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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기쁨(Joy of loss)

forever1 2023. 1. 2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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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기쁨(Joy of loss)

 

상실의 기쁨? 이게 무슨 의미(意味, meaning)냐고요? 차분하게 제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저에게는 여러 명의 종숙(從叔)이 있습니다. 그런데 설날 저와 동갑인 종숙이 종숙모와 함께 둘째 아들을 데리고 찾아왔습니다. 이유인즉, 자신의 맏아들이 다음 달에 결혼식(結婚式, wedding ceremony)을 올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축하드린다.’라고 말했습니다.

성남에 사는 맏아들이 집에 자주 오지도 않고 해서 서운한 마음(regretful heart)이 있었는데, 이제 결혼하고 나면 더 오지 않을 것 같아서 걱정된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습니다. 아마, 맏이를 잃는 것 같은 기분(氣分, feeling)이 든 모양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제(아저씨의 경상도 사투리)가 몸이 약해져서 그런 생각이 든 거다.”라고 말하면서 건강이 좋아지면 취미 생활과 사회활동을 하면 그런 걱정이 없어질 거라고 말했습니다. 덧붙여서 자식은 품 안에 있을 때 자식이다라며, 이젠 성인이 되어 한 가정을 이루게 되니까, 그들의 생활(生活, living)도 존중하라고 했습니다.

누군가가 이런 말을 저에게 해 준 기억이 납니다. ‘자녀는 세 살 때까지 평생 해야 할 효도를 다 한다.’라고 말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설령 저의 아제가 아닌 다른 사람일지라도 자식에게 효도(孝道, filial piety)를 바라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자식의 결혼을 완전하게 기뻐해 주고 축하해 주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앞으로는 자식과 함께 생활하지 못하게 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자식이 결혼하여 곁을 떠나게 되면 허전한 마음(empty mind)이 드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허전한 마음이 드는 것은, 내가 자식을 그만큼 애지중지(愛之重之, treasure)하며 열심히 키웠다는 증거라고 생각해 봅시다. 그러면 한결 마음이 좋아질 것이고 새로운 일을 해도 손에 잡힐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제에게 다음과 같은 말도 전해 주었습니다.

결혼해서 맏이가 남 부럽지 않게 잘 살아야겠지만, 살다가 보면 정말 곤란한 일이 닥칠 수도 있다. 그때 아버지로서 마지막 열정(熱情, passion)을 바쳐서 도와줄 수 있도록 미리미리 준비해두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말입니다.

맞는 말일세.”라고 긍정적인 말을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우리는 결혼식 날 만나자고 약속(約束, promise)을 하고 기분 좋게 악수를 나누었습니다.

 

단기(檀紀) 4,356(CE, Common Era 2,023) 123

소백산 끝자락에서 作家(Author) 김 병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