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뽀뽀.. ^^ 홀로 있는 시간은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호수가 된다. 바쁘다고 밀쳐두었던 나 속의 나를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으므로 여럿 속에 있을 땐 미처 되새기지 못했던 삶의 깊이와 무게를 고독 속에 헤아려볼 수 있으므로 내가 해야 할 일 안해야 할 일 분별하며 내밀한 양심의 소리에 더 깊이 귀기울일 수 .. 이해인님의 시 2008.09.23
아침의 향기 / 이 해 인 아침의 향기 / 이해인 아침마다 소나무 향기에 잠이 깨어 기도 합니다 오늘 하루도 솔잎처럼 예리한 지혜와 푸른 향기로 나의 사랑이 변함 없기를 찬물에 세수하다 말고 비누향기 속에 풀리는 나의 아침에게 인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온유하게 녹아서 누군가에게 향기를 묻히는 정다운 벗이기를 평화.. 이해인님의 시 2008.09.18
해바라기 연가 ◈ 해바라기 연가 - 이해인 ◈ 내 생애가 한번 뿐이듯 나의 사랑도 하나입니다 나의 임금이여 폭포처럼 쏟아져 오는 그리움에 목메어 죽을 것만 같은 열병을 앓습니다. 당신아닌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불치의 병은 사랑 이 가슴 안에서 올올이 뽑은 고운 실로 당신의 비단 옷을 짜겠습니다. 빛나는 얼.. 이해인님의 시 2008.09.12
비가 전하는 말 비가 전하는 말 / 이해인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보다 더 자유로운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힘차게 날아오르라고 나를 향해 곱게 흘기네 아침을 가르는 하.. 이해인님의 시 2008.09.09
그대 오는 길 등불 밝히고 그대 오는 길 등불 밝히고 - 이해인 내가슴 깊은 곳에 그리운 등불하나 켜 놓겠습니다 사랑하는 그대 언제든지 내가 그립걸랑 그 등불 향해 오십시오 오늘 처럼 하늘 빗 따라 슬픔이 몰려오는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 위해 기쁨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삶에 지쳐 어깨가 무겁게 느껴지는 날 그.. 이해인님의 시 2008.09.04
열두달의 친구이고 싶다 열두달의 친구이고 싶다/이해인 1월에는 가장 깨끗한 마음과 새로운 각오로 서로를 감싸줄 수 있는 따뜻한 친구이고 싶고.. 2월에는 조금씩 성숙해지는 우정을 맛볼 수 있는 친구이고 싶고.. 3월에는 평화스런 하늘 빛과 같은 거짓없는 속삭임을 나눌 수 있는 솔직한 친구이고 싶고.. 4월에는 흔들림없.. 이해인님의 시 2008.09.01
나 그대에게 고운 향기가 되리라 나 그대에게 고운 향기가 되리라 / 이해인 초승달이 노니는 호수로 사랑하는 이여 함께 가자 찰랑이는 물결위에 사무쳤던 그리움 던져두고 꽃내음 번져오는 전원의 초록에 조그만 초가 짓고 호롱불 밝혀 사랑꽃을 피워보자구나 거기 고요히 평안의 날개를 펴고 동이 트는 아침 햇살타고 울어주는 방.. 이해인님의 시 2008.08.28
미리 쓰는 유서 ◈ 미리 쓰는 유서 - 이해인 ◈ 소나무 가득한 솔숲에 솔방울을 묻듯이 나를 묻어주세요. 묘비엔 관례대로 언제 태어나고 언제 수녀가 되고 언제 죽었는가 단 세 마디로 요약이 될 삶이지만 '민들레의 영토' 에서 행복하게 살았다고 남은 이들 마음 속에 기억되길 바랍니다. 영정 사진은 너무 엄숙하지 .. 이해인님의 시 2008.08.27
슬픈날의 편지 ◈ 슬픈 날의 편지 - 이해인 ◈ 모랫벌에 박혀 있는 하얀 조가비처럼 내 마음속에 박혀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슬픔 하나 하도 오래되어 정든 슬픔 하나는 눈물로도 달랠 길 없고 그대의 따뜻한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내가 다른 이의 슬픔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없듯이 그들도 나의 슬픔.. 이해인님의 시 2008.08.22