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었는가 우리가 잊었는가 우리가 ㅡ 류시화 잊었는가 우리가 손잡고 나무들 사이를 걸어간 그 저녁의 일을 우리 등 뒤에서 한 숨지며 스러지던 그 황혼의 일을 나무에서 나무에게로 우리 사랑의 말 전하던 그 저녁세들의 일을 잊었는가 우리가 숨죽이고 앉아서 은자처럼 바라보던 그 강의 일을 그 강에 저물던 세상의.. 류시화님의 시방 2007.10.22
우리 만나 기분 좋은 날은 우리 만나 기분 좋은 날은 -류 시 화 강변을 거닐어도 좋고 돌담길을 걸어도 좋고 공원의 벤치에 앉아 있어도 좋았습니다 우리 만나 기분 좋은 날은 레스토랑에 앉아 있어도 좋고 카페에 들어가도 좋고 스카이 라운지에 있어도 좋았습니다 우리 만나 기분 좋은 날은 이 세상이 온통 우리를 위하여 축제.. 류시화님의 시방 2007.10.19
그건 바람이 아니야 그건 바람이 아니야 - 류시화 내가 널 사랑하는 것 그건 바람이 아니야 불붙은 옥수수밭처럼 내 마음을 흔들며 지나가는 것 그건 바람이 아니야 내가 입 속에 혀처럼 가두고 끝내 하지 않는 말 그건 바람이 아니야 내 몸속에 들어 있는 혼 가볍긴 해도 그건 바람이 아니야 류시화님의 시방 2007.10.14
짠맛을 잃은 바닷물처럼 짠맛을 잃은 바닷물처럼 /류시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걸까 마치 사탕 하나에 울음을 그치는 아이처럼 눈앞의것을 껴안고 나는 살았다 삶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는채로 태어나 그것이 꿈인줄 꿈에도 알지 못하고 무모하게 사랑을 하고 또 헤어졌다 그러다가 나는 집을 떠나 방랑자가 .. 류시화님의 시방 2007.10.01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 류시화 기쁨이라는 것은 언제나 잠시뿐 돌아서고 나면 험난한 구비가 다시 펼쳐져 있을 이 인생의 길 삶이 막막함으로 다가와 주체 할수 없어 울적 할때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나 구석에 서 있는것 같은 느낌이 들때 자신의 존재가 한낱 가랑잎처럼 힘없이 팔랑 거릴때 .. 류시화님의 시방 2007.09.15
나 무 나 무 / 류 시 화 나무는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바람이 불지 않아도 그 가지와 뿌리는 은밀히 만나고 눈을 감지 않아도 그 머리는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있다. 나무는 서로의 앞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누가 와서 .. 류시화님의 시방 2007.08.29
비로 만든 집 비로 만든 집 / 류시화 비로 만든 집에서 나는 살았네 안개로 만든 집 구월의 오솔길로 만든 집 구름비나무로 만든 집 비로 만든 집에는 언제나 비가 내리지 비를 내리는 나무 비를 내리는 길 비를 내리는 염소들 세상이 슬픔으로 다가올 때마다 나는 그곳으로 가서 비를 맞았네 비의 새가 세상의 지붕 .. 류시화님의 시방 2007.08.28
저편 언덕 저편 언덕/ 류시화 슬픔이 그대를 부를 때 고개를 돌리고 쳐다보라 세상의 어떤 것에도 의지할 수 없을 때 그 슬픔에 기대라 저편 언덕처럼 슬픔이 그대를 손짓할 때 그곳으로 걸어가라 세상의 어떤 의미에도 기대 수 없을 때 저편 언덕으로 가서 그대 자신에게 기대라 슬픔에 의지하되 다만 슬픔의 소.. 류시화님의 시방 2007.08.24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물 속에는 물만 있는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 류시화님의 시방 2007.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