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마케팅 현황 및 과제
새 직장인들 중에 오프라인 신문을 꼼꼼히 넘겨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대부분 출근중 지하철에서 주요 기사를 대충 훑어보거나 책상에 앉아 인터넷으로 신문을 본다. 회사일도 바쁜데 자리에 신문을 떡 펼쳐놓고 광고까지 샅샅이 보는 사람은 이상한 사람 취급 당하는 세상이다. 상사나 주위 동료들의 시선도 곱지 않을 것임은 자명하다.
이런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해 봤을 때 항상 몸에 휴대하는 모바일을 이용한 새로운 마케팅 기법은 상품 또는 서비스의 판매를 촉진하는 새로운 판촉도구로, 또한 기존 매체보다 뛰어난 효과를 자랑하는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휴대전화 가입자만도 3천 300만명에 이르러 경제인구의 90% 이상이 휴대폰을 가지고 있고, 무선인터넷 가입자도 3천 100만명에 달하고 있어 휴대폰은 당당한 미디어 매체로 대접받아도 충분한 역량을 지니고 있다.
휴대폰을 이용한 새로운 마케팅 기법은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으며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003년 초 OB맥주에서 20억원 규모의 대형 모바일 광고를 실시하는가 하면, SK텔레콤과 GM대우에서도 모바일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등 관련 시장도 나날이 커져가는 추세이다. 국내 모바일 마케팅 시장은 올해 6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며 2006년에는 시장이 약 9배 가량 성장한 5,544억 가량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바일 마케팅의 인기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해외에서의 모바일 광고 시장은 크게 유럽과 일본으로 양분할 수 있다. 2억 4,000만명의 인구가 핸드폰을 사용하는 거대 시장인 유럽과, 세계 최고의 휴대폰 강국인 일본이 마케팅 시장을 주도하는 양대 산맥이다.
유럽에서는 핀란드와 스웨덴이 모바일 광고 기술 분야를 주도하고 있고 이태리, 영국, 독일, 스페인, 프랑스 등 휴대폰 사용 인구가 많은 BIG 5 국가에서는 모바일 광고를 이용한 다양한 성공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모바일 마케팅이 비교적 활발한 영국과 북유럽에서는 이통사, 단말기 제조사, 모바일 포탈, 컨텐츠 어그리게이터(Content Aggregator), 모바일 마케팅 에이전시들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NTT 도코모가 2000년 6월 일본 최고의 광고대행사인 덴츠와 함께 모바일 광고 전문 대행사인 ‘D2 커뮤니케이션즈’를 설립해 세계에서 가장 먼저 모바일 광고 시장을 개척하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유명 화장품 업체인 시세이도는 2000년 젊은 고객과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모바일 마케팅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NTT도코모의 아이모드(i-mode)를 통해 1주일간 실시한 이 캠페인에는 약 7만명의 사람들이 몰렸고 모바일 설문조사 결과 응답률이 40%를 넘어서 화제를 일으켰다. 응답 내용을 보면 캠페인을 통해 시세이도의 신제품을 인지하게 됐다는 내용이 24%였고, 또한 제품을 구매했다고 응답한 응답자의 30%가 모바일 광고를 보고 구매했다고 조사되었다.
모바일 마케팅의 한계 극복이 관건
하지만 모바일 마케팅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나이키, 코카콜라 등 일부 외국계 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국내 기업은 모바일 이라는 매체를 아직 마케팅 수단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고, 기업체나 광고대행사 담당자들의 인식도 지극히 낮은 형편이다. 또한 아직까지 모바일 마케팅의 효력을 입증할 레퍼런스도 부족한 실정이고, 마케팅 담당자들은 모바일 단말기를 활용한 고객 Lock-in 방법에 대해 이해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일기획, 대홍기획 등 메이저 대행사들도 모바일 마케팅에 관심은 가지고 있지만 아직은 팔짱을 끼고 시장 추이를 관망하는 추세라서 실제로 모바일 마케팅 시장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메이저 광고 대행사들의 참여도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휴대폰 사용과 모바일 인터넷에 친숙한 고객층이 경제력이 불충분한 10~20대에 국한돼 있고, CPM을 따져 보면 모바일이 TV보다 비싼 매체라는 단점이 있어 모바일 마케팅에 호기심을 가지는 마케터들에게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또한 현재의 모바일 광고 실태는 고객의 퍼미션은 아예 안중에도 없고, 제대로 된 고객분류나 고객성향을 분석한 체계적인 데이터 분석 작업이 안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고객들은 본인의 성향이나 취미와는 전혀 상관없는 광고 메시지를 받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고객 입장에서는 이에 대해 항의를 하고 싶어도 어디에다 연락을 해야 하는 지도 모르는 실정이다.
앞에서 지적한 몇 가지 단점만 보강한다면 모바일 마케팅은 기존 4대 매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새로운 매체로 각광 받을 것이다. 모바일 마케팅은 우선 모든 사용자의 DB가 정확하고 중복이 전혀 없는 ‘Unique User’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과 기존 매체와는 다르게 LBS(Location Based Service)와 같이 지역과 상황을 고려한 타겟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어 향후 급속도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모바일 마케팅 시장은 절대 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이다. 국내 경기가 다시 회복되고 위성DMB와 텔레매틱스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는 2005년에는 모바일 마케팅 시장에 새로운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저기 유목민처럼 계속 움직이며 새로운 자극과 정보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휴대폰을 이용한 마케팅이 기쁨을 줄지, 아니면 오프라인 전단(찌라시)와 같은 의미로 해석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 이승준 (스카이벤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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