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되는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할까?

혼자 살 수 없는 세상

forever1 2020. 8. 30.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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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 수 없는 세상

 

인간은 누구나 남의 신세(身世)를 직간접적으로 지고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장애인(障碍人, the disabled) 시인이 있습니다. 그는 중학생 때 뇌염을 앓은 후유증으로 한쪽 편을 전혀 쓰지 못하고 말도 어눌합니다.

뇌염을 앓기 전까지만 해도 동내에서 부자였고 타고난 성격(性格, character)이 명랑해서 아주 활동적이고 사교적(社交的, sociable)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뇌염(腦炎, encephalitis)을 앓은 이후부터는 자신의 그런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문밖을 나서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생활하다가 보니까 한쪽 편의 다리와 팔은 점점 근력이 떨어졌고 심지어 뒤틀기까지 했습니다. 그의 가족들을 더욱 안타깝게 한 것은 그의 마음마저 뒤틀리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변해가는 그의 모습이 싫어서 부모와 형제들이 외출을 권하기도 하고 운동 등을 권했지만 자포자기(自暴自棄) 상태로 빠져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너도 할 수 있다라는 주위 사람들의 격려에 힘입어 그는 전라도의 어느 장애인 시설에서 봉사활동(奉仕活動, volunteer work)을 시작으로, 대구에 있는 모 장애인 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좋은 여자를 만나서 사랑도 했었답니다.

세월이 흘러 그의 처지를 너무나 안타까워했던 부모님도 모두 돌아가셨고 고향을 떠나 김포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는 그에게 저는 일주일에 서너 차례 전화하여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합니다.

그는 장애인이기는 하지만 자존심(自尊心, self-esteem) 하나는 대단합니다. 그래서 어지간해서는 남의 신세를 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그에게 이런 말을 해 주곤 합니다.

자네가 신세를 지기 싫다고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남의 신세를 지기 마련이다.”

산중에서 홀로 사는 사람들도 따지고 보면 간접적으로 남의 신세를 지고 있다.”

힘들 때 주위 사람들에게 손을 잡아 달라고 해라. 그러면 기꺼이 너를 도와줄 사람이 나타날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다가 힘이 들 때가 있습니다. 물론 자기 혼자서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도움을 요청해 보십시오. 따스한 손길이 도와줄 것입니다.

 

2020830

소백산 끝자락에서 김 병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