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 류 시 화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 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 류시화님의 시방 2007.04.14
첫사랑 / 류 시 화 첫사랑 /류시화 이마에 난 흉터를 묻자 넌 지붕에 올라갔다가 별에 부딪친 상처라고 했다 어떤 날은 내가 사다리를 타고 그 별로 올라가곤 했다 내가 시인의 사고방식으로 사랑을 한다고 넌 불평을 했다 희망 없는 날을 견디기 위해서라고 난 다만 말하고 싶었다 어떤 날은 그리움이 너무 커서 신문처.. 류시화님의 시방 2007.04.12
도 둑 도둑 /류시화 도둑이 온다면 큰 길로야 오지 않겠지 그가 온다면 내 집 뒤에 작은 오솔길 풀 몇 줄기 쓰러지며 오겠지 그러면 나는 불을 끄고 잠든 척 해야지 그냥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려니 하면서 어떤 새가 밤의 풀섶에서 새끼를 치는 것이려니 하면서 도둑이 온다면 내 깊이 잠든 틈을 타서 오겠지 .. 류시화님의 시방 2007.04.07
보이는 그대의 모습보다 보이는 그대의 모습보다-류시화 보이는 그대의 모습보다 보이지 않는 그대를 더 사랑하려 합니다. 왜냐하면 나의 눈은 이미 편견과 오류에 젖어 있으므로, 왜냐하면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보다 더 가치있는 것이므로, 왜냐하면 보이는 것을 사랑하기에는 괴로움이 많아 작은 내 가슴이 산산이 부.. 류시화님의 시방 2007.04.06
우리는 한때 두 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우리는 한때 두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 류시화 우리는 한 때 두 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물방울로 만나 물방울의 말을 주고 받는 우리의 노래가 세상의 강을 더욱 깊어지게 하고 세상의 여행에 지치면 쉽게 한 몸으로 합쳐질 수 있었다 사막을 만나거든 함께 구름이 되어 사막을 건널 수 있었다 그리.. 류시화님의 시방 2007.04.04
슬픔에게 안부를 묻는다. 슬픔에게 안부를 묻다 시 류시화 너였구나 나무 뒤에 숨어 있던 것이 인기척에 부스럭거려서 여우처럼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이 슬픔, 너였구나 나는 이 길을 조용히 지나가려 했었다 날이 저물기 전에 서둘러 이 겨울 숲을 떠나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만 너를 깨우고 말았구나 내가 탄 말도 놀라서 사방.. 류시화님의 시방 2007.04.03
두 사람의 아침 두 사람의 아침 시/ 류시화 나무들 위에 아직 안개와 떠나지 않은 날개들이 있었다. 다하지 못한 말들이 남아 있었다 오솔길 위로 염소와 구름들이 걸어 왔지만 어떤 시간이 되었지만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사람과 나는, 여기 이 눈을 아프게 하는 것들 한때 한없이 투명하던 것들 기억 저편에 모.. 류시화님의 시방 2007.03.31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 류시화 기쁨이라는 것은 언제나 잠시뿐 돌아서고 나면 험난한 구비가 다시 펼쳐져 있을 이 인생의 길 삶이 막막함으로 다가와 주체 할수 없어 울적 할때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나 구석에 서 있는것 같은 느낌이 들때 자신의 존재가 한낱 가랑잎처럼 힘없이 팔랑 거릴.. 류시화님의 시방 2007.02.27
안개속에 숨다 안개속에 숨다 시- 류시화 나무 뒤에 숨는 것과 안개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나무 뒤에선 인기척과 함께 곧 들키고 말지만 안개속에서는 가까이 있으나 그 가까움은 안개에 가려지고 멀리 있어도 그 거리는 안개에 채워진다. 산다는 것은 그러한 것 때로 우리는 서로 가까이 있음을 견디지 못하고 때로.. 류시화님의 시방 2007.01.13
우리만나 기분 좋은 날은 우리만나 기분 좋은날은 / 류시화 강변을 거닐어도 좋고 돌담길을 걸어도 좋고 공원의 벤치에 앉아 있어도 좋았습니다. 우리 만나 기분 좋은 날은 레스토랑에 앉아 있어도 좋고 카페에 들어가도 좋고 스카이 라운지에 있어도 좋았습니다. 우리 만나 기분 좋은 날은 이 세상이 온통 우리를 위하여 축제.. 류시화님의 시방 2006.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