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죽음, 그 이후
칠순이 가까워지니까, 저의 죽음(death)에 대해서 무의식적(無意識的, unconsciousness)으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증조할머님의 죽음과 할머님의 죽음, 그리고 부모님의 죽음과 형을 비롯한 동생들의 죽음을 제 두 눈으로 보았기 때문에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나이 든 사람의 목숨은 짚불(straw fire) 같다’라는 표현(表現, expression)을 쓰기도 합니다. 짚불은 활활 타다가도 금세(in a moment) 사그라드니까 그런 표현을 쓰는 모양입니다. 좀 더 나이가 들면 저 또한 짚불 같은 존재가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해 봅니다.
안 경전이라는 분이 지은 『생존의 비밀』이라는 책을 보면 위 제목의 글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안 경전이라는 분을 전혀 알지 못합니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 보니까 「위키백과사전」에 <안 경전(安 耕田)은 본명이 안 중건(安 重建)으로 증산도의 2대 교주이다. 아버지 안 세찬의 뒤를 이은 증산도의 교주로 『환단고기』를 번역(飜譯, translation)하고 주석을 다는 등의 출판 활동도 했다.>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이 책의 92~94쪽에 있는 글을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부담 가지지 말고 그냥 재미 삼아 읽어보시길 당부드립니다.
<……인간의 병을 비롯한 이 세상의 고통과 비극, 죽음의 또 다른 원인이 되는 죽은 자들[신명(神明 ; 하늘과 땅의 신령)]의 원한과 보복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람이 죽으면 영적 존재인 신명으로 태어난다.
여기서 독자들은 이렇게 묻고 싶을 것이다.
“인간이 죽어도 영혼은 정말로 살아 있는 겁니까?”>
저 또한 분명한 대답을 들을 수 있다면 영혼은 정말로 살아 있느냐고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영혼을 만날 수 있기는 하냐고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그 영혼을 또 나중에 어떻게 되느냐고 말입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분명히 살아 있다! 사람에게는 혼(魂; 넋 혼)과 넋(魄 ; 넋 백)이 있어 혼은 하늘에 올라가 신(神 ; 귀신 신)이 되어 제사를 받다가 4대가 지나면 영(靈 ; 신령 령)도 되고 혹 선(仙 ; 신선 선)도 되며, 넋은 땅으로 돌아가 4대가 지나면 귀(鬼 ; 귀신 귀)가 된다.
사람은 본래 하늘의 기운인 혼과 땅의 기운인 넋이 결합되어 태어난다. 그리고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은 어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혼과 넋이 분리되어 영혼은 신명으로 거듭나 천상으로 올라가고 넋은 땅(지하)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신명으로 태어나는 것, 이것이 바로 인간이 죽음 후 천상에서 맞이하는 제2의 삶이다. 역사 속에 살다 간 모든 인물은 천상에 조상 선령신으로 살아 계신다. 조상님이 꿈에 나타나는 것은 바로 「조상님의 신명」이 오시는 것이다.>
저는 여기서 한 가지 질문(質問, question)을 하고 싶습니다. 「조상님의 신명」께서 오시는 것은 좋은데, 왜 오시는 것일까요. 후손(後孫, descendant)들의 부탁은 들어줄 수는 있는 것일까요. 왜냐하면 제사를 지낼 때마다, 어떤 동생은 로또 복권 1등에 당첨되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곤 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답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제가 모두 다 읽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이 책 속에 답이 있다면 저자님께 용서를 구합니다.
<그런데 일방적으로 남의 모함이나 배신, 음모 속에서 억울하게 죽은 자의 영혼, 패배한 영혼, 상처받고 파괴되어 원한이 너무 깊은 사람들의 영혼은 신명으로 태어나도 천상으로 못 가고 구천(九天 ; 하늘을 아홉 방위로 나누어 이르던 말)을 떠돈다. 분노와 저주, 반드시 앙갚음을 하려는 의식이 지속되어 끊임없이 보복할 방법을 찾아다닌다. 이러한 신명들을 ‘척신(隻神)’이라 하는데 이들은 때로 자기에게 상처를 준 사람뿐만 아니라 그 자손들에게까지 복수를 하기도 한다.>
‘척신이 자기에게 상처(傷處, wound)를 준 사람뿐만 아니라 그 자손들에게까지 복수(復讐, avenge)를 하기도 한다.’라는 말은 인과응보(因果應報)의 개념을 들어 착하게 살아가라는 교훈적이면서도 종교적 의미도 있는 것 같습니다.
<비행기 추락 사고, 교통사고, 갑작스러운 화재, 가스 폭발 사고 등, 이 세상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모든 비극적 참사는 척신이 행하는 것이다. 실제로 수행을 해서 영으로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척신들의 사연이 너무도 다양하고 엄청나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신비스럽고 흥미로운 점이 있었습니다. 종교를 떠나서 착하게 살라는 교훈적인 의미(didactic meaning)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해 봅니다. 그래서 남에게 원한을 사지 말고, 말 한마디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척신이 두려워서라기보다는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모든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해 봅니다.
단기(檀紀) 4,356년(CE, Common Era 2,023년) 2월 25일
소백산 끝자락에서 作家(Author) 김 병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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