로 수없이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잭 웰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바로 ‘변화 혁신의 리더’다. 전 세계적으로 1~2위가 아닌 사업 철수, 식스시그마, 워크아웃(Work-out), 변화가속화 과정(CAP), 벽 없는(boundary-less) 조직 등 오늘날 세간에 널리 알려진 대부분의 혁신 기법들이 그에 의해 창안됐거나 꽃피워졌다.

자연은 변화하지 않는 개체에 무자비하다. 급속도로 변해가는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조직은 규모가 큰 기업이 아니라 변화를 즐길 줄 아는 조직이다. 잭 웰치는 끝없는 변화 혁신을 통해 거대 기업 GE를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날렵하고 유연한 기업(Act like a small company), 변화를 즐길 줄 아는 기업으로 바꿔놓고 떠났다.

잭 웰치 리더십의 세 번째 교훈은 사람에 대한 극진한 관심과 투자에서 찾을 수 있다. “미래 지식 기반 경제는 인적자원이 핵심이다. 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인적자원의 개발, 즉 임파워먼트(권한이양)다. 경영자는 한 손에는 물뿌리개를, 다른 한 손에는 비료를 들고 꽃밭에서 꽃을 가꾸는 사람과 같다.”

잭 웰치는 “나의 시간의 75%를 핵심 인재를 찾고, 채용하고, 배치하고, 평가하고, 보상하고, 내보내는 데 썼다”고 말한다. 1983년 낡고 유명무실해진 크로톤 빌(연수원) 재건 공사 때였다. 그는 공사비 4600만달러 지출 계획을 담은 서류에 서명하면서 투자 회수기간을 무한대(infinite)로 적어 넣었다. 인간 중심 경영의 대표적 사례다.

잭 웰치의 뒤를 이은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많은 조명을 받고 있다. 잭 웰치는 후계자 선택과 육성을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하고 투자했다. 진정 훌륭한 리더는 당대가 아닌 자신이 떠난 이후에도 더 좋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 놓고 떠나는 사람이다.

 

휴넷대표

 

입력 : 2006.11.04 00:22 52' / 수정 : 2006.11.04 00:23 41'

신입사원 미팅 위해 대통령 초청 거절

조영탁의 CEO 리더십 탐구<5>

메리 케이 애쉬 메리 케이 코스메틱스 회장

 

▲ 메리 케이 애쉬 메리 케이 코스메틱스 회장

리더십은 곧 성과다. 그러나 리더 혼자만의 노력이 아닌, 조직 구성원들을 활용해 성과를 창출하는 데에 리더십의 묘미가 있다. 직원들 잠재력을 극대화해서 탁월한 성과를 창출한 대표 경영자를 꼽으라면 단연 메리 케이 코스메틱스의 메리 케이 애쉬 회장(1918~2001)을 들수 있다.

메리 케이 애쉬는 1963년 45세의 나이에 전 재산 5000달러를 투자하여 메리 케이 화장품사를 설립, 2005년 세계 3대 화장품 직판회사, 매출 10억달러, 37개국에 130만명의 독립 뷰티컨설턴트를 보유한, ‘가장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포천지 선정), ‘여성을 위한 10대 우수기업’으로 키워냈다. 그녀는 1985년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25명에 선정됐고, 1996년에는 미국 비즈니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런 외형보다 메리 케이사는 사원들이“다시 태어나도 이 회사에 근무하고 싶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곳으로 더 유명하다.

메리 케이 애쉬 회장의 리더십은 숭고한 사명에 기초한 회사 설립과 운영에서 그 원천을 찾을 수 있다. 그녀는 당시 사회적 약자로 많은 차별을 받던 여성들에게 어떤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무제한의 성공 기회를 제공했다. 스스로 그와 함께하는 여성 모두가 개인적 성장과 재정적인 독립을 실현하고 삶의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꿈의 회사(dream company)를 꿈꾸었다. 그녀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비즈니스 리더였다. 또 회사를 한 가족으로, 즉 영원히 함께해야 할 하나의 유기적 공동체로 보았다. 그녀는‘P&L’이‘손익계산서(Profit & Loss)’가 아닌 ‘ 사람 과 사랑 (People &Love)’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익도 중요하지만 이는 사람들의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위대한 리더는 사람을 잘 다룬다. 이들은 사람들을 격려해 그들이 상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도록 한다. 그의 리더십에는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사랑과 더불어 존중과 배려, 격려와 인정, 경청과 칭찬이라는 인간관계의 핵심이 전부 망라돼 있다. 그녀는 이윤 극대화의 유일한 방법은 사람을 극대화하는 것이라 믿었고, 자신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메리 케이는 황금률(Golden Rule system of management)이라 부르는 경영방침에 따라 회사를 운영했다. 황금률이란 자신이 대우받기를 원하는 대로 다른 사람을 대하라는 것이다. 그는“직원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의 가슴에‘나는 존중받고 싶다’라고 쓰여 진 목걸이를 차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들을 대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을 잘 다루면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다. 그는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직원 사랑을 보여주었다. 신규 뷰티 컨설턴트들과의 선약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 주재 리셉션 초청을 거절한 것은 유명한 일화. 초청 당시 그녀는 사업차 워싱턴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댈러스에 있는 신입사원 미팅에 참석하기 위해 달려갔다. 매년 최고의 실적을 달성한 뷰티 컨설턴트들에게 핑크색 캐딜락을 선물함으로써 직원들의 열정에 불을 붙여주곤 했다. 또 그녀는“북적대는 방에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할 때 그 방에 우리 둘만 있는 것처럼 그를 대한다. 모든 것을 무시하고 그 사람만 쳐다본다. 고릴라가 들어와도 나는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경청을 실천했다.

많은 경영자들은 직원의 헌신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높은 급여, 직업의 안정성, 훌륭한 복리후생이 최우선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진심으로 인간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성장을 도와줄 수 있다면 적은 비용으로도 얼마든지 직원들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메리 케이 애쉬 회장은 가르쳐 주고 있다.

 

 

휴넷 대표

 

입력 : 2006.11.10 23:25 19' / 수정 : 2006.11.10 23:25 46'

경영자도 인간으로 바르게 사는 법을 반복 학습해야…

조영탁의 CEO 리더십 탐구<6> …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

조직 구성원들에게 바람직한 영향력(valuable influence)을 행사해 탁월한 성과를 창출해 나가는 끝없는 과정이 바로 리더십이다. 구성원들은 높은 도덕성과 인격을 갖춘 리더에게 존경과 신뢰로 보답한다.

세계 최대 세라믹업체인 일본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 명예회장은 인격과 도덕성으로 종업원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대표적 CEO(최고경영자)다. 27세이던 1959년 교세라를 창업할 때 초기 자본금은 300만엔. 교세라는 오늘날 종업원 5만4000명, 매출액 5조엔을 넘보는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는 마쓰시타 고노스케·혼다 쇼이치로와 더불어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3대 기업가’로 꼽힌다.

이나모리 회장은 평생 구도자(求道者)의 자세로 기업을 경영해왔으며, 세상과 사람을 위해 일한다는 철학을 실천해왔다. 그는 일찍이 “물심양면으로 전 직원의 행복을 추구하고 인류사회의 진보와 발전에 공헌한다.”는 교세라의 경영이념을 정립하고, 종업원들이 경영이념을 공유하도록 힘썼다. “창업 이후 100년이 넘고 창업자가 사망해도 높은 실적을 내는 기업의 공통점은 직원들이 얼마나 경영이념을 공유하는지에 달려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의명분이야말로 최고의 동기부여 수단임에 틀림없다. 사심(私心)을 떠난 숭고한 경영이념은 종업원들에게 자부심과 의욕을 안겨줬고, 이나모리 회장이 당당히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이나모리 회장은 기업의 흥망과 성쇠가 궁극적으로 기업가의 사람됨에 달려있다는 것을 제대로 간파한 몇 안 되는 경영자다. 그는 경영자가 이윤추구에 목표를 두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바른 길을 가겠다는 신념과 철학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 “스포츠맨이 매일 근육을 단련해야 훌륭한 몸매를 유지할 수 있듯이 경영자도 인간으로 바르게 사는 법을 반복 학습해야 인격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1984년 통신업체인 KDDI를 창업하면서 한층 견고해졌다.

이나모리 회장은 거대 공룡기업이던 NTT에 맞서 KDDI를 설립할 때, 매일 밤 잠들기 전에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고 고백했다. “내가 전기통신사업에 뛰어들고자 하는 것은 정말로 국민을 위해서인가. 회사나 자신의 이익을 꾀하고자 하는 사심이 섞여 있지는 않은가. 과시적 행동은 아닌가. 그 동기는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순수한 것인가.” 그는 6개월간의 고민 끝에 “사심이 개입되지 않았다”는 자신감을 갖고서야 KDDI설립에 나섰다.

그의 도덕성을 보여주는 일화 하나. 어느 날 회사 운전기사가 집으로 이나모리 회장을 모시러 왔을 때 마침 부인(우장춘 박사의 넷째딸)외출할 채비를 갖추고 있었다. 이나모리 회장이 “가는 데까지 같이 타고 가자”고 하자, 부인은 “당신 (개인) 차면 타고 가겠지만 회사 차는 안 돼요”라며 걸어갔다. 부인은 “ ‘공사 구분은 확실해야 된다.’라며 회사 차를 사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당신 스스로 얘기했던 것, 기억 안 나세요?”라고 되물었다. 이나모리 회장은 회사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원칙에 충실했던 것이다.

이나모리 회장은 자신의 열정과 도덕성을 조직 전체로 확산시킬 수 있는 새로운 조직구조를 만들었다. 그는 임직원들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고 보람을 느끼며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 임직원 모두가 창업 당시의 열정을 끝없이 유지할 수 있는 ‘아메바 조직’을 창안했다. 아메바 조직이란 고정된 형체가 없는 아메바처럼 회사 전체를 공정별·제품군(群)별로 몇 개의 작은 조직으로 나눈 후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는 것. 교세라에는 3000개가 넘는 아메바 조직이 지금도 꾸준하게 세포분열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경영자가 많이 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경영자는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최근 불교에 귀의한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기업관은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 “기업은 경영자의 꿈을 실현하는 도구도, 경영자의 배를 불리는 도구도 아니다. 종업원과 그 가족의 장래를 챙겨주고 나아가 인류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것, 이처럼 크고 고매한 ‘대의명분’을 기업하는 목적으로 삼을 때 그 회사는 건전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다.”

 

 

휴넷대표

 

입력 : 2006.11.17 22:41 40'

 

[CEO 리더십 탐구] “일은 즐거워야 한다” 직원사랑 실천

허브 켈러허 사우스웨스트항공 前회장

“우리 목록에 들기 위해서 리더들이 반드시 실천해야 할 덕목은 직원들과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포천(Fortune) 편집장이 밝힌 ‘가장 존경받는 CEO’를 선정하는 기준이다. 직원들과 사랑에 빠진 존경받는 경영자로는 단연 사우스웨스트 항공 ‘허브 켈러허’ 전 회장을 꼽을 수 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1973년 설립 이후 30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거의 매년 많은 이익을 올린 미국 항공사다. 항공사간 인수합병이 활발한 미국에서는 유일한 케이스다. 이는 치열한 경쟁으로 부침(浮沈)이 심한 항공 산업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일하기 좋은 기업(GWP : Great Work Place) 연속 선정, 46분기 연속 흑자, 30년 평균 주가수익률 1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2위…. 찬사는 셀 수 없다.

성공의 비결은? 공동 창업자이자 1978~2001년 중 CEO(최고경영자)였던 허브 켈러허 전 회장의 탁월한 리더십 때문이라는 데 업계 안팎에서 이론이 없다.

새는 좌우 양 날개로 날아간다. 리더십도 마찬가지다. 미래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냉철한 전략과 더불어 따뜻한 마음으로 직원을 움직이는 감성이 바로 리더의 양 날개다. 허브 켈러허는 항공 산업의 오랜 ‘게임의 법칙(rule of game)’을 철저히 파괴하고 새 규칙을 만들었다. 기존 항공사들이 중시했던 대륙간 장거리 운항, 시장점유율 대신 국내 단거리 노선, 논스톱 운항, 낮은 요금, 높은 수익성 등에 초점을 맞추었다. 기종도 구매할 때 가격협상에서의 우위와 안정적인 정비 품질 등을 고려해 보잉 737 하나로 통일시켰다. 불필요한 서비스는 제거하고 단거리 고객이 요구하는 높은 안전성·정시 발착·낮은 요금에 주목했다.

그의 경쟁자는 지상의 자동차였다. 운항 초기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댈러스~샌안토니오 구간 요금을 15달러로 책정했다. 당시 다른 항공사 요금은 69달러로 사우스웨스트의 거의 5배였다. 고객들은 자동차여행 수준의 저렴한 요금으로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매력에 끌려 속속 사우스웨스트 항공으로 몰려들었다. 오늘날 인구에 회자되는 블루오션 전략을 이미 30년 전에 적용한 것이다.

켈러허 회장은 ‘미국에서 가장 웃기는 경영자’로 불릴 정도로 ‘유머경영’ 혹은 ‘펀(Fun)경영’을 중시했다. 그는 “유머는 조직의 화합을 위한 촉매제”라며 “일은 즐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점잖은 오찬석상에 엘비스 프레슬리 복장으로 나타나기, 청바지 입고 이사회 참석하기, 토끼 분장을 하고 출근 길 직원 놀라게 하기 등 펀 경영 사례는 무수히 많다. 경영자의 근엄한 권위는 켈러허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다.

켈러허 회장이 펀 경영으로 얻으려 한 것은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그는 내면에서부터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기업만이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1996년, 창립 25주년 기념식에서 허브 켈러허 회장은 “사업전략을 구상할 때 고객, 직원, 주주들 가운데 단연코 직원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종교적 믿음처럼 신봉하고 있는 ‘고객은 항상 옳다’라는 말은 완전히 틀렸다.”면서 “기내에서 폭음을 하고, 이유 없이 직원을 괴롭히는 불량 고객은 과감하게 해고하라”고 주장했다.

켈러허 회장은 일요일 새벽 3시에 회사 청소원 휴게실에 들어가 도넛을 나눠주고, 작업복을 입고 그들과 함께 비행기를 청소하기도 했다. 리더가 구성원에게 헌신적으로 봉사할 때 리더의 비전은 구성원들의 소원이 된다. 그 영향력은 놀라우리만치 크다. 직원들은 자신이 리더로부터 인간적 대우와 사랑을 받게 될 때 외부 고객들에게 똑같은 사랑을 베풀게 된다.

1994년 어느 날 USA투데이에는 다음과 같은 전면광고가 실렸다. “우리는 허브씨에게 우리의 이름을 모두 기억해주시고, 〈중략〉 들어주시고, 이윤이 남는 항공회사로 키워주시고, 휴일 파티에 노래를 불러주시고, 보스가 아니라 친구가 되어주신 것에 대해 경영자의 날을 맞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광고는 허브 켈러허 리더십에 감복한 1만6000여 명의 직원들이 스스로 비용을 갹출해 실은 것이다. “자기 자신을 이끌려면 당신의 머리를 사용하고 다른 사람들을 이끌려면 당신의 가슴을 사용하라”는 리더십 격언을 제대로 실천한 리더, 허브 켈러허에 대한 직원들의 사랑의 표시였다.

 

휴넷 대표

 

입력 : 2006.11.24 23:35 25'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도 행복하죠”

 

조영탁의 CEO 리더십탐구 <8>…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

승리의 결승점에 혼자 도달하는 것은 공허하다. 최고의 성공은 승리자들을 이끌고 함께 정상을 정복하는 것이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회장은 기업이 구성원의 마음과 영혼을 살찌우면서 동시에 돈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살아 있는 증거다.

커피를 갈아 금으로 만드는 기업, 천 년의 커피 역사를 뒤집은 성공 신화, 전 세계 매장 1만2000여 개, 지난 10년간 주가 1500% 상승, 한 달 평균 18회 매장을 방문하는 수천만 명의 충성고객을 가진 세계 최대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에 대한 수식어들이다.

 

스타벅스의 성공신화는 뉴욕 빈민가 태생인 하워드 슐츠에 의해 이룩됐다. 대학졸업 후 대기업에서 일하던 하워드 슐츠는 1982년 평범한 커피체인점에 불과했던 스타벅스 매장에서 맛본 ‘원두커피’에 반해, 대기업 부사장직을 버리고 스타벅스 마케팅부문 책임자로 합류했다. 슐츠는 스타벅스 합류 3년 후 “사람들이 커피 한 잔과 더불어 편하게 토론하고 재즈를 들으며 쉴 수 있는 오아시스를 창조하겠다.”는 낭만적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스타벅스를 박차고 나와 ‘일 지오날레’라는 커피전문점을 창업했다.

꿈을 실현하려는 그의 의지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슐츠는 242회에 이르는 투자 설명회 끝에 투자자금 유치에 성공, 1987년엔 모기업인 스타벅스를 인수해 회장 겸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기업은 단지 이윤만 추구하기보다는 진정한 가치에 의해 경영될 때 열정과 개성을 잃지 않고 성장할 수 있다. 사업 초기 하워드 슐츠는 핵심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주위 사람들에게 불어 넣는 데 매진했다. 스타벅스에서 품질은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다. 스타벅스는 세계 최고의 원두만을 사용한다. 추출된 커피는 1시간이 지나면 자동 폐기한다.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를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기업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스타벅스 브랜드를 통해 편안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공간과 문화, 그리고 경험을 파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냈다. 수천만 명에 이르는 고객들은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5~10분간의 편안한 휴식, 최고급 원두 커피, 사회적 교류라는 경험을 사기 위해 스타벅스를 방문한다. 현대인들은 일터와 가정의 긴장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제 3의 장소에 열광하였고, 그렇게 열광적으로 만족한 고객들이 입에서 입으로 스타벅스를 알렸다. 스타벅스는 단 한 번의 브랜드 광고 없이 세계 최고 브랜드를 구축하게 되었다.

스타벅스의 성공신화는 커피를 서빙하는 사람에 투자함으로써 더욱 더 빛을 발했다. 슐츠 회장은 인간중심 경영철학을 공개 천명했다. “회사의 최우선 순위는 직원들이다. 그 다음 순위는 고객만족이다. 종업원이 행복하면 고객도 행복하다. 직원이 고객을 잘 대하면 고객은 다시 찾아올 것이고, 바로 이것이 사업 수익의 진정한 원천이다.”

그는 고객보다 먼저 직원을 챙겨주었고, 파트타임을 포함한 모든 직원들에게 빈스톡(Bean Stock, 원두주식)이라는 스톡옵션과 의료보험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직원들의 열정적인 헌신을 이끌어냈다. 스타벅스에서는 종업원을 직원(employee)이 아닌, 파트너(partner)라 부른다. 1990년대 중반, 점포 관리자가 강도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슐츠 회장은 그날 밤 바로 전세 비행기를 타고 텍사스로 갔다. 그는 현장에 머무르면서 가족들과 종업원을 위로했다. 죽은 관리자의 가족을 위해 기금을 조성했다. 그리고 텍사스 점포를 판 돈을 사망자의 가족 부양과 아이들 교육을 위해 헌납했다. 이러한 최고경영자의 모습이 ‘스타벅스 로열티’를 끌어냈다. 직원들의 로열티는 고객들의 로열티로 이어졌다.

하워드 슐츠는 최근 전 세계매장을 4만개까지 확장해 맥도날드를 능가하겠다는 공격적 비전을 내놓았다. “직원들을 만날 때마다 저 때문에 부자가 되었다고 하는데 저야말로 여러분 덕분에 부자가 된 사람입니다. 따라서 감사해야 할 사람은 여러분이 아니고 바로 접니다.”

 

휴넷 대표

 

입력 : 2006.12.01 23:19 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