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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를 모두 탕감한 비너스상

forever1 2022. 10. 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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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를 모두 탕감한 비너스상

 

아프로디테(Aphrodite)는 성애와 미의 여신으로, 로마인들에게는 베누스다(Venus)입니다. 바다와 항해의 안전을 관장하는 여신으로 널리 숭배되었으며, 스파르타·테베·키프로스 등지에서는 전쟁의 여신으로도 숭배되었답니다. 사랑과 다산의 여신이었으며 때에 따라서는 결혼을 관장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샛별 혹은 개밥바라기별이라고 부르는 금성을 미국에서는 비너스라고도 합니다.

1956년생인 이영식 시인님의 기린이 오는 저녁이라는 시의 끝 행에 보면 개밥바라기별이 익고 있는 저녁이다라는 멋진 시구가 나옵니다.

이윤희 교수의 불편한 시선이라는 책 70쪽에 보면 전라의 비너스 상과 함께 재미있는 글이 있어서 소개하겠습니다.

<비너스상도 처음에는 옷을 입은 모습으로 조각되었다. 하지만 비너스가 완전한 성인 여성의 몸으로 물에서 태어났다는 탄생의 지점에 주목하면서, 조각가들은 옷을 입히되 물에 젖은 상태의 비너스를 조각하기 시작했다. 물에 젖은 옷이 착 달라붙어 몸의 곡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데다, 걸친 옷이 점점 얇고 섬세해져 거의 누드와 다름없는 상태의 조각상이 등장한 것이다. 그러던 중 고대의 가장 유명한 조각가 프락시텔레스(Praxiteles, BC 395~330)가 완전하게 나체를 드러낸 비너스를 조각했다. 바로 크니도스(Knidos) 섬의 비너스다.

프락시텔레스가 제작하고 크니도스 섬이 사들인 이 비너스를 자세히 살펴보자. 몸을 완전히 드러낸 비너스는 막 바다에서 나온 듯한 손에 옷을 들고 있고, 다른 손으로는 음부를 가리고 있다. 남성 신상이나 경기자 상이 음부를 가리지 않은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바로 다음 순간 비너스는 손에 쥔 옷을 둘러 입었겠지만, 프락시텔레스는 옷을 입기 전의 짧은 순간에 주목했다.

프락시텔레스는 원래 코스(Kos)섬의 의뢰를 받아 이 비너스상을 조각했으나, 누드로 조각된 여신의 모습에 경악한 코스섬의 의뢰자는 이 조각을 거절했다. 결국 프락시텔레스는 옷을 입은 비너스상을 새롭게 조각해 코스섬에 납품했다.>

코스섬에서 사들이지 않은 전라의 비너스상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부숴버렸을까요. 아니면 다른 사람이 사서 보관했을까요. 한 번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코스섬에서 거절당한 옷을 벗은 비너스상은 크니도스 섬에 매입되어 신전에 세워졌다. 누드 비너스상을 받아들인 크니도스 섬의 판단은 경제적으로 옳았다. 이 비너스상이 너무도 유명해져서 몰려드는 관광객들 덕분에 크니도스 시의 부채를 모두 탕감할 수 있었을 정도였다니 말이다.>

요즘에도 누드가 인기가 있는데 그때는 더 인기가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특히 기원전(紀元前, Before Christ)의 남성들에게는 크니도스 섬의 누드 상을 본 것이 최고의 자랑거리였을 수도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크니도스 시장이 선견지명(先見之明)이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옛날이나 요즘이나 선견지명이 있는 리더가 회사나 나라를 지키고 부하 직원이나 국민을 잘살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단기(檀紀) 4,355CE, Common Era 2,022) 109

소백산 끝자락에서 作家 김 병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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