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15년 전 이맘때, 「서번트 리더십」 원고를 탈고한 나는 이 책이 일으킨 엄청난 파급 효과를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 없었다.
이 단순한 이야기가 350만 부 넘게 팔린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될 거라고 누가 그랬다면, 나는 ‘제정신이세요?’라고 물었을 것이다.
내가 놀란 이유 중 하나는 서번트 리더십의 원칙들이 기초적이고 상식적이며 누가 봐도 당연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아이디어도 아니다. 이 원칙들은 수백 년 전부터 전해 내려온 것들이다.(내가 쓰고 말하는 것은 모두 훔친 것이다. 고백컨대 나는 도둑이다!) 새로운 것은 없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서번트 리더십의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진리를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념을 정리할 독특한 방법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 원칙들이 얼마나 기초적인가 하면, 원고를 여러 출판사에 보내면서 그쪽에서 이렇게 반응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을 정도다. ‘이게 다입니까? 우리가 모르는 얘기는 없습니까?’
놀랄 일은 이것만이 아니다.
「서번트 리더십」을 쓰기 전에 나는 비종교적 분위기의 미시간 남동부에서 재계를 상대로 노동관계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었다. 이곳은 미국 노동운동의 발상지이자 전 세계에서 노동운동이 가장 격렬하고 성숙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이런 곳에서 살고 일하다 보니, 나약하거나 논쟁적인 주제를 비즈니스 서적에 담기가 꺼림칙했다. 요즘은 신앙, 수도원의 삶, 이타주의, 겸손, 타인의 욕구를 자신의 욕구보다 앞세우는 것, 예수, 심지어 사랑 같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주제를 이야기하기가 조심스럽다.
재계를 대상으로 강연하다가 사랑 얘기를 꺼내면 인사 담당자들에게서 당장 이런 반응이 터져 나올 터였다. “헌터 씨, 우리 임무는 회사에서 성희롱을 근절하는 것이라고요! 사랑 얘기를 꺼내는 저의가 대체 무죠?” 티나 터너의 노래 제목처럼 ‘사랑이 무슨 상관이람?’ 하며 탄식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비즈니스 서적을 쓰거나 강연을 하면서 사랑 운운하거나 예수를 조금이라도 언급하면 독자와 청중을 잃게 되리라는 것이다. 나는 독자들이 불편해하거나 기분 나빠하지 않도록 - 그랬다가는 일자리를 잃을 테니까! - 주제를 피상적으로 다루고 그럴듯하게 포장해야 할지 고민하느라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고 의기소침해졌다.
그러다 결국 이 위험천만한 주제들을 책에 넣기로 마음먹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서번트 리더십을 말하면서 사랑, 겸손, 이타주의 같은 개념을 빼놓는 것은 지적으로 정직하지 못한 태도이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예수, 간디, 테레사 수녀, 마틴 루서 킹 목사를 비롯한 역사상 위대한 서번트 리더들이 설파한 것이 바로 이런 개념들이기 때문이다. 미식축구 코치 빈스 롬바르디와 농구 코치 존 우든 같은 스포츠 코칭계의 전설, 잭 웰치와 맥스 드프리 같은 재계의 신화적 인물도 종종 사랑을 이야기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창립하면서 서번트 리더십의 기본 원칙을 토대로 삼은 허브 켈러허는 ‘사랑이 건설한 항공’이라는 광고 문구를 오랫동안 사용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뉴욕 증권 거래소 종목 기호는 사랑을 뜻하는 ‘LUV(친밀한 호칭으로 Love 대신 써서 당신, 자기, 그대)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개념들을 종합한 리더십의 정수를 이 책에 담기로 했다. 책 내용이 머릿속에서 말 그대로 흘러나와 6주 만에 집필을 끝냈다.(비교를 위한 언급하자면, 나의 두 번째 책은 6년이 걸렸으며 세 번째 책은 8년이 지나도록 끝맺지 못하고 있다.)
1998년에 책이 출간되었을 때, 나는 「서번트 리더십」이 조금이나마 성공을 거둔다면 주 독자는 종교 단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계기로 강연과 컨설팅 의뢰가 들어온다면 한동안 종교계에 몸담아야할 것이라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내 업무의 98퍼센트는 재계, 군대, 의료계, 교육계, 기타 열리・비영리 기관을 비롯한 비종교적 집단을 상대로 한 강연과 컨설팅이었다. 종교 단체를 상대한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처음에는 이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
*See you soon, lots of LUV, Sue.(곧 만나길 바래, 사랑을 듬뿍 전하며, 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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