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 늑대(Alpha Wolf)가 되려면…
톰 슈미트(Tom Schmitt)와 미하엘 에서(Michael Esser)가 지은 『Status Spiele』, 우리 말로 직역하면 ‘상태 표시’, ‘신분 놀이’, ‘지위 놀이’, ‘지위 게임’ 등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와 동 대학원 철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독일 쾰른 대학교(University Zu Koln)에서 철학을 공부한, 그리고 놀랍고 존경스럽게도 199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新春文藝)에서 시 부문에서 당선한 전대호 씨는 『내 지위는 내가 결정합니다』로 번역(飜譯, translation)하였습니다.
이 책의 67~70쪽에 보면 「지위 현상은 필연이다.」라는 소제목의 글이 마음에 들어서 일부를 옮겨보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많은 분이 동감(同感, empathy)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입니다.
<……인간은 사회를 이루어 사는 존재다. 과제 해결, 위험 예방, 정보 습득을 더 잘하기 위해 인간은 집단을 이룬다. 집단생활(集團生活, living in a group)을 하는 동물들은 사회 질서를 확립한다. 집단의 구성원 각각에 게는 정해진 위치가 있으며 모두가 각자의 특정한 과제와 특권을 부여받는다.>
언젠가 읽은 글 중에 원숭이들도 서열이 있는데, 서열 1위는 잠을 잘 때 아무 곳에서나 자기가 자고 싶은 데서 잠을 자면 되지만, 다른 원숭이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자리에서만 잠을 자야만 한다고 합니다. 우리 인간들보다 더 엄격한 규율(規律, discipline)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늑대 집단에서는 ‘알파 늑대’라고 불리는 가장 강한 개체가 우두머리를 맡는다. 알파 늑대에게만 번식할 권리가 있으며, 알파 자리를 차지한 늑대는 이 특권을 조금의 양보도 없이 철저하게 지킨다. 알파 지위는 더 강한 늑대가 놈을 몰아내고 그 지위를 차지할 때까지 유지된다. 이처럼 늑대의 계급, 곧 지위는 획득되는 것이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각자가 자신의 지위를 획득해야 하며, 획득한 다음에는 끊임없이 지키고 다져야 한다. 늑대 집단의 모든 구성원들은 누가 알파 수컷이고 누가 알파 암컷인지 안다.>
어디 늑대의 세계에서만 그렇겠습니까, 좀 더 좋은 지위(地位, position)와 높은 지위를 차지하려고 우리는 끝없이 공부하고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학연과 지연을 앞세우기도 하지요. 그리고 권모술수(權謀術數)까지 동원하기도 하고 국제사회에서는 더욱 냉정하게 변칙(變則, irregularity)을 동원하기도 합니다.
<지위는 다양한 신호와 기호를 통해 다져진다. 늑대 집단의 구성원 각각은 다른 개체들에게 특수한 신호를 보내 자신의 지위를 알린다. 이 행동은 먹이를 분배할 때 매우 중요하다. 지위가 높은 개체일수록 더 먼저 먹이를 차지한다.
그러나 인간은 늑대가 아니다. 이런 식의 다윈주의적인 시각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지위를 놓고 벌이는 놀이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올로지 다윈주의가 인간 사회를 지배한다면, 언제나 가장 힘이 센 사람이 가장 높은 지위를 차지할 것이다.>
여기서 다윈주의(Darwinism)는 ‘영국의 찰스 다윈이 생물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하여 세운 진화의 작용 원리나 구조에 대한 학설로서 진화를 일으키는 세 가지 요인은 변이(變異), 유전(遺傳), 생존 경쟁(生存競爭)이라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마지막인 생존 경쟁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누구나 알 듯 현실은 그렇지 않다. 위대한 인물을 몇 명만 살펴봐도 인간의 지위는 다른 식으로 할당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인기와 성공을 거머쥔 많은 영화배우(映畵排優, film actor)들은 몸집이 작고,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과학자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은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인(障礙人, handicapped person)이 다. 인간은 늑대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다면적인 방식으로 지위 서열을 확정하는데, 주로 신체언어(身體言語, body language), 목소리, 표현방식을 통해 지위에 관해 소통한다. 이때 상냥한 미소에서부터 단호한 눈빛,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까지 엄청나게 다양한 신호들이 사용된다.
또 인간의 지위는 고정적이지 않다. 개인이 어느 집단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 각 집단에서의 지위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느 집안의 막내는 형제들 간의 위계에서 지위가 가장 낮지만, 축구팀에서는 지위가 높은 주장을 맡는다.
개인의 내면적, 혹은 외면적 태도에 따라서도 지위가 바뀔 수 있다. ……>
우리 인간은 사회적 동물(社會的 動物, social animal)이면서 경제적 동물(經濟的 動物, economic animal)입니다. 그래서 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 상대적으로 지위 서열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곤 합니다.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않은 사람의 밑에서 월급을 받으며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 않습니까?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으로 살고 싶으 시다고요? 그렇다면 피지컬(physical)을 강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내면적 메탈(mental)을 강하게 키워야만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을 많이 읽고 공부를 꾸준히 해서 지식과 정보와 기술을 늘려야만 한답니다. 공부하지 않고 높은 지위를 획득할 수 없음이 현실입니다.
단기(檀紀) 4,355년(CE, Common Era 2,023년) 1월 21일
소백산 끝자락에서 作家(author) 김 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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