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伴侶犬)
우리 집에는 놀기를 좋아하는 황금색 개구쟁이인 골든레트리버(Golden Retriever) 수컷 한 마리와 잡종견 다섯 마리가 있습니다. 사실 이들을 키우고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찮지만, 이들이 행복하게 잘 살다가 자연사할 때까지 잘 키울 생각입니다.
저는 지금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중세 전쟁사로 박사학위를 받은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가 지은 사피엔스(Sapiens)를 읽고 있습니다. 이 책 78~79쪽에 개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소개하겠습니다.
<……농경 및 산업사회의 구성원은 대부분이 가축화된 동물이다. 물론 이들은 주인과 평등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구성원임은 분명하다. 오늘날 뉴질랜드 사회는 450만 명의 사피엔스와 5천만 마리의 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양이 사람보다 11배 이상 많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들 양은 순전히 인간들의 이익을 위해서 사육하는 것이겠지요.
<이런 일반 원칙의 유일한 예외가 개다. 개는 인간이 길들인 최초의 동물로, 그 시기는 농업혁명 이전이었다. 정확한 시기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리지만, 약 15,000년 전에 이미 가축화된 개가 존재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 개가 인간 무리에 합류한 시기는 이보다 수천 년 전일 가능성이 있다.
개는 사냥과 싸움에 이용되었으며, 야생동물이나 인간의 침입을 알리는 경고 시스템으로도 활용되었다. 세대를 거듭하면서 이들 두 종은 서로 의사소통이 잘되도록 진화했다. 동료인 인간의 필요와 감정을 잘 경청하는 개는 추가적인 보살핌과 먹을거리를 얻었으며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 이와 동시에 개는 자신의 필요에 맞게 인간을 조종하는 법을 배웠다. 역사가 15,000년에 이르는 유대관계를 통해서 인간과 개는 인간과 다른 동물의 관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서로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었다. 개가 죽으면 사람처럼 예식에 따라 매장하는 경우도 있다.>
제 주위에는 개고기를 즐겨 먹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개고기 식당이 잘 되는 것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식당을 하시는 분들에 비난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말씀을 드려야겠습니다.
약 5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우리 집에는 망치라는 아주 똑똑하고 영리한 수캐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아주 친절한 개였답니다. 그런데 겨울 어느 날부터 집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약 한 달 후 그를 찾았을 때는 누군가에 맞아서 집 앞 묵정밭에서 죽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그를 텃밭 나무 밑에 묻어 주었답니다. 아내는 그를 묻어 주면서 눈물까지 흘렸었지요. 그래서 그의 자손 중 털 무늬가 망치를 닮은 강아지에게 망치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는데 지금까지 아주 잘살고 있답니다. 그리고 죽은 망치를 닮아서 그런지 영리하고 아주 귀엽게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망치는 3형제 중 덩치가 제일 작은데도 불구하고 대장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답니다. 개의 수명이 12~15년이 된다고 하니까, 이들 개들이 아무쪼록 병 없이 행복하게 오래도록 잘 살았으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죽은 망치의 이름을 그렇게 지은 이유는 제가 텃밭을 가꾸고 있으면 곁에 와서 자기와 놀아달라고 입으로 쿡쿡 지어 박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름을 망치로 지었답니다.
단기(檀紀) 4,355년(CE, Common Era 2,022년) 10월 30일
소백산 끝자락에서 作家 김 병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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