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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 싸움(rank fight)

forever1 2023. 3. 4.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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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 싸움(rank fight)

 

서열(序列)’이라는 말은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일정한 기준에 따라 순서대로 늘어섬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서열 싸움이라는 말은 높은 서열에 올라가려고 말이나 힘으로 이기려고 상대방과 다투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는 북한도 아닌데, 난데없이 서열 싸움이라니요.

사실(事實, fact)은 이렇습니다.

우리 집에는 반려동물(伴侶動物, pet)인 닭을 여러 마리 기르고 있습니다. 토종닭도 있고 오골계와 청계도 키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토요일에 사료(飼料, feedstuff)와 물을 듬뿍 주고 닭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동안 서열 2위의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던, 우아한(優雅, elegant) 긴 꽁지깃을 자랑하는 하얀 수탉이 꽁지깃도 없을 뿐만 아니라 몸이 많이 왜소(矮小, dwarfness)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녁을 먹으며 와이프에게 말했더니 수탉들에게 쪼이며 도망 다니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녁을 먹자마자 와이프와 같이 닭장에서 하얀 수탉을 붙들어서 거실로 들어왔습니다. (cockscomb)을 관찰해본 결과 다른 수탉들에게 쪼여서 그런지 점처럼 검은 상처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목 뒤편에는 털도 빠지고 없었습니다.

우리는 상처에 바르는 마데카솔을 발라준 후 먹이와 물을 준비하여 사용하지 않는 집안 화장실(化粧室, toilet)에 넣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 닭의 건강 상태(健康狀態, condition of one's health)를 점검했는데, 사료도 많이 먹은 것 같고, 집안으로 들여올 때는 물똥을 쌌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와이프가 이 닭이 건강을 회복(回復, recovery)할 때까지 이곳에 두면서 관리를 하자고 하여 우리는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아침마다 우렁차게 울고 있는 그의 목소리가 건강을 완전히 회복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화장실 밖에서 놀고 있는 닭들이 그리웠는지 자꾸만 꼬옥, 꼬옥하는 소리를 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퇴근(退勤, leaving one's office)한 후, 그 닭은 붙들었습니다. 그런데 힘이 어찌나 센지 완전히 건강을 회복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닭장 속에 넣어 주었더니, 내가 준 먹이를 먹으며 잘 적응하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때부터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서열 2위 자리를 놓고, 제가 금계에게 사료를 주러 간 사이에 싸움이 붙었습니다. 두 마리가 싸우는 바람에 다른 닭들도 푸드득 거리고 해서 금방(quickly) 닭장 속은 먼지가 뽀얗게 날렸습니다. 제가 급히 싸움을 뜯어말렸습니다. 그런데 틈만 나면 싸움이 붙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하얀 닭은 붙잡았습니다. 싸움에 기운을 빼서 그런지 힘이 없었습니다. 옆구리(flank)에 그를 껴안고 집 안으로 들어와서 와이프와 함께 피가 흐르고 있는 볏에 마데카솔을 발라 주었습니다. 와이프는 당분간 화장실이나 2층에서 키우자고 했지만, 저는 그를 다시 껴안고 새로 설치한 조립식 닭장(Prefab Chicken Coop) 속에 넣었습니다. 그 조립식 닭장에는 섣달이네 식구들이 사는 곳입니다. ‘섣달이들이 이젠 많이 자랐는데, 낯선 하얀 닭이 들어오니까 놀랐는지, 어미와 함께 뭉쳐 다니곤 했습니다.

한 시간 정도 시간이 흘러간 후 닭장을 살펴보았습니다. 큰 닭들은 오후 6시가 되어서 그런지 잠을 자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고, ‘섣달이네와 하얀 닭은 평온을 찾은 듯해서 안심(安心, relieved)이 되었습니다. 저녁을 먹은 후 닭장을 살펴보았는데, ‘섣달이엄마와 하얀 닭이 나란히 붙어서 잠을 자고 있어서 보기가 좋았습니다.

한 편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닭들도 서열 싸움으로 피를 보곤 하고, 일부 닭은 너무 많이 발길질을 당하고 쪼여서 끝내 죽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개인도 나라도 힘을 키우지 않으면 서열 싸움에 밀려서 나라를 빼앗기거나 아니면 초라(shabby)한 모습으로 살아가야만 합니다. 우리나라의 역사(歷史, history)를 보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역사를 잊어버리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우리나라의 국력(國力, national power)을 키우는 대는 여야가 따로 없고, 사상과 이념이 따로 없습니다. 그리고 안보(安保, security)에는 한 치의 빈틈을 두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개인도 자신의 가정(家庭, home)을 지키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며, 경쟁(競爭, competition)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창조적인 노력(creative effort)을 해야만 할 것입니다.

각설(却說, changing the subject)하고요.

좀 더 기온(氣溫, temperature)이 올라가면 모든 닭장 문을 활짝 열어 줄 생각인데, 이들이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수탉들이 싸울 때 어떻게 하면 싸우지 않고 서로 사이좋게 사는 방법(方法, method)을 알고 계시는 분이 있으시면, 저에게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냥 피 터지게 싸우다가 서열이 정해질 때까지 보고만 있을까요.

 

단기(檀紀) 4,356(CE, Common Era 2,023) 34

소백산 끝자락에서 作家(Author) 김 병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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