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 부여와 도파민의 조화
대가(代價)를 어학 사전에서는 ‘어떤 일에 들인 노력이나 희생에 대해 받는 값’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잘 알고 계시겠지만, 대가를 영어로는 compensation, price 혹은 cost라고도 한답니다.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에 출근하는 이유는, 직장에서 일하고 정상적인 급여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서 정상적인 보수를 주고 있는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농부님들께서 새벽 일찍 일어나서 논밭에서 일하는 것도 농사일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함이라고 봅니다. 간혹 대가를 바라지 않고 일하는 경우도 더러는 있겠지만 말입니다.
일본 게이오 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야마구치 슈(山口周)가 쓴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라는 책, 90~93쪽에 걸쳐 「불확실한 것에 매력을 느끼는 인간의 본성」이라는 소제목의 글이 있습니다. 경영학을 전공했고, 현장 경영을 하는 사람으로 ‘행동 강화’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한 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대가에 관한 연구의 효시로 버러스 프레더릭 스키너(Burrhus Frederic Skinner)라는 인물이 있다. 대학에서 심리학 수업을 들어 본 적이 있다면 스키너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 유명한 손잡이를 누르면 먹이가 나오는 ‘스키너 상자’를 만들어 쥐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연구한 인물이 바로 그다.
스키너는 다음 네 가지 조건을 설정하고 쥐가 어떤 조건에서 손잡이를 더 많이 누르는지 실험했다.
① 고정간격 스케줄 : 손잡이를 누르는 것과 관계없이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먹이가 나온다.
② 변동간격 스케줄 : 손잡이를 누르는 것과 관계없이 불규칙적인 간격으로 먹이가 나온다.
③ 고정비율 스케줄 : 손잡이를 누르면 반드시 먹이가 나온다.
④ 변동비율 스케줄 : 손잡이를 누르면 불확실하게 먹이가 나온다.
스키너의 실험에 따르면 손잡이를 누르는 횟수는 ④ → ③ → ② → ① 순으로 감소한다. 이 결과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손잡이를 누르면 반드시 먹이가 나온다(③)는 조건보다 손잡이를 누르면 불규칙하게 먹이가 나온다(④)는 조건이 쥐에게는 더 큰 동기 부여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 결과는 우리가 평소 생각하던 대가의 의미를 생각하면 상당히 의아할지도 모른다. 이는 ‘행동 강화’에 관한 실험으로, 행위는 그 행위로 인한 대가가 반드시 주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을 때보다도 개가가 불확실하게 주어질 때 더욱 효과적으로 강화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고정비율 스케줄’보다 ‘변동비율 스케줄’일 때 더 큰 동기 부여(動機附與, motivation)가 된다는 사실이 저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위의 실험 결과를 우리 인간에게 적용해보면 불확실한 것일수록 빠져들기 쉽다는 생리적 경향이 사회의 다양한 측면에서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일례를 들어 보면 도박(賭博, gamble)이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약 십여 년 전 라스베이거스의 슬롯머신(slot machine) 장에 가 본 적이 있는데, 슬롯머신과 일본의 파친코도 확률을 변동시키면서 대가를 주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빠져든, 쉽게 말해서 중독(中毒, addiction)된 사람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스마트 폰을 사용하고 있고, 소셜미디어나 유튜브 혹은 카카오 등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런 소셜미디어 등이 사람에게 주는 대가를 도파민(Dopamin)이라고 합니다. 스마트 폰을 덜 보고 일을 해야지 하면서도 카톡이나 유튜브를 들여다보고 있는 저를 발견하고는 놀라곤 합니다. 그러면서도 메시지 수신을 알리는 소리가 들리면 확인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습니다. 이런 행위를 전문가들은 ‘도파민의 조화(the harmony of dopamine)’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아무튼 우리에게 편리함과 욕구 충족을 해 주는 스마트 폰을 적절히 사용하면서 동료나 부하 직원들에게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지혜로운 리더가 됩시다.
단기(檀紀) 4,355년(CE, Common Era 2,022년) 11월 27일
소백산 끝자락에서 作家 김 병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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