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Storytelling Marketing (스토리텔링 마케팅)

forever1 2007. 5. 26. 17:31

Storytelling Marketing (스토리텔링 마케팅)

 

① Why Storytelling

 

‘이야기’는 왜
‘이야기하기’가 되었나?

 

1. 스토리텔링 등장의 시대적 배경

이야기·스토리라는 말이 사회·문화·경제 분야에 넘쳐나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시나리오가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상식이 되어버린 지 오래고, 광고에도 스토리의 중요성이 떠오르고 있다. 그런 한편으로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요소가 중시되고 있다. ‘에듀케이션(Education)’에 오락의 요소가 첨가되어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라는 합성어가 생기기도 한다.

 

놀이성의 증대로 보이는 이 사회문화적 현상은 사실 ‘이야기성’의 증대와 맞물려 있다. 왜냐하면 놀이는 ‘내가 참여해서 만드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에는 ‘이야기’라는 명칭보다 ‘스토리텔링’이라는 명칭을 더 많이 쓰고 있는 상황이 눈에 뜨인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라는 용어가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서사(敍事)’·‘이야기’·‘스토리’·‘담론’과 같은 말들이 있는 마당에 ‘이야기하기’라는, 현재진행형의 개념이 등장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가장 큰 이유는 시대적 배경, 특히 정보통신의 발달로 매체가 변화하는 현실에 있다. 기존의 서사학은 텍스트에서의 이야기 구조에 주목했지만 이와 같은 방식으로는 디지털 매체를 분석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스토리’는 ‘예술적인 서사와 인과관계가 있는 잘 짜인 이야기’라고 정의하는데,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그러한 설명방식에 들어맞지 않는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한 장르라고 할 수 있는 컴퓨터 롤플레잉 게임을 생각해 보자. 프로그래밍된 이야기의 데이터베이스가 존재하고 게이머는 컴퓨터를 열어 게임을 시작한다. 게이머의 취향과 의지에 따라 이야기의 진행 방향은 달라진다. 이렇게 되면 이야기는 시작은 있지만, 끝이 없다.1) 단지 끊임없이 새롭게 재구성되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의 경우 유저(게이머)들이 서로 어울리면서 전혀 색다른 이야기를 창조할 수도 있다. 여기서 스토리텔링, 즉 ‘이야기하기’는 현재의 상황에 대한 중요성과 청중의 상호작용이라는 행위적 측면이 강조된 단어가 된다. 결과적으로 디지털 시대의 특성과 맞물려 서사학은 변모하고 있으며, 스토리텔링의 전면적 등장을 낳고 있다.

최근 문화와 산업계의 화두는 ‘감성’이다. 그 배경에는 역시 정보통신의 발달이 있다. 인터넷 공동체가 감성의 공동체이며 기술 발달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불확실한 미래를 감각적인 꿈으로 파악하려 한다는 점, 문자가 이성적이라면 영상은 감성적 직관적 감각을 요구한다는 점은 그러한 현상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그리고 영상성이 증대될수록 현대인들은 영상세계의 감각적 속성, 놀이적 속성을 공간에 적용하려는 경향을 지닌다. 현대 산업에 오락의 요소가 증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이야기는 우리가 사는 문화공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물질을 산출하는 방식보다 기호를 산출하는 방식이 많아지면서 상품의 미학적 가치가 증대되고 있고, 그 미학적 가치의 핵심으로 ‘스토리텔링’은 존재하게 되었다.2) 이런 시대적 배경 때문에 스토리텔링은 인간이 세계를 인식하는 근본적인 방식 중 하나로 자리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이제 ‘이야기’라고 하면 문학작품을 떠올리는 기존의 인식을 탈피해 감성이 중요해진, 디지털 시대에 맞는 의미 전달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토리텔링을 문화 콘텐츠의 생산전략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스토리텔링의 OSMU 방식

 

2. 스토리텔링의 이야기성, 현장성, 상호작용성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은 ‘Story’, ‘Tell’, ‘ing’ 등의 세 요소로 구성된 단어다. 즉 이야기와 말하다, 그리고 현재진행형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란 인쇄매체 시대에는 주로 ‘이야기되어진 것’을 의미했다. 작가가 이야기를 써서 책으로 출판하면 그것은 이미 과거 완료형, 즉 ‘이야기되어진 것’이 되었다.

 

이 방식은 과거 구술문화 시대로부터 변화된 문자문화의 특징을 보여준다. 구술문화 시대에는 구연되는 이야기를 구연자와 청취자가 현장에서 함께 공유했기에 책을 매개로 만나는 작가와 독자의 관계와는 달랐다. 그런데 스토리텔링에서의 ‘Tell’은 단순히 말한다는 의미 외에 시각은 물론 촉각이나 후각 같은 다른 감각들까지 포함한다. 특히 구연자와 청취자가 같은 맥락 속에 포함됨으로써 구연되는 현재 상황이 강조된다. 현장성의 회복, 즉 새롭게 확장된 ‘구술문화’의 차원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ing’는 상황의 공유, 그에 따른 상호작용성의 의미를 내포한다.

그렇다면 이 ‘구연’의 상황이 어떻게 다시 가능해진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은 앞에서 언급한 바 있는 정보통신의 발달과 다시 관련된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멀티미디어로 의사소통하기 시작했다. 이제 정보의 소통, 자기표현, 교육 등에 멀티미디어 매체가 활용되는 것은 일상적이다.

말과 몸짓으로 자신을 표현했을 때의 약점은 원거리 전달이 불가능하고 보존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지식은 축적되지 못했고 문자의 발명은 이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방책으로 필연적인 것이었다. 책이나 문서는 멀리까지 운송이 가능하며 수백 년 동안 보존이 가능했기에 인류 문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문자는 모든 정보를 온전히 담지 못하는 약점을 지닌다. 또한 독자의 경험에 의해 문자가 전달하는 이미지나 의미는 얼마든지 굴절될 수 있다. 게다가 문자는 작가와 독자가 동일 맥락 속에 있지 못한다는 약점을 지닌다. 이와 같은 ‘상호작용의 불가능성’ 때문에 글쓰기 단계에서, 문법은 엄격하게 지켜져야 했고 가상의 독자를 상정해 신중하게 정보를 전달해야 했다.

하지만 디지털 매체의 발달은 이런 어려움을 해결한다. 멀티미디어가 동원되고 상호작용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구연 상황 이상의 효과가 가능해진 것이다. 그런데 이 가상공간에서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은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감성적, 놀이적 측면을, 궁극적으로는 스토리텔링의 양상을 띠게 된다. 결국 스토리텔링이란 이야기성, 현장성, 상호작용성이 강화된 ‘오늘날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3. 스토리텔링과 디지털스토리텔링의 관계

일반적으로 ‘스토리’는 ‘허구로 구조화되기 전의 전체 줄거리’라는 의미로 많이 논의되어 왔다. 즉 기본 골격으로 스토리가 있고, 이를 플롯(Plot)으로 꾸민 것을 담론(Discourse)으로 불렀다. 반면 ‘스토리텔링’은 ‘이야기하기’, 즉 이야기에 참여하는 현재성·현장성을 강조한 말이다. 즉 ‘이야기의 행위’에 초점이 맞추어진 개념인 것이다.

그런데 디지털 매체를 기반으로 하는 스토리텔링, 즉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경우 그 개념이 대단히 확장될 수 있다. 컴퓨터게임 등 컴퓨터상에서 일어나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경우 컴퓨터 공간에서 일어나는 서사행위, 웹상의 상호작용적인 멀티미디어 서사 창조 등을 모두 포함한다. 여기에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음악·목소리·비디오·애니메이션 등이 포함된다.
그것은 오늘날의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이야기·인물·미스터리 등 서사형식으로부터 왔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전반적인 특징은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째, 유연성이다. 미디어의 유연성을 이용해 비선형적 글쓰기를 할 수 있고 다양한 인물들의 역할을 독자가 맡아 표현할 수 있다. 둘째, 보편성이다. 기술의 발달로 저렴한 가격으로 작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프로듀서 - 디렉터가 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셋째, 상호작용성이다. 영화나 드라마, 라디오와 달리 디지털 스토리는 웹과 같은, 네트워킹될 수 있는 디지털 매체 상에 있어서 창작자와 청중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고 모든 사람이 참여자가 될 수 있다.4)

 

4. 문화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의 관계

문화 콘텐츠는 텍스트 콘텐츠(출판·신문·잡지·출판문화), 디지털 이전의 비텍스트 콘텐츠(공예품·미술품·공연), 시청각 콘텐츠(방송·광고·영화·비디오·음반), 디지털 콘텐츠(애니메이션·게임·모바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들 장르의 원활한 소통과 교섭은 부가가치 창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한 예로 스토리텔링을 들 수 있다. 스토리텔링은 문학·만화·애니메이션·영화·게임·광고·디자인·홈쇼핑·테마파크·스포츠 등의 이야기 장르를 아우르는 상위범주라 할 수 있는데, 상위와 하위, 각각의 이야기 장르들은 서로 미학적 영향관계 속에 있다. 여기서 스토리텔링은 서사형식의 원형질로 존재한다. 따라서 이 각각의 장르들은 스토리텔링이라는 공통점을 지니면서도 매체의 특성 때문에 형식상의 차이를 띠게 된다. 예를 들어 이야기가 종이매체에서 표현될 경우 문학이 되고, 영상매체에서 표현될 경우 영화가 되며, 디지털 매체에서 표현될 경우 게임 등 디지털 서사가 되는 것이다.

이제 하나의 스토리텔링은 다른 매체로 옮겨 가면서 매체변주를 하게 되고 새로운 표현방식을 획득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 자체가 OSMU(One Source Multi Use)를 대변하며 하나의 콘텐츠가 여러 매체의 콘텐츠로 변주되면서 문화상품을 양산하는 문화콘텐츠 산업의 특징을 보여주기에 이르렀다.

1) Gerald Prince, <서사학: 서사물의 형식과 기능> 최상규 역, 문학과 지성, 1998, 1장.
Andre Gaudreault·Francois Jost, <영화서술학> 송지연 역, 동문선, 2001, pp.30-35.에서는 이야기의 요건으로 “시작과 끝이 있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2) 최혜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 개념 등장의 시대적 배경’, 문학수첩 창간호, 2003.2. p.347-365.

3) 최혜실, ‘디지털 시대의 문화읽기’, 소명출판, 2001.7, p.194-201.
최혜실, ‘문화산업과 인문학, 순수예술의 소통 방안을 위한 고찰’, 국어국문학, 국어국문학회, 2002.5.30, p.410.

4) 최혜실, ‘영상, 디지털, 서사’, “모든 견고한 것들은 하이퍼텍스트 속으로 사라진다”, 생각의 나무, 2000.에서 디지털 서사의 특성을 양방향성, 비선조성, 통합성으로 나눈 바 있다.

 

② Strategy & Tactics

 

‘스토리 문화’를
창조하는 5가지 전략

 

# 지현: 사랑에 관한 가장 잘못된 오해는 그 어떤 것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현실의 사랑은 취업의 차이 하나에도 휘청거리니까….

# 인성: 사랑에 관한 가장 잘못된 오해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믿음이다. 현실의 문제도 시간이 지나면 아주 작은 추억에 불과하니까….

몇 해 전 인기를 모았던 미과즙 음료 ‘2%’의 광고를 기억하는가? “거짓말하는 것들은 사랑할 자격도 없어”라는 남자의 말과, “사랑만 갖고… 사랑이 되니…?”라는 여자의 절규는 새삼 사랑에 대한 논쟁의 불을 지피며 많은 이들을 ‘2%의 이야기꾼’으로 만들고, 점점 더 2% 목말라가게 만들었다.

그런데 최근 많은 기업들이 단순한 사실 중심의 광고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감성적이고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스토리텔링 마케팅(Storytelling Marketing) 기법을 널리 활용하고 있다. 차별적 광고에 대한 목마름이 더해가는 요즘, 효과적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성공전략은 무엇인가?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는 ‘이야기’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상품에 얽힌 이야기를 가공, 포장해 광고·판촉 등에 활용하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상품 개발과정 등 브랜드와 관련된 실제 스토리를 여과 없이 보여줄 수도 있고, 아니면 신화·소설·게임 등에 나오는 스토리를 원용해 가공하거나 패러디하여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상품의 기능적 특성을 설명하는 내용 중심 광고나 판촉활동과는 차이가 있다. 상품 자체를 강조하기보다는 상품에 담긴 의미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와 브랜드의 교감을 유도하는 감성 마케팅 활동의 하나로, 딱딱하고 상업적인 광고 메시지보다는 소비자의 입에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화젯거리를 제공한다. 명품 구두 페라가모는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신는 멋스럽고 편안한 신발’이라는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 <7년만의 외출>을 기억하는가?

 

지하철 통풍구에서 마릴린 먼로가 하얀 치맛자락을 날리는 매혹적인 장면은 누구나 한 번쯤 보았을 것이다. 평소 페라가모 마니아였던 그녀가 영화 속에서도 자신의 각선미를 살리기 위해 페라가모 구두를 이탈리아에서 급히 공수했다는 이야기를, 페라가모는 지금까지도 광고 메시지에 활용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인간의 본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드라마 이야기, 연예가 소식, 정치인 이야기, 항간에 떠도는 소문 등 사람들은 흥미로운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인다. 상품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평범한 목걸이보다는 드라마 속 주인공이 착용했던, 이야기가 있는 목걸이를 더 좋아한다.


미래학자 롤프 옌센(Rolf Jensen)은 “정보화시대가 지나면 소비자에게 꿈과 감성을 제공하는 것이 차별화의 핵심이 되는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한다. 미래에는 이야기와 꿈이 부가가치를 만들며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이 형성된다는 것인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이야기’와 ‘꿈’을 마케팅에 접목한 ‘드림케팅(Dreamketing)’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자사 브랜드를 멋진 스토리로 포장하여 판매하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효과적이다. 흥미 있는 이야기가 담긴 상품은 단순히 우수한 품질이나 디자인을 가진 제품보다 더욱 매력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상품에 대한 기능을 따분하게 늘어놓기보다 고객의 마음을 읽고 그들이 꿈꾸는 바를 흥미 있는 이야기를 통해 부드럽게 풀어 가면 고객에게 다가가기가 더욱 쉽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또 상품 차별화에 매우 유용하다. 온갖 노력 끝에 개발한 상품이라도 이를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브랜드가 범람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사만의 차별화 요소를 전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은 브랜드가 가지는 이야기를 통해 경쟁 브랜드와는 다른 아우라(Aura; 고유의 분위기)를 가질 수 있다. 스타벅스가 커피 매장을 집과 직장에 이어 ‘이야기가 있는 제3의 공간’으로 만들고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까지 승화시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마케팅에서의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스토리텔링 마케팅 성공 포인트

그렇다면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마케팅의 기본원리를 고려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성공 전략을 짚어보자.

 

빤한 스토리는 가라
기업이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사 브랜드에 적합한 스토리를 발굴하고 이를 적절히 상품에 녹여내야 한다.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할 수 있고 자사 상품의 독특한 가치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매력적인 스토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 차별화된 스토리를 통해 소비자의 ‘매력타점(Sweet Spot; 야구·골프 용어로서, 마케팅에서는 소비자가 가장 크게 느끼는 심리적 혜택을 의미)’을 타격해야 한다.

 

인터넷 등으로 소비자들의 정보력이 기업을 뛰어넘고 있는 상황에서 ‘그저 그런 브랜드 이야기’로는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매력적이고 차별화된 스토리 발굴을 위해서는 기업 내외부의 다양한 의견을 수집할 필요가 있다. 비단 마케팅 부서만이 아니라 내부 공모 등을 통해 다른 부서원들도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한 예로, 맥도날드는 브랜드 스토리를 창조하기 위해 디즈니 무대 감독과 작사가·작곡가를 고용해 활용하고 있다. 인간의 내면에 있는 유아성에 호소하기 위해서는 디즈니의 힘을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또한 소비자들로부터 직접 브랜드 스토리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얻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 체험담·사용수기 등을 공모하는 것은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다.
앱솔루트 보드카는 신제품인 바닐라를 출시하기 전에 인터넷상에서 소비자들로부터 브랜드 스토리를 공모하고 이를 실제 광고에 활용해 호응을 얻었다. 바닐라 보드카와 관련해 전개되는 주인공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잠시 앱솔루트의 브랜드 스토리로 들어가 보자. 시간은 저녁 7시부터 새벽 3시까지, 장소는 남녀 주인공인 알렉사와 제이슨의 집에서 시작해 레스토랑·바·나이트클럽 등으로 옮겨지고, 결국 두 사람이 만나는 것으로 끝을 맺게 된다. 여기서 제이슨을 클릭하면 소비자들은 제이슨과 세 명의 친구들 간의 이야기를 엿들을 수 있다.

 

또 알렉사를 클릭하면 알렉사와 네 명의 여자 친구들 간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제이슨과 알렉사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두 남녀가 각각 남과 여의 입장에서 글을 써 내려가고 있는 것처럼 남과 여가 각각 다른 경로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이야기를 읽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구성이다.

 

그러나 스토리가 사람들의 일상과 동떨어져 있거나 공감하기 힘든 경우에는 오히려 반감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유명인사 등 성공한 인물보다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가 더욱 설득력을 갖는 것은 바로 스토리의 공감 가능성 때문이다.

 

재미와 경험이 생명이다
격식에 얽매였던 과거와 달리 요즘엔 ‘덜 심각하고 더 즐거운 상황’이 대접을 받는다. 지속되는 내수불안과 정치, 사회적 불안 등이 사람들로 하여금 탈일상적인 재미를 찾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 역시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야 한다. ‘우리 브랜드는 이래서 좋아’라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진지함을 벗고 때로는 일상적인 것을 약간 비틀 수도 있어야 한다. 그 중심에는 ‘재미’가 빠질 수 없다. 예컨대 LG생활건강 럭키스타 치약 광고는 ‘키스 배워서 남 주자’라는 브랜드 스토리를, 젊은 남녀의 솔직한 사랑법을 비유하는 ‘키스학 입문’ 등의 테마로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단순한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가 느끼는 스토리 경험은 브랜드와 소비자와의 교감 형성에 도움이 된다. 최근 버거킹은 ‘복종하는 닭(Subservient Chicken)’이라는 홈페이지 개설을 통해 자사 햄버거 스토리의 중심인 ‘마음대로 조리하세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복종하는 닭 사이트는 스토리 구현에 충실하기 위해 소비자의 체험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방문자가 ‘행복’ 등 갖가지 단어를 입력하면 복종하는 닭은 그 명령에 따라 다양한 행동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상호작용적 체험은 개설 3주 만에 방문수가 약 1억 4,300만 회에 이를 정도의 선풍적인 인기를 얻는 바탕이 되었다.


멀티채널의 활용도를 높여라
기업은 브랜드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보다 다양한 채널을 복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소비자가 브랜드에 접할 수 있는 접점을 다원화시킴으로써 브랜드 스토리 전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은 TV·신문·인터넷·영화·책·기업 역사관·강연 등 매우 다양하다. 그런데 그 동안 기업이 소비자에게 브랜드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식을 보면 대부분 TV 중심이거나 또는 TV와 인터넷 등을 별개로 운영하고 있는 면이 적지 않았다. 미국 광고 전문지인 가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채널 활용현황을 살펴본 결과 응답 기업의 약 65%가 TV 중심이며, 약 20%는 TV와 인터넷 등 다양한 채널 활용 시 유기적인 연결성이 부족했다고 한다. 단순히 TV 광고의 하단에 브랜드의 웹사이트 주소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최근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새로운 채널로 ‘애드무비(Ad-Movie)’를 주목할 만하다. 애드무비는 TV·인터넷과 영화를 접목한 ‘광고 영화’인데, 이는 멀티미디어 니즈가 강한 최근 소비자의 성향을 반영한 것으로 브랜드 스토리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단순히 TV광고를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것이 아니라, 애초에 인터넷과 TV광고, 옥외광고 등을 티저화하고 인터넷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한편 책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사이버 마케팅 시대라고 해도 그 효과가 떨어지지 않는다. 책은 독자들에게 브랜드 정보를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고, 책 속의 브랜드 스토리가 끊임없이 인용 및 재생산되면서 브랜드 가치는 생명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 문화’를 창출하라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스토리 문화’를 창출하는 것이다. 기업은 제품 자체가 아니라 브랜드 스토리가 품고 있는 철학을 강조함으로써 소비 이상의 가치, 즉 ‘문화’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는 반항적이면서도 낭만을 중요시하는 고유의 이야기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람들이 할리데이비슨을 생각할 때 떠올리는 가죽 재킷과 붉은 두건, HOG (Harley Owners Group)라는 커뮤니티 등은 바로 이야기 문화의 산물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모든 브랜드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문화를 형성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우리가 ‘문화’라고 부르는 생활양식들은 일시적인 열풍에 지나지 않는 유행을 넘어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어서 살아남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스토리 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왕도는 따로 없지만 다음과 같은 방안을 고려하여 문화적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네버엔딩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단편적인 일회성 스토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연계되는 스토리 창출을 통해서 일관된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한 예로, 미국 인형회사 아메리칸 걸이 새로운 인형을 선보일 때마다 그에 맞는 독특한 스토리를 만들어 어린이들이 그에 맞춰 다양한 옷과 인형을 계속 구매하게끔 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어린이들은 결국 일종의 시리즈물로 나오는 브랜드 스토리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소비자의 피드백을 반영해야 한다. 소비자의 피드백이 곧 자사 브랜드를 하나의 문화로 만들 수 있는 바탕이 되고, 피드백의 적극적인 반영은 그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소비자의 문화에 직접 빠져들어야 한다. 타깃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체험해야 소비자와 교감할 수 있는 살아있는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익스트림 스포츠 용품업체인 퀵 실버의 모든 직원들이 매년 약 1개월 동안 스노보드 동아리들과 합숙을 하며 브랜드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전파하고 있는 것은 그 좋은 예라 하겠다.

 

다양한 분야로 활용을 확대하라
기업은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일반 소비재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게임·출판·디자인·건축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해 볼 필요가 있다. 얼마 전, 출간 2년 만에 600만 부를 돌파한 만화 한자 책 <마법천자문>의 인기는 스토리텔링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는데, 이런 경향은 과학이나 역사 서적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효과는 관광 등 문화산업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똑 같은 남이섬이라 하더라도 ‘<겨울연가> 주인공이 거닐던 남이섬’이면 한 번 더 보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그러므로 지자체 등 문화산업 주체들은 ‘스토리’와 ‘체험’이 있는 문화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는데, 최근 한국관광공사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유명 관광지와 그곳에 얽힌 이야기를 결합한 다양한 한류 상품을 기획한다는 계획이다.

근래 국내의 많은 기업들이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도입하고 있으나 주목할 만한 이야기를 담은 상품은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셀링포인트가 느껴지지 않는 이미지 광고, 브랜드 히스토리의 지루한 나열 등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호소력이 부족하다는 평가인 것이다. 결국 스토리는 ‘사건·인물·구성’ 등 3박자가 제대로 맞아야 힘을 발휘한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기업들이 단순한 상품 판매자가 아닌 훌륭한 이야기꾼의 길로 나아간다면 그 브랜드는 더욱 매력적인 모습으로 소비자에게 다가설 수 있게 될 것이다.

 

③ Case Study

 

‘Faction’에서 ‘영화’까지
스토리의 힘이 넘친다

 

이용한 마케팅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기업이 소비자를 설득하고 유혹하는 데 감성이 보다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에 비교적 최근에 눈에 띈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현재와 새로운 가능성을 짚어보자.

드림걸즈

 

팩션을 만든다 : 영화 <드림걸즈>
최근 우리나라에서 <드림걸즈>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세 명으로 구성된 흑인 여성보컬 그룹이 좋은 가창력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다가 한 음반사의 후원에 힘입어 유명해지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 그룹의 음악을 듣는 타깃 고객이 흑인사회에서 백인사회로 바뀌고, 선호하는 음악도 메시지 중심의 노래에서 부드러운 노래로 바뀌게 된다. 또한 고객이 라디오 청취자에서 TV 시청자로 바뀜에 따라 리드싱어가 바뀌고 그룹 내 갈등도 심해진다. 하지만 변신에 성공한 이들 그룹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며 대성공을 거둔다. 물론 영화 곳곳에 나오는 사랑과 갈등 이야기는 이 영화를 한층 재미있게 만든다.
그런데 이 영화 이야기는 미국에서 1960년대에 실제로 존재했던 그룹 슈프림스(The Supremes)와 톱 가수 다이아나 로스(Diana Ross), 그리고 디트로이트에 본사가 있는 음반사 모타운 레코드(Motown Records) 간의 실제 사실(Fact)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졌다. 이처럼 사실에 픽션(Fiction)을 집어넣어 만든 이야기를 ‘팩션(Faction)’이라 부른다.
사실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다큐멘터리, 허구를 동원해 만든 것이 픽션이라면 그 중간쯤에 팩션이 위치하는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스토리는 모두 이 셋 중의 하나인데, 아마도 이 중에 팩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클 것이다.

 

아예 영화를 만든다 : Nokia
우리나라에서 상영되지는 않았지만 2004년에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 중에 <셀룰러(Cellular)>라는 영화가 있다. ‘셀룰러’라는 단어는 휴대폰을 의미한다. 영화 제목부터 그러하니 휴대폰을 중심으로 영화 스토리가 전개된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스토리를 한번 보자.
여배우 킴 베이싱어가 고등학교 생물학 여교사인 제시카 마틴으로 나온다. 그녀는 어느 날 갑자기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되어 감금을 당하는데, 그녀가 외부와 통화를 하지 못하도록 괴한들은 감금된 방에 있던 유선전화를 부순다. 하지만 그녀는 부서진 전화의 전화선을 무작위로 접선해 연결되는 전화번호 소지자에게 도움을 받으려 한 끝에 마침내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라이언이라는 젊은 남자 대학생과 통화하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라이언은 경찰과 함께 우여곡절을 거쳐 그녀를 구출하는 데 성공하는데, 그녀가 어디에 감금되어 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라이언이 그녀를 구하러 가는 과정에서 휴대폰으로 전화하는 모습이 자주 노출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 영화의 메인 스토리가 모두 끝난 다음에 감독·제작자·배우를 소개하는 화면이 나온다. 그런데 이 자막이 노키아 휴대폰의 액정 화면 안에 담겨 나오는 것이 아닌가. 라는 영화를 전 세계 휴대폰 1위 업체인 노키아가 후원했던 것이다. 영화 스토리상 휴대폰을 사용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기 때문에 노키아는 하려고만 했다면 자사 브랜드를 얼마든지 노출시킬 수 있었지만, 이 회사는 지나친 간접광고(PPL)가 관람객의 영화관람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PPL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노키아의 이러한 사려 깊은 배려는 소비자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우선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광고주 노키아’의 존재를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노키아가 광고주였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감동의 정도는 훨씬 강하다. 노키아의 절제된 디마케팅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실존 인물을 활용한다 : 제이에스티나
우리나라 브랜드의 스토리텔링 사례를 보자. 시계로 유명한 로만손은 브리지 주얼리 브랜드인 제이에스티나(J.ESTINA)를 2003년에 런칭했는데, 출시 첫 해 매출이 50억 원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고, 그 후에도 매출은 매년 급증해 2006년 310억 원을 달성, 2006년을 기준으로 하여 우리나라 전체 주얼리 시장의 20~30%를 차지하게 되었다. 매장도 총 55개에 달하는데, 그 중 백화점 매장이 43개에 이른다. 그런데 제이에스티나가 이렇게 큰 인기를 끌게 된 데에는 브랜드 네임에 얽힌 스토리가 큰 역할을 했다.

제이에스티나라는 브랜드 네임은 이탈리아 공주인 Jovanna(조반나)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조반나 공주는 이탈리아 사보이 왕가의 셋째 공주로 태어나 훗날 불가리아 보리스 왕의 아내가 된 실존 인물(1907년에 태어나 2000년에 사망). 이렇듯 이탈리아의 공주이자 불가리아의 왕비인 조반나는 제이에스티나의 ‘Neo-Royalty’라는 브랜드 컨셉트와 일치된다. 그리고 사진만으로도 알 수 있는 그녀의 아름다움 역시 많은 여성들로 하여금 브랜드의 뮤즈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만든다.
사실 조반나는 세상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공주다. 그래서 그녀에 대한 신비로운 이미지까지 만들 수 있었다. 만일 이미 잘 알려진 유럽 황실의 공주를 뮤즈로 했다면 오히려 그 신비로움과 매력은 반감되었을 것이다.

제이에스티나의 모든 제품들은 조반나 공주와 연계된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다. 제이에스티나를 대표하며, 가장 기본이 되는 제품인 티아라 컬렉션은 조반나 공주가 쓰는 작은 왕관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2006년에 런칭된 Princess J.ESTINA는 그녀가 실존했던 공주였음을 알리는 제품 라인으로, 그녀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처럼 제이에스티나의 모든 제품들은 조반나 공주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었고, 이러한 브랜드 스토리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기존 소설을 활용한다 : 키플링
우리나라 백팩의 인기는 브랜드별로 부침을 거듭했다. 초기에 심플하고 중성적인 이미지의 이스트팩(EastPak)과 잔스포츠(JanSports) 가방이 전성기를 누렸다. 그 후 트래디셔널 체크의 루카스(Lucas) 전성시대가 왔고, 그 다음에는 감성적인 컬러의 키플링 시대가 왔다. 벨기에 브랜드인 키플링(Kipling)은 어떻게 2002년부터 가방 시장을 평정하게 되었을까.

우선, 패션 트렌드가 변했다. 다소 중성적인 이미지의 트래디셔널 트렌드가 감성 캐주얼의 세련된 컬러감, 그리고 디테일의 여성성이 강한 트렌드로 바뀌었던 것이다. 이에 부드러운 컬러감과 소재감을 지닌 키플링의 가방 라인이 감성 캐주얼 소비를 막 시작한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키플링이 인기를 끌게 된 데에는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이 작용했다.
브랜드 이름 덕분에 스토리텔링 전략이 가능했던 것이다.

 

유명한 소설 <정글북(Jungle Book)>을 쓴 사람은 바로 러드야드 키플링(Ludyard Kipling). 키플링이라는 가방 브랜드 네임은 이 작가 이름에서 나왔고, 인도의 정글을 배경으로 한 소설 <정글북>에서 다양한 이미지를 빌려왔다. 이러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키플링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소설에 나오는 원숭이 마스코트를 활용하기도 했다. 키플링의 브랜드 유래를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는 원숭이 인형은 모든 가방에 다양한 모습으로 달려 나와 많은 이들에게 재미를 더해 주었다.

 

아예 소설을 만든다 : 불가리
명품 보석, 시계로 유명한 불가리(BVLGARI)는 유명한 소설가를 섭외해 불가리를 소재로 한 소설을 만들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페이 웰던(Fay Weldon)에게 <불가리 커넥션(The Bulgari Connection)>이라는 소설을 쓰도록 한 것이다. 이 책 표지에는 불가리 목걸이 사진이 나와 있고, 스토리 전개상 불가리 목걸이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기업이나 기업가의 에피소드를 묶은 전기 형태의 책에 그치지 않고 아예 창작 수준의 스토리 북을 만드는 단계에까지 돌입한 것이다.

 

 

와인에 얽힌 이야기가 많다 : 샤또 딸보, 샤또 마고
와인 세계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여기에 재미있는 스토리를 집어넣은 일본 만화 <신의 물방울>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웰빙 열풍에 힘입어 와인, 특히 레드와인이 건강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매장에서 박스 채 사서 와인을 마치 보약 마시듯 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신의 물방울>에 나오는 유명한 와인을 마셔보려고 하는 사람들도 줄을 잇고 있다는 후문.

와인 중에 특히 샤또 딸보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런 인기는 2002년 월드컵 신화를 일구어낸 히딩크 감독 덕이기도 하다. 2002년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저녁 히딩크 감독은 인터뷰에서 “오늘밤에는 와인 한 잔 마시고 푹 쉬고 싶다”고 말했다. 그날 히딩크 감독이 마신 와인이 바로 1998년산 샤또 딸보. 히딩크 감독은 평소에도 샤또 딸보를 즐겨 마신다고 알려져 축구 마니아들에게 샤또 딸보를 홍보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일본 사람들도 와인을 매우 즐기는데 이 중에 프랑스 보르도 마고 지역에서 나오는 샤또 마고를 매우 좋아한다. 그렇게 된 데에는 역시 스토리가 기여를 했다. 1997년 일본에서 대히트를 친 영화 <실락원>에 샤또 마고 와인이 등장했던 것이다. 중년의 두 연인이 불륜관계를 맺다가 마침내 호텔에서 동반자살을 하는데 그때 샤또 마고 와인에 독약을 풀어 마시고 자살한 것이다. 이러한 애수에 젖은 스토리가 일본 사람들의 감성을 휘저었고, 이는 다시 샤또 마고 와인에 대한 수요로 연결되었다.
샤또 마고에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에 얽힌 스토리도 있다. 헤밍웨이는 이 와인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태어난 손녀에게 마고 헤밍웨이로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마고 헤밍웨이는 나이 40세 경에 자살했다. 이처럼 샤또 마고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고 그로 인해 그 인기가 더욱 치솟고 있다.

 

짧은 춤에 스토리를 넣는다 :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우리나라 비보이는 세계적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비보이의 활약은 결코 종전처럼 축제나 행사의 초청공연 수준에서 머무르지 않고 더욱 다양한 장르로 나아가고 있다. 발레와 비보잉을 스토리로 엮어 만든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라는 비언어극(Non-Verbal Performance)이 그 대표적인 예. 발레밖에 모르던 소녀가 스트리트 댄서들에게 영감을 받아 서로 앙상블을 이룬다는 내용으로, 2005년에 열렸던 프리즈(Freeze) 비보이 공연에 비해 한층 스토리적인 요소가 강화되었다. 이렇듯 기존의 춤에 스토리적인 요소를 집어넣어 전용극장에서 공연을 하니 국내 관람객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도 크게 몰려들었다. 이처럼 스토리의 파워는 강력하다.

 

미 프로야구팀 보스턴 레드삭스는 팀 간판선수인 베이브 루스의 혁혁한 공과에 힘입어 1918년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 그런데 보스턴 레드삭스는 팀 간판이었던 그를 뉴욕 양키스에 헐값에 매각한 뒤 86년 간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했는데 이를 ‘밤비노의 저주’라 부른다. 밤비노란 이탈리아어로 베이브 루스를 말한다. 그런데 2004년 레드삭스가 드디어 우승하면서 이 저주가 풀렸다고들 말한다. 이 이야기는 그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신문이나 방송에서 자주 거론되고, 사람들 입에도 자주 오르내린다. ‘이번 해에는 이 저주가 과연 풀릴까’ 하면서 말이다. 이처럼 스토리는 사람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브랜드에 대한 토크 밸류(Talk Value)를 높여준다. 이것이 바로 스토리의 놀라운 파워다. 

[출처:LG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