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脂肪, fat)이 살을 빼준다고?
현대사회(現代社會, modern society)에서는 누구나 마찬가지로 건강에 신경을 쓰고 오래도록 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헬스클럽에 다니고,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사람들은 걷는 것으로 건강을 지키고 있습니다.
콜린 바라스가 지었고 이다윤이 옮긴 책 『볼수록 놀라운 과학 이야기』에 나오는 글이 우리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겠구나 싶어서 가지고 왔습니다.
<지금부터 수수께끼(riddle)를 하나 내겠다. 이것은 현대 의학이 풀어야 할 가장 어려운 숙제 중 하나다. 젊든 늙든, 가난뱅이든 부자든,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사람들 사이에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자체에는 전혀 전염성(傳染性, infectious)이 없다. 과연 이것이 무엇일까? 수수께끼의 답은 바로 ‘비만(肥滿, obesity)’이다. 오늘날, 비만은 전염성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염병처럼 보일 지경에 이르렀다. 말 다 했다고 봐도 무방하리라. 한마디로, 현재 인류는 비만과의 전쟁 중이다. 그런데 2009년,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 새로운 무기를 발견했다. 이 무기는 놀랍게도 지방이다!>
<비만은 어떻게 인류의 골칫거리가 된 걸까? 어디서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값싼 가공식품(加工食品, processed foods)이 문제일까? 아니면 또 다른 문제가 있는 걸까? 과체중인 장기 기증자에게서 장을 이식받은 환자가 갑자기 살찌기 시작했다는 일화를 보면 다른 원인도 있을 수 있겠지만, 원인이 무엇이든 결과는 같다. 우리 몸은 당장 사용하지 않을 여분의 에너지를 백색 지방 조직(whit adipose tissue)에 저장한다. 흔히 백색 지방이라고 부른다. 비만은 이런 백색 지방이 과도하게 쌓인 상태인데, 지방 중에서 수는 적지만 작용 방식이 백색 지방과 다른 갈색 지방이라는 것이 있다. 갈색 지방은 여분의 에너지를 저장하는 대신 태워서 없애버린다. 그 과정에서 열도 방출한다.
갈색 지방은 추운 겨울잠(hibernate)을 자는 포유동물에게 열을 내는 중요한 수단이다. 아주 오래전에는 인류도 갈색 지방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인류에게서 갈색 지방이 사라져 아쉽다고? 현생 인류에게서 갈색 지방이 모조리 사라졌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여전히 갈색 지방을 지닌 사람들도 있기는 하니까.
찬 바람이 쌩쌩 불어도 몸을 부르르 떨 능력이 없는 갓난아기들은 아직도 갈색 지방을 태워 몸에 열을 낸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갈색 지방을 모두 잃어버린다. 하나도 남김없이 죄다 사라져버린다. 적어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갈색 지방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에도 생물학자들이 별다른 연구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2009년 이를 반박하는 연구 결과가 여럿 발표됐다. 성인이라도 목이나 가슴에 상당한 양의 갈색 지방이 축적돼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과연 갈색 지방은 비만 문제의 해결사일까? 과학자들은 바쁘게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2012년 캐나다 셔브록(Sherbrooke) 대학교 앙드레 카르펜티에르(Andre Carpentier) 연구단이 갈색 지방으로 비만을 해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 참여한 성인 남성 실험 참가자들은 아무 활동을 하지 않을 때조차 갈색 지방을 태워 열량을 소비했다. 한번 불붙은 갈색 지방을 모두 태우고 나면 백색 지방까지 태울 수 있다는 징후까지 발견했다. 연구 결과대로라면 이론상 운동하지 않고도 지방을 태울 수 있다는 뜻이다. 도대체 그게 무슨 방법이냐고? 어떻게 하면 되냐고?
아쉽지만 세상에 쉽기만 한 일은 없는 법이다. 실험 참가자들은 당시 온도가 18도C 밖에 안 되는, 차가운 물이 흐르는 특수한 옷을 입고 있었다. 갈색 지방은 견딜 수 없이 춥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온도가 낮을 때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성인은 대부분 몸속에 갈색 지방이 거의 없다. 백색 지방까지 태우기란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다. 북극 원주민이라면 갈색 지방을 조금 더 가지고 있을 테지만, 인류는 대부분 북극보다 따뜻한 곳에 산다.
현재 과학자들은 성인(成人, adult)의 몸속에서 갈색 지방을 늘릴 방법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특히 백색 지방을 갈색 지방으로 바꾸는 방법을 말이다. 꽤 희망적인 소식도 있다. 2012년 미국 하버드(Harvard) 의과대학교의 브루스 스피걸먼(Bruce Spiegelman) 연구단이 포유동물의 몸속에서 발견한 제3의 지방, 베이지색 지방 이야기다. 베이지색 지방은 갈색 지방과 마찬가지로 에너지를 태운다. 백색 지방을 갈색 지방으로 바꾸는 것보다는 베이지색 지방으로 바꾸는 것이 좀 더 가능성 있지 않을까?
지금 당장 백색 지방을 베이지색 지방으로 바꾸기는 힘들다. 지금, 이 순간 다이어트를 시작해야 한다면 적게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주 적게 먹는다면 누구라도 살이 빠질 테니. 소식은 장수의 비결이기도 하다. 일거양득이 아닌가?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면 궁극의 비만 치료제를 기다려라. 극단적으로 적게 먹거나 아주 차가운 환경에 노출되는 일 없이도 백색 지방을 베이지색 지방으로 바꿀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궁극의 비만 치료제일 것이다. 실제로 이런 약을 연구하는 과학자도 있다. 운동하지 않아도, 추운 곳에서 덜덜 떨지 않아도, 그리고 먹고 싶은 음식을 맘껏 먹고도 날씬한 날이 찾아오기를 기대해보자.>
운동을 하지 않아도 적당한 근육이 발달되고 아무리 먹어도 살찌지 않는 그런 의약품(醫藥品, medicine)이 나왔으면 하는 기대를 해보게 됩니다. 어쩌면 인간이 한없이 게을러 질는 것은 나닐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도 해보게 됩니다.
단기(檀紀) 4,353년(CE, Common Ear 2,020년) 12월 13일
소백산 끝자락에서 김 병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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