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스몸비' 벌금 최대 99달러

[월드 톡톡] 하와이 '스몸비' 벌금 최대 99달러

김선엽 기자 입력 2017.10.27. 03:09

 

'보행중 스마트폰' 사망 잇따르자 어제부터 법적 규제 전면 시행
외국인 관광객들도 예외 없어

오른쪽 여성분, 벌금입니다 - 지난 24일(현지 시각) 미국 하와이주(州) 호놀룰루 시내에서 한 여성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도로를 건너고 있다. 앞으로 호놀룰루에서 보행 중 스마트폰을 쓰다가 적발되면 최대 99달러의 벌금을 물게 된다. /AFP 연합뉴스

미국 하와이주(州) 호놀룰루시(市)가 보행 중 스마트폰을 쓰다가 적발되면 최대 99달러(약 11만1000원)의 벌금을 물리는 법 시행에 들어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스몸비족(스마트폰과 좀비를 합친 신조어)에 대해 벌금을 물리는 인구 30만 이상 대도시는 호놀룰루시가 세계 최초라고 CBS뉴스가 전했다. 앞서 아이다호주 렉스버그시(인구 2만5000여명)는 2011년 스몸비를 법으로 금지했다.

이 법의 이름은 '산만한 보행 금지법'으로 지난 7월 호놀룰루 시의회를 통과했으며 이날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앞으로 호놀룰루시에선 횡단보도와 도로 등에서 스마트폰을 검색하거나 메시지 등을 보내다 경찰에 적발되면 벌금을 내야 한다. 적발 횟수에 따라 최저 15달러(약 1만7000원)부터 최고 99달러까지 부과된다. 벌금 부과 대상엔 외국인도 포함된다.

하와이 퍼블릭라디오의 빌 도먼 국장은 "오늘부터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문자를 보내면 벌금 통지서를 받는다"면서 "원칙적으로 (거리에서) 휴대전화 화면을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했다. 휴대전화 외에 태블릿PC와 전자책, 게임기 등 다른 휴대용 전자기기를 보행 중 사용해도 적발될 수 있다. 다만 휴대전화를 귀에 대고 통화하거나 구급차 번호 검색 등 응급조치를 위한 사용은 허용된다. 현재 미국에선 뉴저지주 등에서 이와 비슷한 법안이 발의돼 있다.

2015년 '미국안전학 학술지'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0~2007년 미국에서 약 400명이 보행 중 휴대전화를 쓰다가 사망했다. 2007년 아이폰 출시로 스마트폰이 대중화한 이후 사망한 보행자는 급격히 늘어나 2012년 한 해에만 미국에서 약 13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