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게 안부를 묻는다 슬픔에게 안부를 묻다 / 류시화 너였구나 나무 뒤에 숨어 있던 것이 인기척에 부스럭거려서 여우처럼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이 슬픔, 너였구나 나는 이 길을 조용히 지나가려 했었다 날이 저물기 전에 서둘러 이 겨울 숲을 떠나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만 너를 깨우고 말았구나 내가 탄 말도 놀라서 사방을.. 류시화님의 시방 2007.05.18
넌 알겠지 넌 알겠지 / 류시화 바닷게가 그 딱딱한 껍질 속에 감춰 놓은 고독을 모래사장에 흰 장갑을 벗어 놓는 갈매기들의 무한 허무를 넌 알겠지. 시간이 시계의 태엽을 녹슬게 하고 꿈이 인간의 머리카락을 희게 만든다는 것을 내 마음은 바다와도 같이 그렇게 쉴새없이 너에게로 갔다가 다시 뒷걸음질친다. .. 류시화님의 시방 2007.05.17
삶의 의미를 묻는 그대에게 삶의 의미를 묻는 그대에게 집을 떠나 길 위에 서면 이름없는 풀들은 바람에 지고 사랑을 원하는 자와 사랑을 잃을까 염려하는 자를 나는 보았네 잠들면서까지 살아갈 것을 걱정하는 자와 죽으면서도 어떤 것을 붙잡고 있는 자를 나는 보았네 길은 또다른 길로 이어지고 집을 떠나 그 길 위에 서면 바.. 류시화님의 시방 2007.05.13
가슴에서 마음을 떼어 버릴 수 있다면 가슴에서 마음을 떼어 버릴 수 있다면/류시화 누가 말했었다. 가슴에서 마음을 떼어 강에 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그러면 고통도 그리움도 추억도 더 이상 없을것이라고. 꽃들은 왜 빨리 피었다 지는가. 흰 구름은 왜 빨리 모였다가 빨리 흩어져 가는가. 미소 지으며 다가왔다가 너무도 빨.. 류시화님의 시방 2007.05.06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류시화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 류시화님의 시방 2007.05.04
목 련 * 류시화(본명:안재찬) 시인 1958년 충청북도 옥천 출생 시집: [달새는 달만 생각한다] [한 줄도 너무 길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등 다수 류시화님의 시방 2007.05.03
가슴에서 마음을 떼어 버릴 수 있다면 가슴에서 마음을 떼어 버릴수 있다면/류시화 누가 말했었다. 가슴에서 마음을 떼어 강에 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그러면 고통도 그리움도 추억도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꽃들은 왜 빨리 피었다 지는가. 흰 구름은 왜 빨리 모였다가 빨리 흩어져 가는가. 미소 지으며 다가왔다가 너무도 빨.. 류시화님의 시방 2007.04.27
슬픔의 소유자가 되지말라 슬픔의 소유자가 되지말라 / 류시화 슬픔이 그대를 부를 때 고개를 돌리고 쳐다보라 세상의 어떤 것에도 의지할 수 없을 때 그 슬픔에 기대라 저편 언덕처럼 슬픔이 그대를 손짓 할 때 그곳으로 걸어가라 세상의 어떤 의미에도 기댈수 없을 때 저편 언덕으로 가서 그대 자신에게 기대라 슬픔에 의지하.. 류시화님의 시방 2007.04.25
그대와 함께 있으면 그대와 함께 있으면 / 류시화 그대와 함께 있으면 나는 너무나도 행복한 기분에 빠지곤 합니다 나는 내 마음속의 모든 생각을 그대에게 말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어느땐 아무말 하지 않아도 마치 내 마음을 털어 놓은듯한 느낌을 갖습니다 항상 나를 이해하는 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대와 함께 있.. 류시화님의 시방 2007.04.22
벌레의 별 벌레의 별- 류시화 사람들이 방안에 모여 별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을 때 나는 문 밖으로 나와서 풀줄기를 흔들며 지나가는 벌레 한 마리를 구경했다. 까만 벌레의 눈에 별들이 비치고 있었다. 그것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 나는 벌레를 방안으로 데리고 갔다. 그러나 별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벌.. 류시화님의 시방 2007.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