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으로 성장을 이끌어낸다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교 의학부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의학박사(醫學博士, doctor of medicine) 학위를 취득한 미즈시마 히로코는 정신과 의사이자 일본 대인관계요법의 최고 권위자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미즈시마 히로코가 지은 『50부터 더 행복해지는 관계의 기술』의 149~150쪽에 보면, 배운 것도 없고,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 하나도 없는 처지에서, 공장(工場, factory)에서 일하며 받은 돈으로 자식들 두 명을 대학교 졸업시키고, 이제는 나이 들고 병든 몸으로 일을 더 할 수 없는 종숙(從叔)이 문득 떠올라서 옮겨 봅니다.
<인생의 큰 변화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요령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먼저 주변에서 지지해주는 것입니다. “당신이 집에 있어 줘서 다행이에요”, “그동안 수고 많았어요” 정도는 말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회사에서 일만 했던 때와 생활이 많이 달라져서 힘들죠” 같은 말을 해도 좋습니다.>
사실 정년퇴직(停年退職, retirement under the age limit)을 하고 집에서 혼자 있는 것은 지옥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자식들은 장성해서 모두 집을 떠났을 것이고, 부인은 가정 살림을 하다가 친구를 만나러 간다던가 아니면 계 모임에 간다고 집을 나가고 없으면 온종일 혼자서 텔레비전이나 보면서 시간을 때울 것입니다. 어쩌면 ‘자신의 존재 가치(value of one's own existence)’를 잃고 외로움과 싸우다가 지쳐 우울증(憂鬱症, depressive disorder)에 걸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되면 하루가 1년처럼 느껴질 테고 그렇게 되면 그만큼 빨리 늙고 말겠지요.
<외출을 권하거나 지역 행사에 같이 참가하는 것도 좋습니다. 남자는 과제 달성형인 사람이 많아서 뭔가 ‘해야 할 일(A thing to do)’이 있으면 사뭇 달라집니다. ……
대체로 남자는 칭찬받는 것을 좋아하고 비난받는 것을 못 견뎌 합니다. 따라서 “고맙다”라는 말을 가능한 한 많이 해주고, 그럴싸해 보이는 음식을 만들었을 때는 “맛있다”라고 칭찬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자꾸 잘못을 지적하면 남자는 특히 의기소침해집니다. 아내는 그냥 집안일을 하는 순서를 “조금만 더 신경 써서 하면 잘할 수 있을 거예요”라고 말했을 뿐인데 남편은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비난을 받았다’라고 느낍니다. 토라져서 시무룩해지는 것은 말 그대로 의기소침(意氣銷沈)해진 증거입니다.>
종숙은 자신의 잘못(자신은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음)을 종숙모가 남들 앞에서 하는 것이 못마땅했는지, 대화 도중에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밖으로 나가고 말았습니다. 종숙모가 종숙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었더라면, 종숙모가 회사 식당에 나가서 근무하는 동안, 걷는 운동도 더 많이 했을 것이고 집 안 청소도 더 잘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집안일에 관해서는 아내와 남편이 대학생과 유치원생 정도의 차이가 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남편의 자존심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칭찬으로 성장을 이끌어내면 결국에는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린 아직 50대니까 걱정할 것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곧 저의 종숙 내외분을 따라갈 것이 틀림없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고요. 저도 70이 다 되었으니까 곧 퇴직할 것이고, 할 일이 없으면 집안에 틀어박혀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저는 퇴직 후에 할 일을 만들기 위해서 가까운 밭에다가 작약과 목단 등 꽃 종류들을 많이 심고 있습니다. 그때가 되면 농사지을 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농사 밑천이 많이 들어가서 손해를 보기 때문에,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아서 꽃을 기르고 감상하는 것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아내를 많이 칭찬하면서 꽃처럼 미소를 지으며 남은 삶을 살겠습니다.
단기(檀紀) 4,356년(CE, Common Era 2,023년) 1월 23일
소백산 끝자락에서 作家(Author) 김 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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