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되는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할까?

누가 이 나라를 무너뜨렸는가?

forever1 2020. 10. 1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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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 나라를 무너뜨렸는가?

(Who brought down this country?)

 

허샨이 지은 『잘되는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할까>』에 나오는 글입니다.

<1485년, 당시 영국의 국왕 리처드 3세(Richard III)는 보즈워스 평야(平野, open field)에서의 전쟁을 앞두고 있었다. 리치먼드 헨리 백작(伯爵, count)의 군대는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국왕의 군대에 정면으로 맞섰다. 이 전쟁은 영국의 통치권이 달려 있는 아주 중요한 전쟁이었다.

전쟁이 시작된 날 아침, 리처드 3세는 마부 한 명을 보내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전투마(戰鬪馬, battle horse)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빨리 말발굽을 박으시오. 국왕(國王, king)께서는 이 말을 타고 첫 번째 교전을 치르길 바라시오.”

마부가 대장장이에게 말했다.

“가다리십시오. 며칠 전 국왕께서 모든 말에게 새 말발굽을 박아주라고 명령하셔서 준비한 말발굽을 모두 사용했습니다. 새 말발굽을 만들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적군이 몰려오고 있는 판에 가릴 게 뭐가 있소? 기다릴 시간이 없고. 그냥 있는 것을 박아주시오.”

그러나 대장장이(blacksmith)는 마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새 말발굽 만들기에 몰두했다. 그는 기존의 말발굽을 모두 제거하고 새로 만든 말발굽을 평평하게 잘 다듬어 말굽에 고정시킨 다음 못을 박았다. 대장장이는 세 개의 못을 박은 후에야 네 번째 못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새 못을 만들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았소! 이미 출정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울렸단 말이오. 좀 대충대충 못하겠소?

”물론 다른 못이야 얼마든지 있지만, 지금 박은 세 개의 못만큼 튼튼하지 못합니다.?

“다른 못이라도 말굽에 박을 수 있소?”

“예, 가능하지만 그 못이 얼마나 버틸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알았소. 그냥 그걸 박으시오. 더 이상 꾸물거렸다가는 국왕께서 우리 둘을 가만두지 않으실 거요.”

조급해진 마부가 대장간 밖의 정황을 살피며 말했다. 마부의 성화(成化)에 대장장이는 더 이상 새 못을 만들지 못하고 아무 못이나 집어 들어 남은 한 데에 박아넣었다.

잠시 후, 두 군대에 진격 나팔이 울렸다. 리처드 국왕은 직접 아군 진여에 뛰어들어 용감히 싸웠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사병들을 격려했다.

“진격하라! 진격하라!”

국왕은 큰소리로 외치며 부대를 이끌고 적진으로 돌격했다.

그런데 다른 쪽에서 진격하던 몇몇 병사들이 지레 겁을 먹고 퇴각(退却, retreat)하는 모습이 보였다. 만약 다른 병사들이 이 모습을 본다면 일종의 작전으로 오해하고 그들을 따라 후퇴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리처드 국왕은 힘껏 채찍질하며 그들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후퇴하는 병사들에게 말 머리를 돌려 진격하라고 명령했다.

그런데 그 순간 리처드 국왕이 타고 있던 말의 말발굽이 떨어져 나갔다. 그러자 국왕의 말은 순식간에 꼬꾸라졌고 그 위에 타고 있던 리처드 국왕은 땅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게다가 국왕이 땅에 떨어지면서 고삐를 놓치는 바람에 놀란 말은 벌떡 일어나 정신없이 어디론가 달려가 버렸다. 리처드 국왕은 후퇴하던 병사들이 뒤따라오는 헨리의 부대에 완전히 포위(包圍; encirclement)되는 모습을 힘없이 지켜보았다.

“다 그놈의 말 때문이야! 하찮은 말이 우리 왕국을 쓰러뜨렸다고!”

리처드 국왕은 검을 뽑아 허공에 마구 휘두르며 분풀이를 했다. 이젠 타고 도망칠 말도, 몸을 일으켜 세울 기운도 없었다. 게다가 그의 모든 부대는 완전히 와해되었기 때문에 병사들도 자기 목숨 부지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헨리의 부대는 리처드 국왕을 생포(生捕, catch alive)했고, 결국 전쟁에서 승리(勝利, victory)했다. 이때부터 민간인들 사이에 이런 노래가 유행했다.

 

못 하나가 없어서 튼튼한 말발굽을 잃었네.

튼튼한 말발굽이 없어서 훌륭한 전투마를 잃었네.

훌륭한 전투마가 없어서 전쟁에서 패했네.

전쟁에서 패해서 나라를 잃었네.

아주 작은 못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네!

 

<잘되는 사람의 생각>

간단한 일을 제대로 처리하는 사람은 간단하지 않은 일도 잘 해결할 수 있고, 사소한 일을 제대로 처리하는 사람은 사소하지 않은 일도 잘 해결할 수 있다. 1%의 허점(虛點, blind spot)은 100%의 참패를 가져온다. 이것은 대충대충 처리하려는 안일한 자세가 자며 다 주는 참혹한 대가다.>

정말 맞는 말입니다. ‘사소한 일에 목숨 걸지 마라.’라는 말도 있지만, 새뮤얼 존슨은 “우리는 대개 습관(習慣, habit)이라고 하는 쇠사슬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가 그것을 끊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진 다음에야 비로소 그 존재를 깨닫게 된다.”라고 했습니다.

“인생에 대한 가장 고귀한 생각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나타난다. 스쳐 지나가는 사소한 일에도 깨달음을 얻는 사람만이 작은 의무도 소홀히 하지 않고 그것을 통해 보람을 느낀다.” 톨스토이가 한 말입니다.

사소한 것이 큰 화를 키워 결국 나라를 잃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특히 위정자(爲政者, administrator)들이 더욱 무서워해야 할 것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살피고 그들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알아야만 합니다. 사소한 것이라고 치부하는 그 순간 그들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진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길 빕니다.

 

단기 4,353년(서기 2,020년) 10월 18일

소백산 끝자락에서 김 병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